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 '14시간' 격렬 저항...軍, 농성장 강제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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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 '14시간' 격렬 저항...軍, 농성장 강제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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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군관사 농성장 강제철거 행정대집행 '충돌'
격한 충돌 속, 부상자.연행자 속출...고공농성 밤 9시 종료
서귀포시 강정마을 군관사 앞 천막농성장에 대한 강제철거 행정대집행이 14시간만인 밤 9시쯤 일단락됐다.<헤드라인제주>
망루 농성자에 대한 경찰의 강제연행이 이뤄지기 직전 현장을 찾은 강우일 주교. <헤드라인제주>

[종합] 국방부와 해군이 31일 경찰공권력을 투입한 가운데 강행된 서귀포시 강정마을 군관사 앞 천막농성장 강제철거 행정대집행은 14시간만인 밤 9시쯤 망루에서 격렬한 고공농성을 전개하던 주민들이 모두 내려오면서 상황이 일단락됐다.

해군은 이날 오전 7시25분께 민간 외부용역 인력 100여명과 제주지역 전경대.기동대 600여명, 여경 및 일반 사복경찰 150여명, 대구1기동대 100여명, 광주기동대 80여명, 광주여경 30여명 등 총 1000여명을 투입해 군관사 공사장 앞 농성천막과 소형버스 등을 강제철거하기 위한 행정대집행에 돌입했다.

당초 대규모 경찰력이 투입되면서 속전속결식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행정대집행은 주민들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히면서 최종 마무리하는데까지 무려 14시간이 소요됐다.

주민들은 경찰의 강제진압에 대응하기 위해 밤새 나무와 철조망을 엮어 바리케이트를 만들어 길목을 막아섰다.

천막안에서는 주민들과 천주교 수녀들이 농성이 진행됐고, 천막 옆 소형버스 위에서는 철제빔으로 7m 높이의 망루가 설치됐다.

조경철 마을회장과 천주교 신부 등 8명은 온몸에 쇠사슬을 묶고 망루에서 '고공 농성'을 전개했다.

시민사회단체와 활동가들도 현장에 속속 집결했다. 경찰력과 용역인력이 바리케이트 철거를 시도했으나 격한 충돌이 빚어지면서 오전에는 충돌과 대치상황이 반복됐다.

그러다 오후 1시쯤부터 경찰의 본격적인 진압이 시작되면서 격렬한 몸싸움과 충돌상황이 발생했다.

현장 곳곳에서는 용역과 주민들간 거친 몸싸움이 벌어졌고, 일부 주민들은 용역에 의해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다. 또 저항하던 주민들은 사지가 붙들려 현장 바깥으로 끌려나갔다.

급기야 오후 3시10분께 여경들이 천막 안에서 농성 중인 천주교 수녀 5명과 문정현 신부 등을 강제로 끌어내면서 일대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경찰이 농성자들을 끌어내자 용역 인력이 곧바로 천막을 강제철거했다.

이어 오후 4시쯤부터는 마지막 남은 소형버스 위 망루 농성을 해산시키기 위한 작전에 돌입했다. 경찰은 망루를 완전히 포위해 압박하는 가운데, 한쪽에서는 포클레인을 동원해 공사장 펜스설치 작업이 진행됐다.

포클레인이 위태위태하게 중심을 지탱하던 망루 바로 옆에서 작업을 강행하면서 자칫 망루가 붕괴될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성난 주민들의 거센 항의가 빗발쳐도 해군측 용역은 그대로 펜스설치 공사를 강행했다.

그러자 바깥으로 밀려났던 주민들이 다시 경찰과 대치하며 안쪽으로 밀기 시작해 격한 몸싸움을 벌어졌다.

밤이 되면서 긴장감은 크게 감돌았다. 강한 찬바람에 영하권 체감온도를 보이는 극한 날씨 속에서도 농성을 계속 이어나갔다.

자칫 망루 농성자들의 추락사고 등에 대한 위험부담 때문에 강제진압을 다음날로 미룬 것처럼 경찰은 오후 7시쯤 고가 사다리를 준비하고 체포조를 투입해 강제연행 작전에 들어갔다.

극한 상황으로 치닫던 이때, 강우일 주교가 현장으로 달려오면서 경찰의 연행작전은 중단됐다.

강 주교는 농성 중인 주민들과 잠깐 대화를 나눈 후, 경찰 지휘본부와 곧바로 면담에 들어갔다.

이어 면담을 마치고 나온 강 주교가 경찰이 연행자들을 모두 석방하기로 했다면서 농성 주민들을 설득하자, 오후 8시50분쯤 8명 모두 망루에서 내려왔다.

14시간만에 고공농성이 일단락되면서, 이날 강제철거 행정대집행도 모두 마무리됐다.

이날 격한 충돌상황 속에서 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중 2명은 119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또 행정대집행 저지에 나섰던 양윤모 영화평론가와 주민 등 24명이 공무집행방해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은 강 주교와의 면담에서 연행자들에 대해 조사를 마치면 석방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해군은 올해 말까지 강정동 4699-1번지 일대 9407㎡ 부지에 전체면적 6458㎡, 72세대(지상 4층·5개동)규모의 해군관사를 건립하기로 하고, 이날 군 관사 부지 앞에 설치된 농성천막, 차량, 텐트, 나무 장작 및 집기류 등을 강제철거하기 위한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헤드라인제주>

경찰이 망루에서 고공농성 중인 주민들을 끌어내리기 위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해군기지 군관사 공사장 앞 천막농성장 강제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이 실시된 31일 강정마을에서는 큰 충돌이 빚어졌다. <헤드라인제주>
제주해군기지 군관사 공사장 앞 천막농성장 강제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이 실시된 31일 강정마을에서는 큰 충돌이 빚어졌다. <헤드라인제주>
제주해군기지 군관사 공사장 앞 천막농성장 강제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이 실시된 31일 강정마을에서는 큰 충돌이 빚어졌다. <헤드라인제주>
제주해군기지 군관사 공사장 앞 천막농성장 강제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이 실시된 31일 강정마을에서는 큰 충돌이 빚어졌다. <헤드라인제주>
군관사 공사장 앞 천막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주민들. <헤드라인제주>
경찰이 천막농성장에 있는 주민들과 천주교 수녀들을 끌어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경찰이 천막농성장에 있는 주민들을 끌어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경찰이 천막농성장에 있는 주민들을 끌어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해군기지 군관사 공사장 앞 천막농성장 강제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이 실시된 31일 강정마을에서는 큰 충돌이 빚어졌다. <헤드라인제주>
경찰이 천막농성장에 있는 주민들을 끌어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홍창빈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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