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화마 맞서다 순직한 제주 청년 소방관, 애도물결..."가슴 미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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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화마 맞서다 순직한 제주 청년 소방관, 애도물결..."가슴 미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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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선119센터 임성철 소방교, 창고화재 진화작업 중 숨져
숭고한 희생, 애도물결...2~4일 시민분향소, 5일 영결식 엄수
윤 대통령, 1계급 특진-훈장 추서..."고인의 헌신 잊지 않을 것"
제주도소방안전본부 1층에 마련된 故 임성철 소방장 분향소. 
제주도소방안전본부 1층에 마련된 故 임성철 소방장 분향소. 

1일 새벽 제주도내 한 화재현장에서 주민들을 대피시킨 후 거센 불길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숨진 20대 소방관의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자 전 국민적 애도 물결이 일고 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는 이날 오전 1시9분쯤 서귀포시 표선면 창고 화재 진압 도중 순직한 제주 동부소방서 표선119센터 소속 임성철 소방교(29)의 장례를 제주특별자치도청장(葬)으로 엄수한다고 밝혔다.  
  
2일부터 4일까지 소방안전본부 1층 회의실에서는 시민 분향소를 설치해 운영한다. 제주도 누리집을 통한 온라인 추모관(https://www.jeju.go.kr/119/notice/memory.htm)도 운영 중이다.

빈소는 부민장례식장 제2분향실에 마련됐다. 영결식은 오는 5일 오전 10시 한라체육관에서 엄수된다. 안장식(봉안식)은 5일 오후 3시 국립제주호국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소방당국은 1일부터 오는 7일까지 순직 소방공무원 애도기간을 운영한다. 애도기간동안 고인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전 공직자들은 근조리본을 패용하며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할 예정이다.

◇ 윤 대통령, 1계급 특진-훈장 추서..."고인의 헌신 잊지 않을 것"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고(故) 임성철 소방교에게 1계급 특진(소방장)과 함께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윤 대통령은 "큰 슬픔에 잠겨 있을 유가족과 동료를 잃은 소방관 여러분에게 깊은 위로를 드린다"면서"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소방관을 화마에 잃어 안타까운 마음을 가눌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불길이 덮친 화재 현장 최일선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 고인의 헌신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임현우 대통령실 재난안전팀장이 대통령실을 대표해 임 소방장 빈소를 방문해 유가족을 위로하며 대통령의 조전을 전했다. 또 특진 계급장과 옥조근정훈장을 영전에 전수했다.

소방대원들이 1일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주택 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소방안전본부
청년 소방관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서귀포시 표선면 주택 창고 화재 진압 현장.  (사진=제주도소방안전본부)

◇ 청년 소방관 목숨 앗아간 이날 화재는...

청년 소방관의 목숨을 앗아간 이날 화재는 오전 0시49분쯤 발생했다. 5년 차 소방관인 임 소방장은 이날 화재 신고가 접수된 후 현장에 선착대로 도착했다. 

그는 창고 인근 주택에 거주하는 80대 노부부를 대피시킨 후 화재를 진압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길이 거세진 가운데, 화마에 맞서 진화작업을 하던 중 창고건물 콘크리트 처마가 갑자기 무너져 내리며 임 소방장을 덮쳤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사고로 임 소방장은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 동료 소방관 '비통'...각계, 애도 메시지...시민사회 애도 물결

2019년 5월 경남 창원에서 소방에 입문한 그는 2021년 10월부터는 고향인 제주에서 동부소방서 표선119센터에서 활약해왔다.

평소에도 현장에서 늘 앞장서 화재진압과 헌신적인 구조활동을 펼쳐왔는데, 이날도 위험을 무릎쓴 적극적 화재진압을 하다 참변을 당하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비보가 전해지자 동료 소방관들은 비통한 심정을 억누르지 못했다.

소방청은 추모 메시지를 통해 "거센 불길을 뚫고 주민을 대피시키고 두려움 없는 용기로 마지막까지 화마와 맞서 싸운 아름다운 청년 임성철 소방교의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시민사회에서도 헌신적 소방관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는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추모관 등에서는 고인의 넋을 기리는 시민들의 추모 글이 이어졌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도민 안전을 위해 거대한 화마 앞에서도 두려움 없이 임무를 소화하고자 나섰던 고인의 소식에 마음이 미어진다"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임성철 소방교가 보여준 용기와 헌신,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겠다"며 밝혔다.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도 "가슴이 미어지고, 매우 비통한 심경"이라며 젊은 소방관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했다. 김 의장은 "29세의 꽃다운 청년은 도민의 안전을 책임지겠다는 소망으로 소방관에 임관한 지 5년여 만에 가슴 속 꿈을 마음껏 피워보지도 못한 채 하늘의 별이 되셨다"며 "우리는 이제 임성철 소방교님과 작별하지만, 그 아름다운 희생만은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광수 제주도교육감도 "고인의 숭고한 희생정신에 너무나 가슴이 미어진다"라며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 슬픔에 잠겨있는 유가족 여러분들에게도 깊은 위로를 보낸다"면서 "고인의 희생정신 결코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추모 입장이 이어졌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꽃다운 나이. 거대한 불길 속에서도 오직 국민 안전을 위해 희생과 헌신을 다했던 고인의 순직 소식에 참담함을 금할 수가 없다"라며 "관계당국은 고인의 마지막 길에 한 점 소홀함이 없도록 해주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겨울철 화재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시기인 만큼,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의 안전이 확보되는 데에 미흡한 점이 없는지도 점검해 주시길 바란다"며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지금도 국민의 일상을 지켜주고 계시는 소방공무원과 의용소방대원 여러분께 고개 숙여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김희서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불의의 사고로 순직하시는 소방관들의 비통한 소식이 끊이질 않는 현실에 정부와 우리 사회는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그 책임감은 늦은 후회와 추모만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며 "특히 정치권과 정부는 인력을 확충하고 소방관들을 위한 예산 확보에 힘써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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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 2023-12-01 20:48:57 | 118.***.***.8
가슴이 아프네요.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