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고한 도지사 생각...'기초단체여야 하고, 행정구역은 여러 개로'
상태바
확고한 도지사 생각...'기초단체여야 하고, 행정구역은 여러 개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영훈 지사, 행정체제 공론화 '행정시장 직선제' 상정에 연일 난색
'법인격, 경쟁의 원리' 원칙 제시...사실상 '기초자치단체 도입'
행정구역 수는 '경쟁체제' 강조...예전 5~6개체제 염두에 둔듯

[종합] 제주특별자치도 행정체제개편위원회에서 2차 숙의토론을 통해 행정체제 적합 모형으로 '시군구 기초자치단체'와 '행정시장 직선제' 두가지 안을 압축해 도민 공론에 부쳤으나,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법인격 없는 행정시의 시장 직선제에 대해 연일 회의적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행정시장 직선제는 불가하다는 의미로 읽혀, 현재 진행 중인 행정체제 개편 공론화 논의 향방이 주목된다.

오 지사는 12일 열린 제420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이틀째 도정질문에서 답변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오 지사는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경쟁의 원리를 도입하는 것이 행정체제를 개편해야 하는 주요한 이유"라며 행정체제 개편 방향으로 △법인격 △경쟁의 원리 두 가지를 제시했다. '법인격'을 원칙으로 제시한 것은 법인격이 없는 상태에서 '행정시장 직선제'는 개편 대상이 아님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이다.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과거로의 회귀'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기초자치단체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강원와 전북 특별자치도 사례를 들며 "동의할 수 없다"고 정면 반박했다.
 
제주도 행정구역 재조정과 관련해 적정한 수에 대해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단위여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의 2개 체제가 아니라, 그 보다 많은 수가 돼야 함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12일 도정질문 답변을 하고 있는 오영훈 지사. ⓒ헤드라인제주
12일 도정질문 답변을 하고 있는 오영훈 지사. ⓒ헤드라인제주

◇ "국경일 행사도 진행할 수 없는 행정시...기초자치단체 돼야"

이날 오 지사의 입장은 더불어민주당 강철남 의원(연동을) 질문에서 집중적으로 나왔다.

강 의원은 "특별자치도 출범 후 계속해서 도민사회에서 행정체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계속 있어 와서 역대 도정에서도 계속 추진한 바 있다"며 "저는 그 배경을 특별자치도 출범 시 정부와 도정이 제시한 원칙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 않았다는 것에 기한다고 생각한다"며 오 지사의 의견을 물었다.

그러자 오 지사는 "어떤 제도가 새롭게 운용되든지 간에 그 제도를 출범할 때는 취지와 배경이 있을 것이고, 법률의 제정도 마찬가지고 개정도 마찬가지"라며 "다만 당초의 취지와 배경에 의해서 세워진 그 방향이 계속 지켜지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결과가 만들어지고 그게 운용됐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만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지사는 (기초자치단체 부활을)공약으로 내걸어 당선됐고, 이를 이행중"이라며 "그동안 논의과정을 보면, 논의가 이어진 배경은 주민자치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원칙이 있었음에도 잘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도지사 스스로 본인의 권한을 내려놓을 준비가 돼 있어 마지막 논의가 되겠다는데 저도 의미를 갖고 있고, 도민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 같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정체제가 개편되면 의미가 크게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오 지사가 생각하는 행정체제 개편 방향을 물었다.

이에 오 지사는 "민주주의의 강화는 당연하다"라며 "(특별자치도 출범으로)풀뿌리 민주주의가 훼손됐다는 지적을 꽤 해왔다. 그리고 그것 자체가 주민의 참여를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오 지사는 "법인격을 갖고 있지 않은 행정시에서는 행정시를 대표할 수 있는 법적인 권한이 없다"며 "예를 들어 국경일 행사도 독자적으로 진행할 수 없다. 저는 그 부분이 매우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자생단체장들을 중심으로 기초자치단체의 공무원들이 최소한 국경일 행사를 할 수 있어야 되고 최소한 자체 행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을 법적으로 보장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또 하나는 가장 중요한 건 저는 경쟁의 원리가 지역사회 제주사회에 도입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민간법인과 모든 사람들은 경쟁의 기본 원리에 살아가는데 행정은 벗어나 있다. 이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 "기초단체 부활이 과거 회귀? 강원.전북 특별자치도는?"

