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와 화합이라는 합창정신에 딱 맞았던 KCTV 합창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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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와 화합이라는 합창정신에 딱 맞았던 KCTV 합창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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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수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합창의 본질을 하모니와 화합, 상생과 배려라 한다면, 그에 딱 맞는 페스티벌이 열렸다. KCTV와 제주문화기획연구소의 주최로 12월 3일, 일요일 오후 열린 KCTV 합창페스티벌이다. 제주관광대학교 컨벤션홀에서 8개의 합창단이 참여하였다. 이 행사는 10년을 이어왔다. 실버와 아마추어 합창단을 위한 합창제이며 축제이다. 

먼저, KCTV 방송국의 합창에 대한 관심과 쭉 이어온 성의에 감사드린다. 
  
합창하는 분들에게 KCTV합창제는 “TV에서 얼굴을 계속 보게해주는 녹화 공연, 합창단을 지속적으로 홍보하는 데에도 크게 도움을 주는 공연, 보여지는 것도 중요한 행사여서 잘해야한다는 긍정적 긴장을 시켜주는 행사”이다. 8개 합창단만이 참석했다는 부분에서는 예산과 일정의 제약으로 8개팀 만을 모시게 되어 조금은 아쉬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회자의 표현을 빌리면 “온 세대가 함께, 하나의 목소리로 하는 합창으로 즐거운 제주만들기 축제”였다. 소리로, 하모니로, 민과 관이 하나가 되어 화합의 공동체를 만드는 행사가 되었다. 
  
첫 팀은 “풍경아트”이다. 창작과 편곡기술의 발전이 만들어준 결과물이었다. 제주의 이야기로 빙떡만들기, 한라산, 우도 등의 내용으로 구성한 곡이다. 할머니가 손자에게 알려주면서 이야기와 합창형태의 코러스식으로 표현한 음악극의 하나이다. 퓨전장르! ‘제주류’(한류에 대비해서 쓴 표현)의 대표주자가 될 듯하다. 따뜻하고, 선율도 좋았다. 노래를 들으면 빙떡 만드는 방법이 저절로 머리에 그려지는 노래극이었다. 하얀 옷을 예쁘게 차려입은 할머니 친구(?)들이 제창하는 모습 또한 예쁘고 깔끔하였다.     
  
둘째 팀은 “광령초 뮤지컬동아리”이다. 소리들이 자신있고, 완벽하길래 녹음을 틀어주는 것인가 했더니만 그게 아니었다. 개별 마이크를 달고 댄스와 노래를 겸하는 형식이었다. 밝고, 가사도 재미있다. 완전 짱이었다. 교훈적인 이야기, 부모님들을 이해하게 해주는 내용의 뮤지컬이다. 옛날 생각도 나게 해주었다. 코믹한 즐거움도 주었다. 음악기량도 맘껏 뽐내고 있어서 흐뭇했다. 표정도 밝고, 자신감도 뿡뿡이다. 노련한 뮤지컬 가수처럼 노련한 얼굴 근육 움직임을 보면서 연습도 많이 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의 미래가 밝다.   

셋째 팀은 “제주문화원 실버합창단”이다. 강문칠 선생님의 지휘로 12년 이상을 이어오고 있었다. 기고 글을 쓰는 저도 깜짝 놀랐다. 평균 연령 75세의 합창단의 솜씨라고는 믿기 어려운 훌륭한 솜씨였다. 화음을 만들기 위해서 블랜딩(화음섞임)하려는 노력 또한 훌륭했다. 무대가 꽉차는 많은 단원들, 여유있고, 행복한 미소!! 참 부러운 합창단이었다. 제주도 실버합창단의 모델을 제시해준 합창단이었다.
  
넷째 팀은 이번 행사에서 가장 사랑을 많이 받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합창단”이다. 합창을 통하여 도민들과 소통하고자하는 역사적 시도였다. 우리나라의 도의회 합창단으로는 처음이다. 의원님들의 검정 슈트에 빨간 꽃까지, 예쁜 복장! 도민과 함께 하시겠다는 의지가 보였고, 즐겁게 시종일관 미소를 머굼으셨다. 의장님까지 함께 하셨다. 의장님은 곡 중 솔로 나레이션도 하셨다. “다양한 음색이 모여 이루는 것이 합창의 매력입니다. 제주도의회는 제주도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상생의 에너지로 조합하며, 아름다운 화음을 이뤄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아침이슬’이라는 노래, 간주를 반주로 나레이션 한 것이다. 의장님의 미소에 의미심장함까지! 제주도 합창의 미래에 밝은 빛이 보였다.               
  
