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서 징역 5년 구형한 검찰, 항소심 구형량은?
만취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고를 내 제주유나이티드 골키퍼 유연수의 꿈을 앗아간 30대 남성의 항소심 2차 공판이 18일 진행된다.
제주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오창훈 부장판사)는 18일 오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ㄱ씨에 대한 항소심 두번째 공판을 갖는다.
지난달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재판부가 "2차 공판을 결심으로 해서 마무리하려고 한다"고 밝힌 만큼, 이날 2차 공판이 결심 공판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ㄱ씨는 지난 2022년 10월 18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사거리에서 술을 마시고 자신의 화물차를 몰다 유연수 등이 탄 차량 옆면을 충돌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피해차량 동승자인 유연수는 87%의 전신상해를 입었고, 나머지 피해자들도 2~4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었다.
또, ㄱ씨는 이날 제주시 모처에서 사고 지점인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사거리까지 무려 17km 구간을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을 한 혐의도 받는다. ㄱ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17%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ㄱ씨는 지난해 1월 15일 제주시 모처에서 술을 마신 뒤, 잠을 자고 있던 여성 ㄴ씨의 신체를 만지는 등 추행한 혐의도 받는다.
◇1심 재판부, 징역 4년 등 선고...양형 기준과 이유는?
제주지방법원 형사1단독 오지애 판사는 지난 1월 25일 ㄱ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또 재판부는 ㄱ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과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5년간 취업 제한도 명했다.
<헤드라인제주>는 이 사건 양형 기준과 이유 등에 대해 살펴보기 위해 1심 판결문을 입수해 분석했다.
1심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양형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위험운전치상)의 경우 형법 제40조와 50조에 따라 한 개의 행위가 여러 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에 해당, 가장 무거운 피해자 유연수에 대한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 죄에서 정한 형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즉, 위험운전으로 인한 행위로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했지만, 위험운전치상 혐의에 대해서는 중상해 권고 형량인 징역 2년~5년을 적용한 것이다.
1심 재판부는 "일부 죄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어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않지만, 중상해를 입은 피해자 유연수에 대한 특가법 상 위험운전치상죄에 대한 권고형량의 범위는 징역 2~5년이고, 준강제추행은 징역 6개월~2년, 음주운전은 징역 8개월~1년 4개월"이라며 "이에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권고 형량의 범위는 징역 2년~6년 5개월 10일"이라고 밝혔다.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는 양형 기준이 가장 높은 범죄의 상한과 그 다음으로 높은 범죄 양형 기준의 1/2, 그 다음으로 높은 범죄 양형 기준의 1/3을 더한 것이다. 즉, 이번 사건의 경우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죄의 상한 5년과 준강제추행의 1/2에 해당하는 1년, 음주운전 상한 양형기준인 1년 4개월의 1/3인 5개월 10일을 모두 더한 총 6년 5개월 10일까지가 권고형의 범위로 판단했다.
◇檢, 1심서는 징역 5년 등 구형...항소심서는?
이날 2차 공판이 결심 공판으로 진행되면 검찰은 ㄱ씨에게 구형을 하게 된다.
검찰은 지난해 진행된 1심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이 교통사고 피해자는 물론이고, 강제추행 피해자에게 용서를 받지 못했다. 죄질이 매우 무겁고,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을 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5년과 성폭력 치료 이수, 신상정보 공개,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의 7년간 취업제한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ㄱ씨에게 징역 4년 등이 선고된 이후 검찰이 항소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지만, 검찰은 "죄에 상응하는 더 중한 형의 선고가 필요하다"며 항소장을 제출했다. 당시 검찰은 언론 메시지를 통해 "혈중알코올농도 0.117%의 만취 상태로 과속 운전해 피해 차량을 들이 받아 5명을 다치게 했다. 이 사고로 유망한 축구선수인 유연수가 하반신 마비 등의 영구적 상해를 입어 은퇴했다"며 "또, ㄱ씨가 2016년 음주운전으로 형사처벌을 받았음에도 재범한 점, 음주교통사고 외에도 중한 성범죄를 저지른 점,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죄에 상응하는 더 중한 형의 선고를 구하기 위해 항소했다"고 항소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이 1심 구형량과 같은 징역 5년을 구형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1심 재판부가 판결문을 통해 ㄱ씨의 권고 형량의 범위는 징역 2년~6년 5개월 10일이라고 밝힌 만큼, 1심보다 많은 형량을 구형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교통사고 전문가 한문철 변호사는 지난 3월 5일 방송된 JTBC '한블리'에서 이 사건을 다루며 "음주운전으로 생명을 빼앗아간 것과 같다. 저 사건에 대해서 구형은 10년 이상을 했어야 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과연 2심 재판부는 어떤 판단을 내릴지 모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이 사건으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은 유연수는 지난해 11월 은퇴 선언 이후에도 '패럴림픽 출전'을 목표로 재활을 이어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연수는 서귀포시청 주관 강연 등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이야기도 펼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