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추경예산 화났나...역대 최대 '430억' 삭감 초강수...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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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추경예산 화났나...역대 최대 '430억' 삭감 초강수...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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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상임위 계수조정 결과, 주요 사업예산 대대적 삭감 조정
7조원 본예산도 '500억' 수준이었는데"...4천억 추경 10% '싹둑'
'송악산 토지매입비' 전액 삭감...재정분석 용역, 해외마케팅도 제동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의회의 예산 갈등이 결국 정면 충돌했다. 그 불똥은 제1회 추가경정예산으로 떨어졌다.

제1회 추경예산안에 대한 사전 심사를 마친 제주도의회 각 상임위원회가 추경예산의 주요 사업 예산들에 대해 대대적 손질을 한 가운데, 삭감 규모는 역대 최대인 43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쟁점이 됐던 송악산 일대 중국 투자자 소유 토지 매입비는 전액 감액되면서, 올해 매입계획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16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헤드라인제주
16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 ⓒ헤드라인제주

16일 제주도의회 상임위원회별 계수조정 결과를 보면, △행정자치위원회 156억8000만원 △보건복지안전위원회 71억2100만원 △문화관광체육위원회 59억5000만원 △환경도시위원회 109억4000만원 △농수축경제위원회 34억원 등 총 430억9100만원에 이른다. 

이같은 감액 규모는 이번 추경예산안 규모에 대비할 때 매우 큰 것이다. '민생 안정 및 지역경제 활력화'를 기조로 한 제1회 추경안의 총 규모는 7조4767억원이나, 본예산 대비 실질적 증가액은 4128억원이다.

7조원 규모로 편성된 올해 본예산의 총 삭감액은 역대 최대인 538억원이었다. 연도별 본예산 기준 도의회의 감액 규모를 보면 △2016년 264억원 △2017년 예산안 274억원 △2018년 예산안 312억원 △2019년 예산안 488억8453만원 △2020년 예산안 393억3000만원 △2021년 예산안 411억2300만원 △2022년 예산안 499억5000만원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본예산 대비 10분의 1도 안되는 규모의 추경예산임에도, 감액은 2년전 본예산 감액보다도 오히려 많다.

추경예산 심의에서 이같은 규모의 조정이 이뤄진 것은 처음이고, 매우 이례적이다. 이번 역대급 조정이 다분히 감정적 대응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는 이번 추경예산 심사 과정에서 표출된 일련의 상황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최초 예산 갈등은 올해 본예산에 대한 '증액 예산' 부분에서 발단이 된 것으로 보인다.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도의회에서 증액한 예산에 대한 '조건부 동의' 입장을 밝힌 후, 제주도 보조금 심사 과정에서 도의회에서 증액 편성한 사업이 제동이 걸리는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도정과 도의회간 갈등이 이어졌는데, 상황이 극단적으로 악화된 것은 이번 추경예산 심사를 앞두고 이뤄진 송악산 사유지 매입 관련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이 도의회에서 심사 보류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 공유재산 관리계획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직하고 있는 송악산 난개발 방지 및 환경보전을 위해 이 곳에서 추진하다 좌초된 뉴오션타운 개발사업 부지를 2년에 걸쳐 전면 매입하는 내용으로 짜여졌다. 
매입대상 토지는 총 170필지 40만 748㎡이다. 송악산 유원지 개발사업 부지 내 토지가 98필지 18만216㎡, 마라해양도립공원 육상부 토지가 72필지 22만532㎡이다.

이들 토지 거의 대부분이 뉴오션타운 개발사업 투자자인 중국자본의 신해원유한회사가 보유한 토지이다.

총 매입 비용은 유원지 개발사업 부지 410억원, 도립공원 내 육상부 토지 161억원 등 총 571억원이다.  

이번 추경안에는 각 151원과 10억원 등 총 161억원을 편성했다. 나머지 259억원과 151억원 등 410억원은 내년 본예산에 편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공유재산관리계획안에 대한 심사가 보류되면서 추경예산에 올랐던 이 매입비는 편성근거가 사라지게 됐다.

이에 제주도가 지난 15일 별도 브리핑을 통해 도의회의 심사 보류 결정의 부당함을 주장했고, 오영훈 지사도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도의회의 결정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도의회의 대폭적 감액 조정의 계수조정은 제주도정의 공개적 반박이 있은 후 이뤄졌다. 도의회가 계수조정을 통해 단단히 화가 났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

◇ 양경호 위원장 "이례적 언론브리핑, 도의회 심의.의결과정 압박" 비판

양경호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16일 "이번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도민의 대의기관인 도의회와의 소통이 부재했다"고 비판했다.

