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10일 실시되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추석 연휴에 즈음해 각 선거구의 후보군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분위기도 점차 달아오르고 있다.  제주에서 이번 총선은 3석이 어떻게 배분될지가 최대 관심사이다. 역대 제주지역 총선 결과를 보면, 1996년 15대 총선에서는 신한국당이 3석을 모두 거머쥐었고, 2000년 16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1석, 새천년민주당 2석으로 배분됐다. 2004년 제17대 총선부터 2020년 21대 총선에 이르기까지 5회 연속 더불어민주당(종전 열린우리당 등 포함)이 3개 선거구에서 모두 '싹쓸이' 승리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6회 연속 승리를 목표로 하는 더불어민주당과, 20년 만의 의석 확보를 노리는 국민의힘의 치열한 대결이 예상된다. 정의당 등에서도 총선 준비에 나서고 있어, 양대 거대 정당에 맞서 삼각구도를 만들어낼지 주목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제22대 총선 공동보도 및 전략적 제휴' 업무협약을 맺은 <헤드라인제주>와 KCTV 제주방송, 뉴제주일보, 한라일보 등 언론 4사가 추석 명절을 앞두고 국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총선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해 지방정가 및 도민사회 큰 관심을 끌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각 선거구별로 초반 판세의 특징 및 대결구도, 정당별 공천향방 등을 분석, 정리해 본다.  <편집자 주>

추석 연휴를 앞두고 실시된 제주지역 언론 4사의 총선 여론조사. 제주시 갑 선거구에서는 누가 크게 웃었을까.

이 선거구에서는 현재 더불어민주당에서 송재호 국회의원(초선, 62)와 문대림 전 문재인정부 청와대 비서관(57), 문윤택 전 제주국제대학교 교수(56) 3명이 당내 경선을 염두에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는 중이다.

국민의힘에서는 김영진 제주시갑 당협위원장(55)과 김황국 제주도의회 부의장(56)의 도전이 유력시된다. 최근 국민의힘 복당 신청을 한 장동훈 전 제주도의회 의원(59)도 본격적 출마채비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원희룡 제주도정에서 정무부지사를 지낸 고영권 변호사(51)가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 추석 여론조사 결과, 현재까지 출마가 예상되는 주자 중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의원과 문대림 전 비서관이 선두권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시 갑 선거구에서 누가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송재호 의원 23.9%, 문대림 전 비서관 21.8%로 나타났다. 두 후보간 격차는 불과 2.1%p로 오차범위(±4.4%p) 내였다. 

이어 국민의힘 김영진 위원장 12.5%, 김황국 부의장 5.3% 순이다. 장동훈 전 의원은 3.1%, 고영권 전 부지사 2.2%, 문윤택 전 교수는 1.7%의 선호도를 보였다. 그 외 인물은 0.4%, 선호하는 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14.0%, 모름/응답거절은 15.1%로 조사됐다.

이 결과를 종합해 보면, 제주시 갑 선거구에서는 민주당 주자 2명(송재호, 문대림)이 각 20%대 초반의 지지율로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고, 국민의힘 주자에서는 김영진 위원장만 유일하게 두 자릿수 지지율을 보이며 추격하는 양상을 보인 것이 특징이다. 이 흐름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앞으로 민주당 주자들 중심으로 선거국면을 유리하게 끌고 갈 가능성이 크다.

◇ 재선 도전 나선 현역의원에 '강력한 도전자'...공천향방 안갯속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향방은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현역의원과 '강력한 도전자;간 오차범위 내 선두권 경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후보로 누가 나서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송 의원 36.5%, 문 전 비서관 31.8%, 문윤택 전 교수 6.8%로 조사됐다. 송 의원과 문 전 비서관간 격차는 4.7%p.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송 의원 47.1%로, 문 전 비서관(39.3%)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송 의원, 정의당 지지층에서는 문 전 비서관이 상대적으로 앞섰다. 정치 성향별로는 보수층과 중도 성향층은 송 의원, 진보 성향층은 문 전 비서관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 송재호 vs 문대림, 누가 더 웃었나?...3파전 경선, 성사될까?

이 조사 결과를 받아들고 웃을 수 있는 사람은 문대림 전 비서관이란 것이 지방정가에서 내놓는 대체적인 분석이다.

