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총공세..."오만한 발상, 제주경제.관광산업 파탄"
민주당 특별담화, "악의적 프레임 씌우기로 도민 현혹"
제주도당 "고속철은 이미 결론난 사안"...송영길 "고속철 구상"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과 '국내 단거리 항공편 폐지' 발언이 제주도 지방선거의 막판 쟁점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를 강력히 규탄하며 연일 총공세를 이어가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악의적 프레임 설정'으로 일축하며 진화에 나섰다. 여야가 정면 대립하면서 선거판은 크게 들썩이고 있다.
이번 논란은 이재명 후보가 지난 26일 계양을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에서 김포공항 이전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국내 단거리 항공편은 폐지하는 게 세계적인 추세”라며 ”국내선은 고속철에 비해 탄소가 20배 이상 발생하는 환경문제를 야기한다“는 발언에서 촉발됐다.
이는 지난 대선 당시 제주도 해저터널 논란을 불러온 이 후보의 서울~제주 고속철 정책과 연계해, 국내 단거리 항공편은 폐지하고 고속철도를 건설해야 한다는 취지로 전해졌다.
◇ 국민의힘 총공세, "오만한 발상...제주경제.관광산업 파탄날 것"
이에 국민의힘에서는 "제주경제를 파탄내고 관광산업을 고사시키는 위험한 공약"이라며 강력 규탄하고 나섰다. 이준석 대표도 가장 먼저 "제주관광 말살 정책"이라고 직격했다.
주말인 28일에는 공세 수위를 한껏 높였다. 허향진 제주도지사 후보를 비롯해 김영진 국민의힘 제주도당 위원장 직무대행, 제주시 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부상일 후보, 같은 당 소속 제주도의원 후보들은 이날 오전 마리나호텔 사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규탄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김포공항 이전은 전 국민의 불편과 제주도민의 경제는 아랑곳하지 않는 오만한 발상"이라고 성토했다.
또 "제주도는 지금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에서 김포공항을 인천공항에 통합해 없애겠다고 한다"면서 "그럼 우리 제주도민은 서울로 갈 때 어디로 가야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제주관광산업이 고사된다"며 "제주경제가 파탄나고, 도민들의 뭍나들이는 엄청나게 불편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제주에 비행기로 관광 오는 비용이 4인가족 기준 10만원이 더 든다고한다. 시간도 3시간이나 더 소요된다"며 "청주공항이나, 원주공항을 이용하면 추가비용과 추가 시간이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제주도민이 서울 나들이에 들어가는 시간도 마찬가지로 늘어난다"며 "제주 관광객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제주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향진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표를 얻기 위해 전 국민의 불편을 팔아먹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비판했다.
허 후보는 "제주를 해저터널로 연결하면 제주공항의 역할은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 것"이라며 "제주공항에서 일하는 1만 명의 노동자 상당수가 일자리를 잃을 것이고, 제주에는 관광객들이 가져온 쓰레기를 처리하는데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화살을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제주도지사 후보로 겨냥했다.
허 후보는 "이 후보는 지난 1월 민주당 대선후보 당시에도 전국을 KTX로 연결하고, 제주도를 해저터널로 연결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면서 "당시는 오영훈 후보가 이재명 후보 비서실장이었다"고 강조하며 오 후보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이준석 "김포공항 이전하면 제주관광 말살...민주당 심판해 달라"
이날 이준석 대표도 가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6시30분 제주국제공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의 발언을 "제주관광산업의 말살계획"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제주도를 절단낼 수 있을 정도의 무지막지한 공약"이라며 "민주당의 말도 안되는 제주도의 관광산업을 말살하려는 계획을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전혀 산업에 대한 이해도, 고려도 없이 대한민국 주요 공항인 김포공항을 폐쇄하고 그 기능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약했다"며 "처음에는 저도 말실수인 줄 알았는데, 갈수록 확신에 가득찬 목소리로 지적을 맹비난하고 자기합리화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2019년 코로나 이전 우리나라 국내선 여행객 3700만명 중 약 51%가 김포-제주노선 여객이었다. 제주로 오는 여행객 대부분은 김포공항을 통해 오게 된다"며 "김포공항에 폐쇄 폐항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제주 입도하는 관광객의 상당수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 공약은 제주에서도 민주당이 초강세 보여서, 제주도를 절단 낼 수 있을 정도의 무지막지한 공약내고서도 제주에서 이길 수 있다는 오만이 깃든 것"이라며 "도민들이 이번에는 민주당을 꼭 심판해달라"고 당부했다.
