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규 47% vs 김승욱 14%'...'33%p' 차...추격 반전카드 나올까
'조용한 분위기'에 묻힌 '녹색정 강순아-진보 송경남' 존재감 위기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제주지역 3개 선거구의 대결구도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각 정당별 공천 심사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후보경선지역인 제주시갑, 국민의힘 공천경합 지역인 서귀포시 지역을 중심으로 선거 열기는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설 연휴 최고의 화두도 단연 총선이다. 제22대 총선 공동보도 및 전략적 제휴' 업무협약을 맺은 <헤드라인제주>와 KCTV 제주방송, 뉴제주일보, 한라일보 등 언론 4사는 설 명절을 앞두고 국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제2차 총선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해 지방정가 및 도민사회 큰 관심을 끌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제주도내 3개 선거구의 판세 특징 및 대결구도, 정당별 공천향방 등을 분석, 정리해 본다. <편집자 주> |
(2)제주시 을
제주시 을은 제주도내 3개 선거구 중 가장 많은 4개 정당에서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나, 선거 분위기는 가장 조용한 곳으로 꼽힌다. 그 만큼 선거전의 열기가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예비후보들간 각축전도, 이슈 제기와 논쟁도, 후보자 검증을 위한 상호 평가는 물론 그 흔한 의혹 제기도, 선거 프레임 대결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출마 예상주자들이 속속 정리되고, 압축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불과 한 두달 전만 하더라도 가장 많은 주자들이 모인 난립 지역으로 꼽혔으나, 선거를 불과 두 달 앞둔 지금은 이상할 만큼 조용하다.
이러한 '조용한 선거', 판세는 어떻게 변했을까.
이번 제주 언론4사의 여론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현역인 김한규 제21대 국회의원이 크게 앞서가며 선두를 유지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김승욱 예비후보(전 국민의힘 제주시을 당협위원장)이 추격하는 양상을 보였다.
제주시 울선거구에서 누가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김한규 의원 47%, 김승욱 예비후보 14%로 나타났다. 두 후보간 격차는 33%p.
이어 녹색정의당 강순아 예비후보(녹색정의당 제주시 을 위원장)과 진보당 송경남 예비후보(진보당 제주도당 서비스현장위원장)의 지지율은 각 3%로 조사됐다. 그 외 인물을 선택한 응답자는 2%, 선호하는 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18%, 모름/응답거절은 14%.
지난 해 9월 17일부터 18일까지 실시한 제주 언론4사의 제1차 총선 여론조사(관련 기사 참조) 때와 비교해, 김한규 의원과 김승욱 후보가 모두 각 11% 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출마 주자가 각 1명으로 설정된데 따른 압축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한규 의원은 종전에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던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 등이 불출마로 선회한 후 지지율이 수직 상승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73%의 지지율을 보였다. 여러 예비주자로 분산됐던 민주당 표심이 집결됐음을 보여준다.
진보 정당 소속 주자가 2명 있음에도 진보성향에서도 63%의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김 의원은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그리고 연령대별로는 18세 이상 및 20대, 30대, 40대, 50대에서 상대적으로 크게 앞섰다.
지역별로는 1권역(봉개.삼양.아라.화북)과 2권역(건입.이도1.2.일도1.2), 3권역(구좌.우도.조천) 모두 김 의원이 오차범위를 벗어나 앞섰다.
김승욱 후보는 연령별에서 60대와 70대, 정치성향에서 보수성향층에서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높았으나 모두 오차범위(±4.4%p) 내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김 후보의 지지율은 51%였다.
결국 압축 효과에 따른 두 후보의 상승폭은 비슷했으나, 김한규 의원이 정당 지지도를 넘어서며 표의 확장성을 크게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제주시 을 선거구의 정당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45%, 국민의힘 25%로 조사됐다. 이어 개혁신당 3%, 녹색정의당과 진보당, 이낙연 신당이 각 2%, 기본소득당 1% 순이다. 지지하는 정당 없다는 응답자는 17%, 모름/응답거절은 3%였다.
김승욱 후보는 이번에 두 자릿수 지지율을 보이며 상승 곡선은 보였으나, 상승 속도가 더디고 지지율이 정당 지지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운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추이가 지속될 경우 김한규 의원이 독주체제를 굳히며 '대세론'을 키울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승욱 후보의 공천을 전제로 한다면, 본선 후보자 등록이 이뤄지는 3월 말 이전에 격차를 줄이며 근접한 수준으로 따라잡느냐가 관건이다.
어쨌든 간에 격차를 줄여야 본선에서 접전으로 전환시키는 것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지 못할 경우 본선은 매우 힘겨울 수밖에 없다.
문제는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당장의 반전카드가 있느냐 하는 점이다. 컨벤션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경선 흥행'이 사라진 상황에서, 추격의 고삐를 당기기 위한 반전카드가 나올지 여부가 관건으로 꼽힌다.
이 선거구에서는 진보 정당 주자들이 앞으로 본선 무대에서 3각 구도를 만들어낼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녹색정의당 강순아 후보가 일찌감치 출마를 확정하고 뛰고 있고, 진보당 송경남 후보까지 가세했으나, '조용한 선거' 분위기에 묻혀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게 지방정가 대체적인 평가이다.
선거 캠페인에 있어 후보들의 활동도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측면이 있다. 진보진영 후보의 강점으로 꼽히는 선제적이고 공세적 이슈 제기가 나오지 못하면서 쟁점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권자 속으로 파고 드는 선거운동이 적극적으로 구사되지 못하면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낮은 지지율은 이러한 현실적 문제, 존재감의 위기를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녹색정의당이나 진보당 입장에서는 표심을 흔들 수 있는 쟁점 이슈를 만들어내며 선거 흐름의 주도권을 쥐는 전략이 필요하나,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 시계는 빠르게 돌아가는 형국이다.
김한규 의원이 높은 지지율을 보이며 독주체제 굳히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 속에서, 국민의힘이나 진보 진영 모두 판세를 뒤집기 위한 반전 카드가 절실한 상황이다. <헤드라인제주>
◇ 제주도 언론4사 제2차 여론조사는... 이번 여론조사는 국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4일 제주시 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조사원의 무선전화 인터뷰 면접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14.7%(3408명 중 501명 응답)이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