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선탑승 5명 중 3명 부상...기관장.외국인선원 실종
피해상황.원인 조사 중...실종자 수색작업도 본격화
제주도내 항구에서 대규모 어선 화재가 연이어 발생했다. 지난 4일 서귀포시 성산항 어선 3척 화재의 충격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제주시 한림항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불과 사흘만이다.
7일 발생한 한림항 화재는 폭염 속에서 해경과 119 등의 총력적 대응 끝에 7시간만에 가까스로 진화됐다. 이번 화재로 2명이 실종되고, 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와 제주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불은 오전 10시17분 한림항 내 정박중이던 29톤급 근해채낚기어선 ㄱ호에서 발생했다.
ㄱ호에서 발생한 화재는 시커먼 연기와 함께 급속히 번지기 시작, 순식간에 양 옆에 정박해 있던 49톤급 근해자망어선 ㄴ호와 39톤급 근해자망어선 ㄷ호로 옮겨붙었다.
소방당국은 화재신고를 접수받은 직후인 10시18분 전 소방령 출동 지령과 함께 해경에 공동대응을 긴급 요청했다. 또 10시19분에는 광역화재조사단을 현장에 투입했다.
그러나 어선들이 빼곡히 정박해 있는 한림항의 구조적 상황, 그리고 설상가상 강풍까지 불면서 한림항은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었다.
이에 소방당국은 10시31분께 대응1단계를 발령했다. 긴급 구조통제단도 가동했다.
해경은 화재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다른 어선들을 안전한 곳으로 피항하도록 긴급 이동조치를 했다.
소방헬기 한라매와 펌프, 탱크차 등과 인원 160여명과 장비 40여대가 동원돼 총력적인 진화작업을 펼친 끝에 5시간만인 오후 3시25분쯤 불길은 잡혔다. 그러나 지난 성산항 화재와 마찬가지로 선박 내에 적재된 대규모 연료 때문에 완전한 진화는 쉽지 않았다.
해경과 119의 가용인력을 총 동원해 사투를 벌인 끝에 7시간 만인 오후 5시14분 불은 완전히 진화됐다.
이날 화재로 어선 3척이 전소되고, 최초 발화된 ㄱ호에서 인명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ㄱ호의 선원은 총 8명이나, 화재발생 당시 탑승하고 있던 인원은 5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3명은 육상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탑승자 5명 중 3명이 부상을 입은채 바다에서 발견돼 해경에 의해 구조됐다. 이들 중 1명은 전신화상, 다른 선원들은 골절 등의 부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모두 제주시내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치료 중이다.
어선 내부에 있던 기관사와 외국인 선원 등 2명은 실종됐다. 제주해경은 화재 진화가 거의 이뤄질 시점은 오후 4시43분 구조대원 8명과 특공대원 2명 등 10을 화재 발생 선체로 투입, 실종자 수색을 진행 중이다.
소방과 해경은 기관사는 기관실 내부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선원은 사고 발생 당시 갑판 위에 있었던 것을 감안할 때 폭발과 함께 바다에 추락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해경 관계자는 "화재로 인해 배가 많이 녹아 있는 상태에서 수색작업의 결과는 장담하기 어렵다"면서 제주시와 협의해 배를 인양하고, 전체적인 선박 감식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해경과 119, 경찰 등 관계기관은 화재가 완전히 진화됨에 따라 합동으로 화재원인 및 피해상항을 조사에 착수했다.
최초 화재 발생 당시 인근 주민들은 "집이 흔들릴 정도로 '펑'하며 큰 폭발음이 들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에 따라 ㄱ호의 선내에서 폭발에 의한 화재 발생 가능성이 크게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날 불로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시커먼 연기를 내뿜는 거센 불길이 온종일 솟구쳐 오르면서 이 일대는 대혼란이 이어졌다. 인근 주민들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화재가 발생하자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도내 전 선박에 대한 긴급 소방안전점검 및 항·포구 내 방재시설 일제조사 점검을 통한 재발방지 대책 수립과 안전관리 강화를 지시하는 특별요청사항 1호를 발령했다. 또 화재 현장을 현장 상황을 점검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