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렬한 저항 주민들 진압, 천막철거...망루 '고공농성' 해산시도
[오후 6시 현재 종합] 국방부와 해군이 31일 경찰공권력을 투입해 서귀포시 강정마을 군관사 앞 천막농성장 강제철거를 행정대집행에 돌입한 가운데, 오후 4시 현재 경찰과 용역 인력들이 바리케이트를 치고 격렬하게 저항하는 주민들을 강제로 끌어낸 후 천막 농성장을 철거했다.
현재 조경철 마을회장을 비롯한 10여명은 소형버스 위에 철제빔으로 7m 높이의 망루를 설치해 온몸에 쇠사슬을 묶고 고공농성을 전개하고 있는데, 경찰은 망루를 완전히 둘러싼 후 해산을 시도하고 있다.
이날 격렬한 충돌상황이 빚어지면서 연행자와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해군은 이날 오전 7시25분께 민간 외부용역 인력 100여명과 제주지역 전경대.기동대 600여명, 여경 및 일반 사복경찰 150여명, 대구1기동대 100여명, 광주기동대 80여명, 광주여경 30여명 등 총 1000여명을 투입해 군관사 공사장 앞 농성천막과 소형버스 등을 강제철거하기 위한 행정대집행에 돌입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혀 12시간 가까이 충돌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주민들은 나무와 철조망을 엮어 바리케이트를 만들어 길목을 막아서는 한편, 천막안 농성을 이어나갔다. 또 소형버스 위에는 철제빔으로 망루를 설치해 온몸에 쇠사슬을 묶은 주민과 천주교 신부 등 8명이 고공농성을 전개했다.
하지만 용역을 앞세운 강제철거 시도와 대치상황이 반복되다, 오후 1시쯤부터는 본격적인 진압이 시작되면서 격렬한 몸싸움과 충돌상황이 발생했다.
현장 곳곳에서는 용역과 주민들간 거친 몸싸움이 벌어졌고, 일부 주민들은 용역에 의해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다. 또 사지가 붙들려 현장 바깥으로 쫓겨난 주민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급기야 오후 3시10분께 여경들이 천막 안에서 농성 중인 천주교 수녀 5명과 문정현 신부 등을 강제로 끌어내면서 일대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경찰이 농성자들을 끌어내자 용역 인력이 곧바로 천막을 강제철거했다.
이제 남은 것은 망루 위 고공농성장.
경찰은 오후 4시20분쯤 망루를 완전히 포위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매트리스를 바닥에 깔고 강제해산을 시도했다.
그러나 바깥으로 밀려났던 주민들이 다시 경찰과 대치하며 다시 안쪽으로 밀기 시작해 격한 몸싸움을 벌어지고, 망루 농성자들도 완강히 저항하면서 오후 7시 현재 대치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밤이 되면서 일단 망루 농성자에 대한 강제해산은 안하는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군측은 공사장 일대에 대한 펜스설치를 마무리하고, 이날 중 망루까지 모두 철거하자는 입장이어서 밤사이 돌발적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날 충돌상황 속에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현재까지 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이중 2명이 119에 의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행정대집행 저지에 나섰던 양윤모 영화평론가와 주민 등 13명이 공무집행방해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다.
앞서 해군은 올해 말까지 강정동 4699-1번지 일대 6400여㎡ 부지에 72세대 규모의 해군관사를 건립하기로 하고, 군 관사 부지 앞에 설치된 농성천막, 차량, 텐트, 나무 장작 및 집기류 등을 강제철거하기 위한 행정대집행을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강정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는 "군관사 건설 강행을 함께 끝까지 막아낼 것"이라며 결사적 저지 의지를 밝히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군관사 농성천막 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이 강행된 31일 강정마을에서는 큰 충돌이 빚어졌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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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홍창빈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