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경선 투표를 앞두고 문대림 예비후보와 오영훈 경선후보가 상대 후보의 공약을 놓고 격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오 후보가 문 후보의 핵심공약을 '부동산 개발 집착'으로 규정하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오 후보측 신영희 대변인은 23일 논평을 내고 "문대림 후보는 제주도민을 부동산 개발업자로 만들고, 천혜의 제주 환경을 파괴할 셈인가"라고 직격했다.
신 대변인은 "문 후보는 그동안 비전발표회와 각종 언론 보도, TV토론회 등을 통해 실현 가능성이 의문시되는 핵심 공약인 ‘지역총생산 30조원 달성’을 위해 부동산투자기금 5000억원과 신재생에너지펀드 3조5000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면서 "그런데 추진 방안을 보면 단순 숫자놀음으로만 접근하는 발상이 놀라울 정도로, 현실성이 떨어지는 데다 부동산 개발을 통해 환경을 훼손할 우려가 높다는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 후보는 부동산투자기금과 관련해 ‘도민 30만명이 월 3만원씩, 연 36만원을 납입한다면 연간 1080억원, 5년간 5000억원이 조성된다’고 실행 방법을 직접 밝혔다"면서 "제주지역 경제활동 인구가 40만6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73.9%가 참여해야 하는데, 도내 가구 평균부채가 7869만원으로 늘어나고 평균소득 비중도 적은 현실을 고려할 때 수치상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또 "더욱 심각한 점은 기금을 낸 도민들을 부동산 개발만 바라보게 만드는 위험성을 갖고 있으며, 사실상 도민들을 부동산 개발 광풍으로 끌어들일 수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신 대변인은 "지금 전국뿐만 아니라 제주의 민생들이 부동산 폭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집 없는 설움은 더욱 커져가고 있으며, 청년들도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며 "양극화 심화로 갈등 해소에 대한 사회적 비용은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투자기금은 결국 부동산 투기기금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험천만한 발상을 거두고, 공약을 철회할 것을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전했다.
신 대변인은 문 후보의 신재생 에너지펀드 3조5000억원을 조성 공약과 관련해서도,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해 이익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역시 단순 숫자놀음의 함정에 빠진 모순을 갖고 있다"며 "만일 3조5000억원을 투자해 태양광을 시설한다면 한라산 전역을 수십만개의 태양광 패널로 뒤덮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또 "풍력에 투자한다고 해도 600여 기를 설치해야 돼 제주는 바람개비의 섬으로 바뀔 것"이라며 "이쯤 되면 신재생 에너지펀드는 환경공약의 허울을 쓴 개발공약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태양광과 풍력의 출력 제한 현실을 감안한다면 정책의 우선순위는 저장장치 확충과 전력 양방향 송출이 가능한 해저케이블 공사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며 "정책 순서가 뒤바뀐 신재생에너지펀드 공약이 철회되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신 대변인은 "도지사는 개발에 치우친 정책을 추진하는 자리가 아니며, 펀드매니저도 결코 아니다"며 "문 캠프는 더 이상 도민을 현혹하는 숫자놀음 정책에서 벗어나 실현가능한 공약으로 수정할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