"팬들의 응원 덕분에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 얻어...감사해"
만 25세라는 젊은 나이에 한 선수가 정든 그라운드를 떠났다. 바로 제주유나이티드 골키퍼 유연수다.
2020년 제주에 입단한 유연수는 큰 키로 공중볼 차단에 장점을 갖고 있고, 빌드업도 좋아 차후 제주의 주전 골키퍼로서의 성장 가능성까지 보이기도 했다. 골키퍼라는 포지션 특성상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정말 어렵다. 올 시즌 제주만 보더라도 리그 36경기 중 35경기를 김동준이 선발 출전했을 정도로 골키퍼 주전 경쟁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유연수는 제주 유니폼을 입고 8경기에 출전했고, 출전 기회를 잡을 때마다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유연수에게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것은 지난해 10월 18일. 이날 오전 5시 40분쯤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사거리에서 술을 마시고 차를 몰던 30대 남성 ㄱ씨가 유연수와 구단 트레이너, 김동준, 임준섭이 타고 있던 차량을 들이 받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구단 트레이너와 김동준, 임준섭은 타박상 등 가벼운 부상만 입었지만 유연수는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수술까지 받았다.
사고 이후 제주 구단은 유연수의 등번호인 31번을 비워놓으며 유연수의 쾌유를 기원했다. 구단 구성원들과 팬들의 간절한 바램과는 달리 유연수는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아 부모님의 도움 없이 생활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이르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연수는 좌절하지 않았다. 그는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축구화를 다시 신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고 재활에 매달렸지만 만 25세라는 젊은 나이에 은퇴를 결정했다.
유연수는 11일 <헤드라인제주>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은퇴를 결심하기가 좀 많이 힘들었는데 제 몸 상태를 알다보니 빨리 하는게 좋을 것 같고, 또 구단에서 은퇴식을 해주신다고 하셔서 (은퇴)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출전한 8경기 중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냐는 질문에 "K리그1 데뷔전인 포항과의 경기(2021년 3월 9일 홈경기)가 기억에 남는다"며 "그때 팀이 승리가 없었는데 무실점 승리를 해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유연수는 이제 축구화를 벗지만 새로운 목표를 향해서 달려간다. 바로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것이 그의 새로운 목표다. 유연수는 "병원에 탁구를 치는 곳이 있더라. 탁구를 아버지와 함께 치면서 재미있어서 계속 치게 됐다"며 "알아보니 장애인 스포츠가 있다고 해서 그쪽으로 지금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에 체육대회가 있어서 나갔는데 운 좋게 1등을 해버렸다. 그래도 제가 탁구 선수는 아니니까"라며 웃음을 지었다.
기억에 남는 팬들의 메시지가 있냐는 질문에 "경기를 뛰는 모습, 경기장에 나오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항상 서포터즈석을 보면 제 걸개가 걸려있더라. 열심히 재활을 하라는 의미처럼 보여서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재활과 관련해서는 "의사 선생님들 말로는 평생 해야할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시더라"며 "계속 (재활을) 할 생각이고, 장애인 스포츠와 재활을 병행할 생각"이라며 좌절하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연수는 사고 이후 좌절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힘을 냈다. 그는 "초반에는 정말 많이 힘들었다. 못 걷는다는 이야기와 축구를 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힘들고 슬펐다"면서도 "하지만 저 혼자 있는 것이 아니라 가족, 친구들이 주변에 있으니 힘을 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서 포기하면 저만 손해이고, 굳이 이걸(축구를) 하지 않아도 다른 길이 열려 있고 다양한게 있다고 생각해 절대 포기를 하지 않았더니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더라"고 덧붙였다. 또 "많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관심을 갖고 있으니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다 보면 저처럼 마음도 긍정적으로 바뀌지 않을까 싶다"며 힘든 상황 속에 놓인 사람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는 "뭐라고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구단과 많은 팬들이 나를 위해 걱정해주시고 응원해주셨다. 이를 통해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얻었다"며 "앞으로도 희망을 주는 존재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조국 감독대행은 이날 경기 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제주유나이티드는 연수 선수와 함께한다는 그런 마음을 전달했다"고 말하며 은퇴를 선언하더라도 유연수가 제주 선수라고 생각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유연수는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제주에 정이 많이 들었다. 시간이 된다면 제주에 자주 들릴 생각"이라고 말하며 제주 구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날 제주 홈 팬들 뿐만 아니라 서울 원정팬들도 유연수에게 큰 박수를 보내며 훈훈함을 더했다. 유연수의 등번호인 '31번'을 의미하는 전반 31분에 양팀 서포터즈는 응원을 모두 멈추고 박수를 보냈다. 또, 하프타임에 진행된 은퇴식을 마치고 유연수가 그라운드를 한바퀴 돌 때에는 홈 팬들 뿐만 아니라 원정 팬들도 모두 기립해 박수를 보내며 진정한 '스포츠 맨십'을 보여줬다.
한편, <헤드라인제주> 취재 결과 가해차량 운전자인 ㄱ씨는 사고 이후 유연수에게 단 한차례 연락을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ㄱ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몸으로 때우면 된다"는 뻔뻔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사고 이후 1년 1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ㄱ씨에 대한 1심 재판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이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가해자 ㄱ씨의 진정 어린 사과와 합당한 처벌 아닐까. <헤드라인제주>
이섬에 음주운전 0,03이상 부좆건 구속 3년이상 징역에 평생 헨들 못잡게 강력처벌 해야합니다 그래야 헨들 들 안잡을 겁니다
도정 경찰 사법부 시민단체 당장 토론자리 마련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