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림항 어선 화재, 놀란 주민들 "집 흔들릴 정도로 '펑' 폭발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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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한림항 어선 화재, 놀란 주민들 "집 흔들릴 정도로 '펑' 폭발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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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소리와 시꺼먼 연기...나와서 보니 이미 큰 불"
"항구는 좁고 배는 많고...대형화재에 취약한 구조"
7일 제주시 한림항에서 발생한 어선 화재. ⓒ헤드라인제주
7일 제주시 한림항에서 어선 화재 진화작업을 지켜보고 있는 주민들. ⓒ헤드라인제주

7일 오전 제주시 한림항 내 정박중이던 어선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인근 주민들이 "집이 흔들릴 정도로 크게 폭발했다"며 당시 긴급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날 '펑'하는 폭발음을 듣자마자 사고 현장으로 나온 주민들은 아찔했던 당시의 상황을 취재진에게 전했다.

주민 ㄱ씨(52)는 "집에 있었는데, 강한 폭발음이 들렸다. 처음에는 북한에서 미사일을 쏜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집이 크게 흔들릴 정도로 큰 폭발이었는데, 나와서 보니까 이미 시커먼 연기와 함께 큰 불이 번지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주민 ㄴ씨(48)도 "그렇게 큰 소리는 처음 들어봤다. 주변 집들은 다 흔들림을 느꼈을 것"이라며 "현장에 와보니까 가까이 갈 수 없을 정도로 불길이 거셌다. 너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어민 ㄷ씨는 "사고가 난 배는 중고로 구입한지 그렇게 오래 되지 않은 배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만간 점검을 받을 것으로 전해들었는데, 이런 사고가 나버렸다. 마음이 좋지 않다"고 했다.

실제 취재진이 이날 오후 사고현장을 방문했을 때도 매캐한 냄새와 함께 시커먼 연기가 하늘을 가득 매웠다.

강한 돌풍으로 인해 쉽사리 불길이 잡히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해안으로 흘러나오는 유류로 인해 크고 작은 폭발이 지속적으로 일어났다.

수십 명의 소방대원들과 해경은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었으며, 어민들과 주민들 모두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7일 제주시 한림항에서 발생한 어선 화재. ⓒ헤드라인제주
7일 제주시 한림항에서 발생한 어선 화재. ⓒ헤드라인제주

일부 어민들은 항구가 대형화재에 매우 취약한 구조라는 점도 지적했다. 작은 불길이라도 일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어민 ㄹ씨(55)씨는 "기관실 내 가스벨브가 살짝만 풀려 있어도, 금방 쌓여 가라 앉는다. 작은 스파크라도 나면 순식간에 불이 난다"며 "그런데 배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고 생각해봐라. 이번 대형 사고는 예견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어민 ㅁ씨(62)도 "항구는 좁은데 배는 너무 많다. 그런데 사고 위험에 대한 어떤 안전장치도 없다"며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근처에 있는 배가 모조리 탔을 것이다. 속상해서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날 화재현장을 찾은 오영훈 제주도지사도 이에 대한 대책을 주문하기도 했다.

오 지사는 도내 전 선박에 대한 긴급 소방안전점검 및 항·포구 내 방재시설 일제조사 점검을 통한 재발방지 대책 수립과 안전관리 강화를 지시하는 특별요청사항 1호를 발령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17분께 한림항 내 정박중이던 29톤급 근해채낚기어선 ㄱ호에서 시작된 화재는 강풍과 함께 인근 어선 2척으로 빠른 속도로 번졌다.

해경과 119가 가용인력을 총 동원해 사투를 벌인 끝에 7시간 만인 오후 5시14분께 불은 완전히 진화됐다.

이 화재로 어선 3척이 전소되고,  최초 발화된 ㄱ호에서 인명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ㄱ호 승선자 5명 중 3명이 중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고, 같은 배의 기관사 및 외국인 선원 등 2명이 실종됐다. 현재 실종자 2명에 대한 수색작업이 진행 중이다. <헤드라인제주>  

7일 제주시 한림항에서 발생한 어선 화재. ⓒ헤드라인제주
7일 제주시 한림항에서 발생한 어선 화재. ⓒ헤드라인제주
7일 제주시 한림항에서 발생한 선박 화재. <사진=제주동부소방서>
7일 제주시 한림항에서 발생한 선박 화재. <사진=제주동부소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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