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평화재단 상근 이사장 공모, 첫 단추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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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평화재단 상근 이사장 공모, 첫 단추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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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출자출연기관 책임경영 체제 전환 4.3평화재단에 쏠린 눈
'4.3 정치화' 우려 불식-투명한 운영, 이사장 인선이 첫 시험대
'무늬만 공모', 선거승자측 논공행상 안돼...공정한 인선 전제돼야

많은 논란이 이어져 온 제주4.3평화재단의 책임경영 체제 전환을 위한 상근 이사장 인선 작업이 시작됐다. 

제주4.3평화재단 임원추천위원회는 상근직으로 변경된 이사장 인선을 위해 상근 이사장 공모를 공고했다. 13일부터 28일까지 응모자를 접수받은 후, 오는 29일 서류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3월 4일 면접 심사를 거쳐 도지사에게 적격 후보자를 추천할 예정이다.

후보자가 추천되면 도지사가 이사회 의견을 들어 최종 임명한다. 임기는 2년이며,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

이번 이사장 공모는 지난해 말 논란 끝에 도의회를 통과한 '재단법인 제주4·3평화재단 설립 및 출연 등에 관한 조례 전부개정안' 시행에 따라 처음 이뤄지는 것이다.

이 조례는 재단의 책임경영 강화 위해 현재 비상근 이사장을 상근 이사장으로 전환하고, 이사회를 개편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도지사는 재단 운영과 관련해 재단의 업무.회계 및 재산 등 운영상황에 관한 자료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 소속 공무원으로 하여금 지도.감독하게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사실상 다른 출자출연기관과 동일하게 제주도가 권한을 갖고 재단에 대한 직접적 지도.감독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사장 선임은 다른 출자.출연기관과 마찬가지로 공개모집을 통한 경쟁의 방식으로 임원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사람 중에서 도지사가 최종 임명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도지사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다만, 이사장을 최종 임명하기 전에 이사회에서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것을 의무화한 부분이 다른 기관장 인선절차와 차이점이다. 
 
이사회는 15명 이내의 이사들로 구성된다. 도청에서는 4.3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실.국장이 맡고, 제주도의회 사무처장, 제주도교육청 4.3 평화·인권교육 업무 담당 실.국장이  당연직 이사로 참여한다. 

새롭게 재편되는 재단의 운영체계를 보면, 지도.감독이나 이사장 및 이사 구성에 있어 도지사의 의중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 조례 개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4.3단체 등에서 '4.3의 정치화'를 우려하며 반대 입장을 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제주도는 4.3재단을 출자.출연기관의 지위에 걸맞는 투명한 운영체계를 확보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4.3의 정치화'에 대한 우려의 시각은 여전하다. 도내 출자.출연기관 인선 과정에서 소위 선거 공신 내지 도지사와 코드가 맞는 인사를 낙점해 놓고 공모를 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행해져 오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장 인선때마다 등장했던 '무늬만 공모', '사전 내정설', '짜여진 각본' 등과 같은 논란이 4.3재단 인선에서도 나타날 경우 재단측 및 4.3단체에서 우려했던 부분은 현실화될 수밖에 없다. 도지사가 바뀔 때마다 선거 승자측에서 꿰차는 논공행상의 자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행인 것은 오영훈 지사가 이번 4.3재단 이사장 공모를 앞두고 '불개입'을 천명한 부분이다. 오 지사는 지난달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이사장 선임)그 과정에서 제가 별도의 지침이나 기준을 제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4.3재단 이사장 인선만큼은 공정하게 진행하겠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강조한 것이다.

때문에 이번 이사장 공모에 4.3단체는 물론 도민사회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첫 상근 이사장, 제주4.3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전문성, 조직 운영 및 경영능력을 두루 갖춘, 정말 제대로 일할 사람이 되어야 함은 당연지사다. 

중요한 것은 공정성과 투명성이다. 이번 첫 인선의 사례는 향후 재단 운영과정의 잣대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크다.

공정하게 잘 진행된 공모의 결과는 모범적 선례로 이어지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4.3재단의 미래는 암울하다. 운영체계 개편은 오히려 예전만도 못한, 최악의 실패작이라는 혹평을 받을런지 모른다.

이번 첫 인선이 중요한 이유다. 첫 단추를 잘 꿰는 것이 중요하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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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4 22:36:08 | 175.***.***.190
오 지사가 정말 자발적 공모한 사람 사심없이 심사해서 허카?
점 찍어둔 사람 응모하라 할테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