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건설계획의 백지화를 요구하며 서귀포시 성산읍의 김경배씨가 1년 여만에 다시 단식 투쟁에 돌입한 가운데, 제주시 공무원노조가 김씨의 농성 텐트를 '적치물' 취급하는 제주도청에 반발하며 김씨와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전국공무원노조 제주시지부는 21일 성명을 내고 "제주도정은 민원을 적극 해결하고 제주시를 향한 폭력을 멈춰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김씨는 1인 시위를 이어가기 위해, 겨울철 비바람을 피하고자 도로변에 텐트를 설치했다"면서 "제주도청은 도로법을 적용해 텐트를 적치물로 취급, 제주시에 텐트철거 대집행을 언급하며 김씨의 민원을 마치 제주시 민원으로 인식 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주시는 최초 김씨의 텐트설치를 막기 위해서 도청의 무언의 요구로 공무원을 30명씩 2개조 편성해 현장에서 근무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담당부서가 도청에 회의를 다녀온 후 텐트가 설치됐음에도 조별편성을 유지하며 밤샘근무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것은 제주도청이 제주시가 행정시라는 취약점을 이용해 '저항할 수 없는 폭력' 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노조는 "인사, 예산, 조직권을 행사하는 도청이 책임소지가 있는 문서로 명령하지 않아도 그 의중만을 비춰도 제주시가 따르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면서 "시민의 행복을 위해 일해야 할 제주시 공무원을 영혼 없이 지시사항만 따르게 하고, 나아가 제주도정, 원희룡 도지사의 심기를 거스리지 않게 알아서 기라는 치욕적인 행정을 강요하는 제주도정의 폭력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아울러 이러한 폭력을 행사하는 도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아무 대응을 하지 않는 제주시장의 행태 또한 묵과할 수 없다"며 화살을 고희범 제주시장으로 돌렸다.

노조는 "제주시장은 김씨가 목숨을 내놓고 단식을 하기 때문에 공무원이 긴장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을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그런 염려가 있다면 제주시장은 공무원을 밤샘근무 시킬 것이 아니라 분명한 자신의 신념을 앞세워 그 신념에 맞는 해결방안을 공식적으로, 제주도정을 상대로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희룡 지사는 단식농성중인 김씨의 피민원인은 본인임을 명심해 제주시장 뒤에 숨지 말라"면서 "또한 본인이 항상 공무원에게 강조했듯이 민원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 공무원에게 모범을 보여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 제주도정을 책임지는 고위직 공무원은 정책 및 행정 지시를 책임성 있게 문서로 시행하라"면서 "제주시 공무원을 따로 불러 ‘저항할 수 없는 폭력'을 행사하며 제주시에 책임을 돌리려는 비열한 행위를 즉각 멈추라"고 강조했다.

또 "주시장은 지방공무원복무규정'에 따라 비상사태가 아닌 상황에서 제주시공무원을 동원한 점에 대해 사과하고 즉시 시간외 근무를 철회하며 향후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하라"고 말했다.<헤드라인제주>

홍창빈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