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양용찬 30주기, 지역 열사 합동 추모문화제..."열사정신 이어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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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양용찬 30주기, 지역 열사 합동 추모문화제..."열사정신 이어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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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열사 25명 추모문화제 개최...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양용찬 상' 첫 수상
7일 열린 양용찬 열사 30주기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문화제. ⓒ헤드라인제주
7일 열린 양용찬 열사 30주기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문화제. ⓒ헤드라인제주

1991년 11월 7일 제주도개발특별법 반대와 민자당 타도를 외치며 투신한 고(故) 양용찬 열사 30주기를 추모하고, 지난 30년간 지역운동에 참여하다 운명한 25명의 열사들을 추모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를 비롯해 제주주민자치연대, 제주대학교민주동문회, 제주여민회 등 시민사회단체 및 정당 등으로 구성된 '양용찬 열사 30주기 공동행사위원회'는 7일 오후 5시 제주시청 앞에서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문화제를 개최했다.

이날 합동 추모문화제는 관광개발과 국제자유도시 추진으로 얼룩진 제주를 도민의 보금자리로 만들기 위해 헌신한 열사들을 기억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서는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에서 올해 처음으로 제정한 '제주사랑 양용찬 상' 수여식이 진행됐다. 첫 양용찬상은 지난 14년여간 제주해군기지 반대운동을 전개해 온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주민회가 수상했다.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는 "제주도 땅 대부분이 국가권력의 강제수용과 자본가의 투기로 외지인에게 넘어가 있는 현실에서, 해군기지반대주민회는 마지막 남은 삶의 터전인 바다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라며 "보상금이라는 자본의 유혹과 세계적 관광미항이라는 전쟁 권력의 가면을 파악하고 생태와 평화가 있는 삶의 터전을 지켜내려고 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고광성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이사장이 7일 해군기지반대주민회에 양용찬상을 전달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고광성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이사장이 7일 해군기지반대주민회에 양용찬상을 전달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7일 열린 양용찬 열사 30주기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문화제. ⓒ헤드라인제주
7일 열린 양용찬 열사 30주기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문화제. ⓒ헤드라인제주

이날 고광성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이사장은 추도사를 통해 "모든 동지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보고 싶지만 마음 한쪽 깊은 곳에 담아두겠다"며 "당신들을 기억하고 그 정신을 이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기억하고 추모하는 이들이 여전히 동지와 열사들 곁에 있다"며 "노동자 농민 민중이 주인 되는 세상을 위한 투쟁에서, 제주를 지키기 위한 투쟁에서, 4.3과 자주평화통일 투쟁에서 앞으로도 열사와 동지와 함께 있을 것이다"고 천명했다.

또 김용택 제주대학교 민주동문회장은 "열사들께서는 농민운동, 여성운동, 노동운동, 전통문화계승운동, 제주4.3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운동, 장애인인권운동, 참교육운동, 평화통일운동 등 제주지역 전 분야에서 민주주의의 상징이자 역사"라며 "제주의 가치가 바로서는 사회, 노동이 존중 받는 사회, 농민이 주인되는 사회,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는 사회, 제주4.3의 진상규명 및 해원 상생을 위한 열마,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 등 모든 열사들의 뜻과 꿈을 우리는 흐트러짐 없이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추모했다.

이날 추모식에 참석한 제주대학교 학생 ㄱ양(23)은 "양용찬 열사에 대해 잘 몰랐지만 오늘 추모식을 통해 제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희생하신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나 또한 앞으로도 평화를 지향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7일 열린 양용찬 열사 30주기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문화제. ⓒ헤드라인제주
7일 열린 양용찬 열사 30주기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문화제. ⓒ헤드라인제주
7일 열린 양용찬 열사 30주기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문화제. ⓒ헤드라인제주
7일 열린 양용찬 열사 30주기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문화제. ⓒ헤드라인제주
7일 열린 양용찬 열사 30주기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문화제. ⓒ헤드라인제주
7일 열린 양용찬 열사 30주기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문화제. ⓒ헤드라인제주

추모문화제에 앞서 공동위원회는 서귀포시 남원읍에 위치한 양용찬열사 묘역에서 추모제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참가자들은 1991년 제주도개발특별법 제정 반대 운동 사진을 모은 사진집을 열사에게 헌정했다. 사진집 '서른 번째 봄날, 우리 다시 1991'은 제주도개발특별법 제정을 저지하기 지역주민, 시민, 학생, 재경 도민들의 1991년 저항활동을 담고 있다. 

사진집은 당시의 분위기나 저항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사진집은 165장의 사진과 11개 신문자료, 열사 글 6편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30년 동안 개발과 자본의 탐욕으로 얼룩진 제주를 '삶의 터전', '제주다운 제주'로 바꾸기 위한 오래된 과제를 생각하게 한다. 

한편, 양용찬 열사는 제주사회에서 제주도개발특별법 반대운동이 한창이던 1991년 11월 7일, 서귀포나사청 옥상계단에서 '제주도개발특별법 저지, 2차 종합개발계획 폐기, 민자당 타도'를 외치며 온 몸에 불을 사르고 투신했다.

제주대학교 인문대학 사학과 85학번으로, 군복무 후에는 복학을 하지 않고 1989년부터 서귀포나라사랑청년회에서 활동해 왔다.

"나는 우리의 살과 뼈를 갉아먹으며 노리개로 만드는 세계적 관광지 제2의 하와이 보다는 우리의 삶의 터전으로서, 생활의 보금자리로서의 제주도를 원하기에 특별법 저지, 2차종합개발계획 폐기를 외치며, 또한 이를 추진하는 민자당 타도를 외치며 이 길을 간다." -양용찬 열사의 유서 내용 中

25살의 젊은 청년 양용찬의 죽음은 당시 제주도개발특별법 반대운동을 범도민적 운동으로 승화시키는 기폭제가 됐고, 그의 마지막 외침은 '제주사랑 정신'으로 오늘에 이어지고 있다.

올해 30주기에 즈음해서는 양용찬 열사에게 제주대학교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고, 대학 내 기억공간(추모 기념비)을 설치하기 위한 시민들의 온라인 서명운동과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7일 열린 양용찬 열사 30주기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문화제. ⓒ헤드라인제주
7일 열린 양용찬 열사 30주기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문화제. ⓒ헤드라인제주
7일 열린 양용찬 열사 30주기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문화제. ⓒ헤드라인제주
7일 열린 양용찬 열사 30주기 제주지역 열사 합동 추모문화제.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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