◇ 민주당 "국민의힘 공세는, 악의적 프레임 씌우기"
이의 논란이 커지자 더불어민주당도 반박에 나섰다. 민주당 제주도당과 오영훈 제주도지사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28일 오후 '도민에게 드리는 특별담화문'을 긴급 발표하고 국민의힘쪽 공세를 '악의적 프레임 씌우기'로 규정했다.
오 후보와 송재호 제주도당 위원장과 위성곤 국회의원은 특별담화에서 “제주도민의 자기결정권으로 시작되는 도민 대통합 시대를 가로막는 정치 모략과 도민 갈등 조장 및 갈라치기 하는 나쁜 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제주의 미래를 도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은 불변의 진리로, 이를 통해 진정한 도민주권 시대, 도민 대통합 시대로 나아갈 수 있다”면서 “그런데 국민의힘은 최근 지방선거 투표일을 앞두고 도민을 갈라치기하면서 갈등을 조장하는 행위를 끊임없이,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발언에 대해서는, “수도권 지역 후보의 정책 발표 단계에 불과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들은 "그럼에도 이준석 대표가 과장된 내용의 ‘제주관광 말살’ 프레임을 씌우자 허향진 후보를 비롯한 도내 국힘 후보들은 한술 더 떠 ‘제주경제 파탄’ 프레임으로 확산시켜 규탄대회까지 하면서 도민들을 현혹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악의적인 갈등 조장 프레임 씌우기는 없어져야 할 정치적 병폐이자 나쁜 정치 모략이자 잘못된 선동”이라며 “도민들이 나서서 더 이상 발붙일 수 없도록 심판해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이번 김포공항 이전이 실행된다면 제주에 미칠 영향이나, 이재명 후보 발언 내용에 대한 제주도당의 입장은 별도 언급하지 않았다.
◇ 민주당 제주도당 "고속철은 이미 결론난 사안"...같은 날 송영길 후보는?
민주당 제주도당은 이날 별도 성명을 통해 "고속철도는 이미 지난 대선 당시 반영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 났다"면서 "이미 결론 내린 사안을 두고 소모적 논쟁을 벌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번 김포공항 이전 발언을 서울-제주 고속철 건설 구상과 연결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고속철도는 제주도민의 자기결정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제주도민의 뜻에 따라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 중앙당 그리고 제주도당은 고속철도와 관련해 조율하거나 협의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28일 이번 김포공항 이전과 관련해 서울~제주 고속철 연결을 구상 중임을 밝혔다.
송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KTX로 제주와 서귀포까지 연결하면 서울역, 수서역, 창동역에서 KTX로 제주까지 2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 지역에 따라 공항까지 이동하고, 수속하고, 비행하는 시간보다 짧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근처 KTX로 제주도를 이용한다면 더 많은 관광객이 제주를 찾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탄소중립 시대를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라며 "이미 프랑스는 철도보다 비행기의 탄소배출량이 10~20배 많다는 점을 들어 2시간 반 이내 거리 비행을 금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비판에 대해 "당장 어제 KTX로 제주까지 연결하겠다는 저와 이재명 후보의 공동 약속을 부정하고 단순히 김포공항 없애고 제주 경제 무너진다고 호도하고 있다. 정말 비상식적이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김포공항 이전'과 '서울-제주 고속철' 연계에 선긋기를 하며 진화에 나섰으나, 송영길 후보를 통해 고속철 구상이 다시 수면 위로 제시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헤드라인제주>
그래도 정치판에서 비 바람 맞아가며 싸워본 사람이 막을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