다섯째 팀은 “아트과이어 합창단”이다. 아트센터를 기반으로 이주민과 토착민이 모여 시작한 합창단으로 알고 있다. 화음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은 화합을 통해 하나가 되고자 하는 아름다운 합창단이다. 고급리듬을 완벽하게 처리한다. 무반주의 포트폴리오(다성음악)성 음악도 즐기면서 소화해낸다. 연습의 깊이를 알 수 있었다. 제주도에서 합창 잘하는 분들만 모아서 만든 합창단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여섯째 팀은 “구좌합창단”이다. 마을합창단의 모범적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합창단이다. ‘고향의 봄’은 우리가 아는 그 동요이다. 편곡이 참 잘 된 곡이다. 어려운 곡이다. 여느 합창단은 리듬이 어려워서 선곡을 자신있게 하기 힘들어하는 곡이다. 그 수준높은 곡을 과감하게 소화해낸다. 합창단 경륜이 쌓인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개인의 역량이 출중해져감을 확실히 느끼게 해주는 공연이었다. 높은 음도 거뜬히 해결한다. 단원들의 ‘연령’은 음악이라는 언어에서는 ‘기량과 풍성함’이란 단어로 읽히는 듯하다.  
  
일곱 번째 팀은 “칼리오페 합창단”이다. 긴장과 여유를 맘껏 즐기는 단체였다. 사회자가 왈, “한 음, 한 음을 성실히 애정을 가지고 부르니, 우리가 아는 노래도 애절하게 들립니다.”라고 칭찬해주었다. 역사는 그 이전에 있으나 1982년부터 합창을 같이 했던 대학 동아리의 동문들이 모인 합창단이라 화목해 보이고, 하나되어 보이는 특징이 있었다. 
  
여덟 번째 팀은 “제주칸투스 합창단”이다. 합창단 활동의 지속성이라는 용어로 이야기하면 입이 마르도록 칭찬해줘야 할 단체이다. 꾸준한 노력으로 합창을 희망하는 단원들의 욕구를 충분히 수용해왔던 합창단이다. 가곡, 뮤지컬, 가요의 편안함 등을 모두 모아 합창의 다양한 표현방식을 한번에 맘껏 보여준 공연이었다. 친한 대학 선배 오빠가 불러주는 다정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합창은 참 좋다’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KCTV대표이사님을 위시하여 모든 직원분들이 총출동한 느낌이었다. 방송장비와 스텝진들이 출연진 수만큼(?)이나!!! 지역에서 아마추어로 활동하면서 방송장비들이 동원되는 크기로 느끼면, 가장 큰 행사일 듯 하다. 그만큼 고생하셨다는 말씀이다. 감사합니다.   
  
이번 페스티벌은 이야기와 음악이 함께하는 제주어로 이끌어가는 음악극, 어른들의 마음을 읽게 해주는 초등학교 학생들이 만든 뮤지컬, 처음이지만 합창하는 가족들에게 용기를 선물해준 도의원님들과 직원 공무원분들이 만든 도의회 합창단 등을 배려하여 안내했던 축제였다. 시종일관 따뜻한 분위기였다. 긴장하거나 비교하는 시간이기보다는 서로 격려하며, 반기고, 배려하는 시공이었다. 합창하는 분들만이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다.    
  
탐라합창제가 경연부문의 축제로 기여한다면, KCTV합창제는 위로와 포용하는 분위기로 기여한다고 하겠다. 바램이 있다면 가급적 많은 합창단을 초대해서 서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행사로 발전했으면 하는 것이다. 제주도 모든 합창단들을 모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을마다 합창단을 만들게 하고 그 분들도 모시면 어떨까한다. 한라체육관에서 두 곡씩 즐기고, 마지막에는 자기자리에 그대로 서서 대합창곡을 연주하는 형태로 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고전과 세속을 연결하는 최고의 ‘마드리갈’ 형식과 내용이 될 듯 하다.    <황경수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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