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제주 해상에서 전복 사고를 당한 한림선적 저인망어선 32명민호(39t)가 높은 파도에 밀려 표류하다 제주항 인근에서 좌초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가운데, 실종 선원들의 생존 신호는 오늘(30일) 새벽까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명민호에는 선장 김모씨(55.서울) 등 한국인 선원 4명과 인도네시아인 선원 3명 등 총 7명이 탑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현재 이들 모두 실종된 상태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밤새 구조작업을 펼쳤으나 풍랑경보 속에 높은 파도와 강한 눈보라로 인해 구조작업에 어려움이 이어져, 현재까지 실종자는 한명도 발견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30일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해경 구조대원들이 이날 새벽까지 전복된 상태의 선체에 접근할 당시에는 선체 내에서 선원들의 생존 반응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경은 구조대원들이 명민호 선체에 접근할 당시 30분 간격으로 명민호 선체에 타격 신호를 한 결과, 선원들의 생존 반응이 30일 오전 3시 13분까지 있었다고 밝혔다. 

해경은 선체 내부에 있는 선원과 11차례에 걸친 전화 통화를 통해 명민호 선미쪽 하부 선실내에 한국인 선원 2명과 인도네시아인 선원 3명이 있으며, 나머지 한국인 선원 2명은 조타실에 있지만 연락이 안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명민호는 지난 29일 오후 4시 3분께 서귀포시 성산항에서 출항해 이날 오후 7시 44분께 제주항 북서쪽 약 2.6km 해상에서 전복됐다.

이에 앞서 명민호 외국인 선원은 이날 오후 7시 27분께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텔레그램'을 통해 부산 소재 외국인선원 관리업체인 마리나교역에 구조요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신고를 접수한 해경은 현장에 헬기 1대와 경비함정 8척, 민간어선 1척, 구조대 등을 급파해 제주항을 중심으로 동서 약 6.1km, 남북 5.9km 해상에서 선원 정밀수색작업에 나섰다.

명민호의 V-PASS(어선위치발신장치)는 켜져 있었으며, 오후 7시 22분께 신호가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은 오후 9시 8분께 제주항 북서쪽 약 1.6km 해상에서 전복된 명민호를 발견하고 곧바로 구조대를 투입, 침몰 방지를 위해 리프트백(공기 주머니)를 설치했다.

하지만 풍랑경보가 발효된 사고 해역에는 초속 16∼18ｍ의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고 파도가 4∼5ｍ로 높게 일면서 구조대원들과 해군 구조작전팀(SSU)이 선내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제주항에서 대기중이던 예인 전문선박 306대룡호와 207황룡호도 해경의 지원 요청으로 예인을 시도했지만 기상이 악화되면서 결국 회항했다.

육상 수색에는 30일 오전 9시 기준 총 935명이 투입돼 사수포구에서 삼양동해안가까지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실종된 선원은 찾지 못했다.

구조대원 2명은 악천후 속에 선원 수색작업을 하다 파도에 쓸려 어꺠가 탈골되는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속단정 2척도 침수됐다.

명민호는 강풍과 높은 파도로 표류하다 30일 오전 3시 47분께 제주항 서방파체에 좌초된 후 파손됐다.

파손된 선체 잔해물 일부는 명민호가 좌초된 인근 해안에서 발견됐다.

해경은 명민호 사고 원인을 기상불량으로 인한 전복으로 추정하고 있다.

승선원 가족들에게는 사고 이후 선주를 통해 사고 사실이 전달됐다. 인도네시아인 선원들에 대해서는 대사관을 통해 연락이 닿은 상태다.

해경 관계자는 "안타까운 사고를 접하신 실종자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구조자원을 총동원해 실종자를 찾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해군 7기동전단 대조영함(4400t)은 명민호 구조작업을 지원하며 선원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해병대 9여단 신속대응부대 50여명도 해안탐색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