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소방관이 된다면"...순직 임성철 소방장, 대학시절 '기고 글' 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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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소방관이 된다면"...순직 임성철 소방장, 대학시절 '기고 글' 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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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센터 응급구조 실습 참가소감, 6년 전 <헤드라인제주>에 기고
'내 꿈을 이루기 위한 이정표'..."한 사람의 생명 구할 수만 있다면"
"나도 소방관 된다면...실습생 아닌 동료로 반장님들과 만나고 싶어"
제주도소방안전본부 1층에 마련된 故 임성철 소방장 분향소.&nbsp;
제주도소방안전본부 1층에 마련된 故 임성철 소방장 분향소.&nbsp;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한 주택 옆 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다가 순직한 고(故) 임성철 소방관(29)에 대한 애도 물결이 일고 있는 가운데, 임 소방관이 대학 시절 언론에 기고했던 119센터 응급구조실습 소감 글이 조명받고 있다.

고인이 <헤드라인제주>에 투고했던 '내 꿈을 이루기 위한 이정표' 글(2017년 1월6일자)이 그것이다. 

제주한라대학교 응급구조학과 2학년이었던 고인은 2016년 겨울방학기간 화북119센터에서 웅급구조 실습생 과정을 밟았다. 이 글은 실습과정을 마치며 소감을 담은 실습 후기 성격이다. 고인이 소방관 시험에 합격해 임용되기 바로 2년 전이다.

고인은 기고글을 통해 소방 실습을 하면서 느꼈던 점에 대해 차분하게 소회했다.

"2016년 2학기가 끝나고 겨울방학으로 접어들면서 실습이 시작됐다. 그 중 첫 번째 실습지인 제주소방서 화북 119센터로 가게 되었다. 내가 목표로 하는 소방서에 실습을 하기 때문에 긴장하고 떨렸다."

2017년 1월6일자 헤드라인제주에 실렸던 故 임성철 소방관의 대학생 시절 기고글.

처음 구급차에 탔을 때의 심경도 피력했다.

"너무나 떨렸고 그동안 학교에서 배운 이론으로 내가 구급대원이라면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했다. 나와 달리 반장님은 침착하게 환자를 평가, 처치 및 병원까지 안전하게 이송하는 모습을 본 것만으로도 나의 걱정은 사라지고 반장님들이 너무나도 자랑스러웠고 존경스러웠다."

구급차가 긴급 운행할 때 차량들이 '길 터주기'를 하는 모습 등을 보며 느꼈던 점도 담았다.

2017년 1월6일자 헤드라인제주에 실렸던 故 임성철 소방관의 대학생 시절 기고글.
2017년 1월6일자 헤드라인제주에 실렸던 故 임성철 소방관의 대학생 시절 기고글.

마지막에는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소방관이 되겠다는 각오와 다짐을 밝혔다.

"이번 소방 실습을 통해 구조,구급 대원분들이 한 사람이라도 생명을 구할 수만 있다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서 "나도 소방관이 된다면 이번 실습으로 느꼈던 좋은 감정들을 응급구조과 후배들에게 전달해 주고 나도 하루빨리 실습생이 아닌 동료로 반장님들과 다시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나도 소방관이 된다면..."이라는 고인의 꿈은 곧 이루어졌다. 2019년 소방관 시험에 당당히 합격해, 그해 5월 경남 창원에서 소방에 입문했다. 2021년 10월부터는 고향인 제주에서 동부소방서 표선119센터에서 근무해 왔다.

대학생 시절인 6년 전 소방관이 되겠다는 각오를 담은 '내 꿈을 이루기 위한 이정표' 글은 숙연함을 갖게 한다.

소방 실습을 통해 알게 됐던, 소방관들이 한 사람이라도 더 생명을 구할 수만 있다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한다는 것, 이는 소방관이 된 고인의 지론이 되었다. 이 지론은 그가 소방관이 되고자 했던 이유, 소방관이 존재하는 이유이다. 

평소에도 현장에서 늘 앞장서 화재진압과 헌신적인 구조활동을 펼쳐왔는데, 이번 화재에서도 선두에서 인명구조를 하고 화재를 진압하다 참변을 당하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순직한 故 임성철 소방장.  
순직한 故 임성철 소방장.  

이날 화재는 1일 오전 0시49분쯤 발생했다. 5년 차 소방관인 임 소방장은 이날 화재 신고가 접수된 후 현장에 선착대로 도착했다. 

그는 창고 인근 주택에 거주하는 80대 노부부를 대피시킨 후 거센 불길에 맞서 화재 진화작업을 하던 중 창고건물 콘크리트 처마가 갑자기 무너져 내리면서 부상을 입어 숨졌다. 
  
현장 최일선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 고인의 헌신, 숭고한 희생은 큰 울림으로 전해지면서 전 국민적 애도물결이 일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숭고한 희생정신을 보인 고 임성철 소방교에게 1계급 특진(소방장)과 함께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고인의 장례는 '제주특별자치도청장(葬)'으로 엄수된다. 빈소는 부민장례식장 제2분향실에 마련됐다. 영결식은 오는 5일 오전 10시 한라체육관에서 엄수된다. 안장식(봉안식)은 5일 오후 3시 국립제주호국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1층 회의실에는 '시민 분향소'가 설치해 4일까지 운영된다. 제주도 누리집을 통한 온라인 추모관(https://www.jeju.go.kr/119/notice/memory.htm)도 운영 중이다.

소방당국은 1일부터 오는 7일까지 순직 소방공무원 애도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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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천사 2023-12-04 20:33:05 | 210.***.***.182
아까운 젊은청년 너무 기가막히네요
제발 젊은청춘들을나이먹은 노땅들이 문제네요ㅜㅜ

별이되어 2023-12-04 16:42:16 | 118.***.***.5
너무 젊은 나이에 하늘의 별이 되었네요. 남아있는 모든 이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 밎습니다 . 명복을 빕니다

편히 잠드소서 2023-12-04 09:05:49 | 118.***.***.89
훌륭하고 멋진 소방관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