양 위원장은 "제주도정은 근본 추경 예산안 편성에 대해, 어려운 재정여건 속에 가용, 재원을 총동원해 민생경제 활력 추경안 편성을 밝혔다"며 "하지만 과연 도에서 밝힌 대로 통합재정안정화기금 1668억 원까지 사용하며, 지역경제에 활력을 더해 도민들의 생계 부담을 덜어주고, 취약계층에 희망을 주는 민생안정 사업에 중점을 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각 상임위 심사 과정에서는 추경 편성 기조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 공약사업의 과다한 편중과 시급성 논란, 우회증액, 부동의 사업에 대한 일관성 없는 감액 편성 등 많은 문제가 제기됐다"며 "예산도 확보되지 않은 채 이미 용역까지 발주했다 상임위 심사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지자 철회하는 사태도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이번 송악산 토지매입계획 갈등과 관련해서도, "대의기관인 의회를 존중하고 소통해 나가겠다는 제주도정의 약속은 말 뿐"이라며 "500억여 원에 달하는 예산이 소요될 송악산 유원지 부지 매입과 관련해,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의 심사, 보류 결정에 대해 이례적인 언론 브리핑까지 하며, 향후 도의회 심의.의결 과정을 압박해, 도의회 고유 권한마저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도록 의회의 기능을 훼손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날 제주도정의 대응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16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헤드라인제주
16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 ⓒ헤드라인제주

◇ 상임위원회별 삭감 내역은?

한편, 이번 도의회 상임위별 삭감 내역을 보면, 행정자치위원회에서는 송악산 유원지 부지 내 중국 투자자 소유 사유지 매입비로 편성된 151억원을 전액 삭감하는 한편, 예산담당관실 소관사업인 '제주특별자치도 재정분석 개선방안 수립 연구용역비' 8500만원도 모두 감액했다. 이 두 사업은 올해 추진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총무과 소관인 각종 기념행사 추진 사무관리비 1억원에서도 절반인 5000만원을 감액했다. 행

문화관광체육이원회에서는 제주관광 콘텐츠 해외홍보 마케팅 사업비 3억원을 비롯해, 전지훈련 유치지원 3억원, 도체육회관 등 공공체육시설 개.보수 1억원, 제주 로케이션 유치지원 5억원, 제주예술인복지지원센터 운영 1억원, 제주형 문화예술 마을브랜드 발굴 지원사업 4억원 등을 전액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안전위원회에서는 아동건강체험 활동비 지원 50여억원을 비롯해, 가칭 서귀포시종합사회복지관 운영 관련 5억여원, 복개구조물 정기점검 및 관리 시설비 4억5500만원 등을 전액 감액했다. 특별회계에서는 소방본부의 '제주형 UAM(도심항공교통) 체험 환경 조성' 사업비 2억9000만원을 삭감했다.

환경도시위원회에서는 제주대 입구 회차지 사업비 75억1400만원 등 109억4000만원을 삭감했다. 

각 상임위원회는 감액된 금액을 증액사업에 편성하지 않고 대부분 '내부 유보금'으로 돌렸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를 거쳐 감액된 예산에 대한 증액편성 여부가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16일 추경예산안 심의에 돌입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최종 어떤 결론을 내릴지가 주목된다. 예결위는 18일까지 심의를 진행한 후 계수조정을 거쳐 의결할 예정이다.

추경예산안이 상정되는 제416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는 오는 19일 열린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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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2023-05-16 23:36:19 | 175.***.***.190
잘한다
꼬봉 아니라는걸 확실히 보여줘라

옳거니 2023-05-16 13:01:50 | 39.***.***.243
도의회 참 잘했져
오 지사애게 경고 내려야주
도의원을 국회의원 시절 졸개로 보는 모양인데 ㅋㅋ

도민 2023-05-16 12:14:07 | 211.***.***.232
버스 회차지,,,,예산 삭감 잘했고 노선 대폭 줄려 연간 150억원 줄일수있다
ㅡ제주대 회차지는 폐쇄시키고,,,,경유지로 전환하고,
ㅡ5분거리에 있는 제주국제대 회차지에 이미 버스전용주차장 30여대와
승용차 100여대주차장이 시설완료,,이곳에 회차지로 사용하라
ㅡ또한 불필요하고,한명도 안태우는 버스구간은 과감히 폐쇄,또는 조정하라
,,시청,노형오거리.화북..에서도 흔히볼수있다...
,,제주대 회차지에 가서보라,,항상 25대 이상이 놀고있쩌..노형도 보라 20대놀고있쩌,,
ㅡ터미널.공항출발.111.222.직행은 세금낭비 1순위이어서 노선폐쇄.
281.서귀포.남원.성산.간선행 모두폐쇄하고.,국제대에서 출발허라
ㅡ버스2ㅡ30%줄이고.연간 1천억원 투자하는 버스예산 30% 대폭삭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