기초자치단체 부활이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라는 일부 주장도 일축했다.

도정질문에서 강 의원은 "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며 양적으로 성장한 부분은 분명히 인정하지만, 도민 체감도가 많이 낮다"라며 "삶의 질에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오 지사의 의견을 물었다.

이에 오 지사는 "(삶의질 관련)수치나 데이터도 대단히 중요하지만, 본질적인 걸 보면 중앙정부가 갖고 있던 권한 지방정부가 갖고 왔다. 이것은 분권이고 분산으로 대단히 성공한 것"이라며 "이 성공 때문에 강원특별자치도가 출범한 것이고, 전라북도 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며, 경기북도가 특별자치도를 준비하는 핵심적인 이유"라고 강조했다.

오 지사는 "제주도는 다른 시.도지사가 갖고 있지 못한 권한까지 중앙행정기관장이 갖고 있는 권한까지 4600건의 특례를 갖고 와서 권한을 위양 받아서 행사하기 때문에 엄청 무거운 것"이라며 "제주특별자치도라는 지방정부 내에서 권력의 분산과 분권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이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저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초단체가 부활할 경우 기존 기초사무와 광역사무의 재배분을 통해 특별자치도가 '새로운 단계'로 나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강 의원은 "지사님께서 생각하는 행정체제 개편은 특별법 폐지를 전제하는 게 아니고 성과를 더욱 높이기 위한 것인가"라며 "지금 도민사회에서 걱정하는 기초자치단체 설치는 특별자치 부정으로, '과거로 회귀'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다"고 물었다.

이에 오 지사는 "절대 이해할 수 없다"며 "그렇게 이야기 한다면 강원특별자치도, 전북특별자치도를 설명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오 지사는 "기초자치단체의 유형에 대해서 아직 좀 더 논의가 있어야 될 것"이라면서도 "제가 지금 상정할 수 있는 것은 광역사무와 기초 사무를 기존대로 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제주의 유형과 성격에 맞게 조건에 맞게 배분이 다시 재배분돼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에 기초 사무도 특별자치도처럼 특례를 계속 갖고 와야 한다"며 "그것이 새로운 방향이 되는 것이다. 특별자치도가 새로운 진화 단계로 가는 것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지금 보면 행정시장 직선제를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법인격이 없는 행정시장은 반대한다는 주장도 있다"라며 "앞으로 구역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면 부작용이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오 지사는 "저는 도민들의 지혜와 역량이 충분하다고 보기 때문에 걱정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12일 도정질문을 하고 있는 강철남 의원. ⓒ헤드라인제주
12일 도정질문을 하고 있는 강철남 의원. ⓒ헤드라인제주
11일 도정질문 답변을 하고 있는 오영훈 지사. ⓒ헤드라인제주
12일 도정질문 답변을 하고 있는 오영훈 지사. ⓒ헤드라인제주

◇ 행정구역 개편 몇개로?..."경쟁할 수 있는 단위여야 한다"

행정구역 개편 수에 대해서는 숫자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경쟁할 수 있는 단위'라는 말로 다수의 기초자치단체가 필요함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이날 강 의원이 "생각하고 있는, 또는 좋아하는 행정구역 숫자를 이야기 해 줄 수 있는가"라고 묻자, 오 지사는 "경쟁을 할 수 있는 단위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당초 5개에서 6개 정도가 좋다고 이야기 하셨었다"고 물었고, 오 지사는 "선거때 토론회 과정에서 말했던 것 같다.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도민들이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행정체제개편 용역이 종료돼 행정구역이 정해지면 받아들이겠는가"라는 강 의원의 물음에 오 지사는 답변을 피했고, 강 의원은 다시 "이것 또한 도민들이 판단하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오 지사는 "그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주민투표 의지 확고...임기말 쯤 기대감 높아질 것"