송 의원 입장에서는 비록 오차범위 내 우세를 보이기는 했으나, 썩 기분좋은 결과가 아니다. 현역의원이고, 지난 3년 여간 지역구를 관리해 온 성적표 치고는 불만족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전체 나열형 선호도 조사에서 지지율이 20% 초반대에 머문 점이 주목된다. 같은 조사에서 제주시 을 선거구의 현역 의원은 30%대 중반, 서귀포시 선거구 현역 의원은 40%대 초반의 지지율을 보인 것과도 대비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당지지도에 있어 제주시 갑 선거구의 더불어민주당 지지도는 46.5%(제주시 을 40.3%, 서귀포시 38.7%)를 기록하며, 제주지역 3개 선거구 중 가장 높았다. 민주당 지지층이 송 전 의원과 문 전 비서관으로 그대로 양분된 셈이다. 송 의원이 오차범위 내 1위를 하고도 웃지 못하는 이유다. 

반면 문 전 비서관 입장에서는 지지율에서는 송 의원에게 뒤지기는 했으나, '지역구 이동'에도 오차범위 내 접전구도를 보이며 안착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문 전 비서관은 총선의 경우 과거 두 차례 서귀포시 선거구에서 도전한 바 있고, 이후 2회에 걸쳐 제주도지사 도전에 나섰으나 본선과 경선에서 각 패배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는 제주시 갑 선거구로 거주지를 옮겨 도전에 나섰다.

송 의원과 문 전 비서관이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가 예상되는 가운데, 문윤택 전 교수까지 가세한 민주당 공천경쟁의 결과가 오는 총선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관전 포인트는 3명의 주자가 경합하는 원만한 후보경선이 성사될지 여부로 모아진다.

◇ 국민의힘 '김영진 vs 김황국' 경합...'본선 경쟁력' 관건

국민의힘에서는 김영진 당협위원장이 김황국 부의장과 모두 오차범위 내 우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각 주자들의 '본선 경쟁력'이 관건으로 꼽힌다.

국민의힘 후보로 누가 나서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 25.3%, 김 부의장 21.3%로, 두 후보간 격차는 4.0%p에 불과했다. 장동훈 후보의 적합도는 14.0%로 조사됐다.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22.1%, 모름/응답거절은 17.2%.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김영진 47.3%, 김황국 20.4%, 장동훈 13.0%로, 김 위원장이 격차를 벌리며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김황국 의원, 정의당 지지층에서는 장동훈 의원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정치성향에서 보수층과 중도층에서는 김영진 위원장, 진보층에서는 김황국 의원에 대한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김 위원장이 선두로 부상한 것은 21대 총선 출마후보였던 장성철 전 도당 위원장이 빠진 후 나타난 변화로 볼 수 있다.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지지율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당내 1위로 치고 나갔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같은 당 소속 주자들 사이에서 확실하게 치고 나가지 못하면서 '불안한 선두'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황국 부의장 입장에서는 이번 국민의힘 적합도 조사에서 김 위원장과 오차범위 내 선호도를 보이며 경합구도를 만들어낸 점이 고무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도전 의욕을 고취시키는 결과를 안겨줬다는 평이다. 그러나 현직 지방의원이 사퇴하고 후보경선에 나설 경우 감점이 주어질 수 있어, 향후 중앙당 차원에서 제시될 '공천 룰'이 변수로 꼽힌다. 

장동훈 전 의원은 현수막 등을 통해 자신의 총선 출마 의지를 우회적으로 알리며 도전에 나서고 있으나, 이번에 지지율이 낮게 나온 점이 고민이다. 복당 문제 해결도 과제이다.

고영권 전 부지사의 경우 주위에서 출마를 권유하고 있으나, 이번 선거에는 출마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 국민의힘에서는 본선 경쟁력을 갖춘 확실한 주자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많은 고민을 안게 됐다. 앞으로 연말쯤에 이르러서도 지지율을 반등시키며 민주당 주자와 팽팽한 접전 구도를 만들 수 있는 유력한 주자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중앙당 차원에서 새로운 후보 물색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 언론4사 제1차 여론조사는...   이 여론조사는 제22대 총선 공동보도 및 전략적 제휴 업무협약을 맺은<헤드라인제주>와 KCTV 제주방송, 뉴제주일보, 한라일보 등 언론 4사가 국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9월 17일부터 18일까지 제주시 갑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는 조사원의 무선전화 인터뷰 면접 방식(무선 전화 100%)으로 진행됐다. 표본 추출은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이뤄졌고, 표본의 대표성 확보를 위해 2023년 8월 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의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해 통계 보정이 이뤄졌다. 응답률은 15.6%(3199명 중 500명 응답)이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