이어진 이날 오후 질의에서 민주당 정민구 의원(삼도1.2동)은 "지난 도정 질문에 지사께서는 저에게 '특별법 개정이 우선'이라고 말하셨다"며 "그동안 개편이 이뤄지지 못한 것은 지사님들의 의지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오 지사께서는 충분히 의지가 있고 내공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동의하시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오 지사는 "저는 이미 국회의원 시절 도지사 출마를 위해 사직하면서 (행정체제 개편을 위한)주민투표가 가능하도록 제주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며 "그런 만큼 (행정체제 개편에 대한)의지는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임기를 마무리할 때 쯤이면 새로운 체제에 대한 기대감이 도내에서 더 많이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 행정체제 개편 공론화 교착상태 빠지나

한편, 오 지사가 행정시장 직선제에 대해 난색을 표하면서 이달부터 행정체제 개편 공론화도 교착상태에 빠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행정체제개편위원회는 지난 달 19일 제2차 숙의토론을 거쳐 제주형 행정체제의 적합 모형으로 '시군구 기초자치단체'와 '행정시장 직선제' 두가지 안을 선정해 제시했다.

앞으로 이 두가지 모형을 놓고 행정구역 개편 방안까지 추가적인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행정구역(안)이 도출되면 전문가 토론회 및 도민경청회, 도민여론조사, 2030청년포럼, 도민토론회 등을 거쳐 10월 말 제3차 및 4차 도민참여단 숙의토론회를 개최해 계층구조와 행정구역을 포함한 후보대안을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두가지 개편 모형 중 행정시장 직선제에 대해 도지사가 사실상 '불수용'에 가까운 입장을 제시하면서 행개위가 어떤 식 조정 방안을 내놓을지가 주목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7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도민 2023-09-30 19:48:04 | 119.***.***.33
지사는 4.3사건의 김달삼과 닮아가는것같다.

도민 2023-09-16 06:11:40 | 119.***.***.33
외각지 시로 편입되 예산편성 많아 발전되 좋은데 과거로 회귀되면 배제되 낙후되 안된다.

도민 2023-09-15 05:59:57 | 14.***.***.188
기초 자치단체 <지방자치법>는 옛날로 회귀하는것이고ㅡ무조건 소송당한다ㅡ
ㅡ제주특별법 취지에 맞지않고, 불법성논란,

현재는,,다른도 특별법과 제주특별법이 확연히 다른점
제주는 JDC 역할을 생각해보면 이해된다
<2공항.트랩사업.항만 등 초대형 국책사업도 원칙적으론 jdc소관이다>
기초단체를 없애는 대신 그 역할을 JDc가 한다,,,,(이유를 생각요)
강원특별자치도법엔 기초 자치단체 구성이 필수다,,제주는 기초단체 바느시삭제필수

ㅡ앞으론,,행정계층을 논할 시기가 지금은 아님
ㅡ우선,특별법 개정한후
제주특별법 규정에 의한 기초자치단체 설립 문구삽입

산이좋아요 2023-09-13 15:37:36 | 211.***.***.140
오지사는 행정체제 개편을 하는게 옳다고 말만 하여 주민들에게 관심이 있는 것인양 위장하고
속 마음은 그냥 이대로 가서 재선하여 임기난 마치겠다는 생각으로 보입니다.
그러니 법적으로 불가능한 기초단체부활(법인격)이 먼저하고 하지요, 기초단체부활되면 시장, 군수 직선제는 당연히
따라오는건데.......

어쩌란 말인가 2023-09-13 08:46:51 | 122.***.***.213
그런 소신갖고있었으면 처음부터 그렇게 하시지 왜 이랬다 저랬다 하면서 도민 혼란만 부추기는지.....

숙의토론에서 이미 2가지 대안 압축했는데 이제와서 행정시장 직선제 안된다하면 어쩌란 건가?? 숙의토론 도민참여단 해체하고 그냥 도정 결정 따라야 하나??

7777 2023-09-13 07:00:04 | 14.***.***.188
행정구역 개편 제1순위 제주시 면지역이지,,서귀포 작은동은 2순위입니다
△우도면 1666명을 ,,성산읍에 편입
△추자면 1574명은 한경면에 편입 시켜라,,,
ㅡ서귀포 작은동(2,000며으3,000명사이)은 차후에 정리하라

니맘대로 2023-09-12 20:32:48 | 45.***.***.20
이럴거면 돈 수십억 들이면서
용역주고, 여론조사하고, 공론조사 왜 하냐?
그냥 니 맘대로 하겠다고 이야기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