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갈등 '유탄' 맞은 송악산 토지매입...제주도-도의회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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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갈등 '유탄' 맞은 송악산 토지매입...제주도-도의회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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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송악산 토지매입 공유재산 심의 '보류'
제주도 "사업자와 갈등 우려"...오영훈 지사 "이해하기 어렵다"

최근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의회가 오영훈 제주도지사의 예산안 증액 '조건부 동의' 발언 등 예산 편성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 일대 토지매입을 위한 공유재산 관리계획 심사가 보류되면서 제주도와 도의회간 신경전이 심화되고 있다.

이번 공유재산 관리계획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직하고 있는 송악산 난개발 방지 및 환경보전을 위해 이 곳에서 추진하다 좌초된 뉴오션타운 개발사업 부지를 2년에 걸쳐 전면 매입하는 내용으로 짜여졌다. 
 
그러나 이 계획안에 대한 심사가 보류되자, 제주도정에서는 공개적으로 강한 불만이 표출하고 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까지 직접 나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논란은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강철남)가 지난 12일 열린 제416회 임시회 회의에서 '마라해양도립공원 육상부(송악산) 내 사유지 매입' 등 2건에 대해 심사보류 결정을 내리면서 시작됐다.

도의회는 "보다 심도있는 논의를 위해 심사를 보류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보류 사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심의 과정에서 나온 질의 내용 등을 종합하면 뉴오션타운 사업 투자자인 중국 자본의 신해원유한회사 등 사업자가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는 등 특혜의 소지가 있고, 제주도의 재정여건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보류 결정이 최근 도의회가 제주도가 예산안 증액 '조건부 동의' 및 도의회 증액 사업에 대한 보조금 심사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나오면서, 예산갈등의 여파로 이 동의안이 보류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변덕승 제주도 관광국장이 15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송악산 일대 사유지 매입 공유재산 관리계획안 심사 보류에 따른 입장을 밝히고 있다.ⓒ헤드라인제주
변덕승 제주도 관광국장이 15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송악산 일대 사유지 매입 공유재산 관리계획안 심사 보류에 따른 입장을 밝히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동의안 심사가 보류되자 제주도는 15일 이례적으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이번 심사 보류 결정에 대해 "토지 소유자의 사유재산권 행사 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각종 안건이 보류 또는 부결 됐을때 별다른 입장을 표하지 않았던 제주도가 특정 안건 보류에 대해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송악산 유원지 투자자인 중국자본 계열의 신해원 유한회사 소유토지는 총 170필지·40만748㎡로 송악산 주차장 및 올레길, 송악산 진입로가 포함돼 있다. 

그런데 동의안 심사가 보류되자 신해원 측은 제주도에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신해원 소유 토지에 대한 재산권을 행사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변덕승 제주도 관광국장은 브리핑에서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심사보류 등으로 이번 회기 동의가 불확실 해짐에 따라, 향후 투자자의 사유재산권 행사, 국제소송 제기 등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남은 회기동안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상정 및 의결 될 수 있도록 도의회 설득 등 원만한 해결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도 이날 도정 현안공유 티타임에서 "지난해 송악산 유원지 개발사업자와 업무협약 체결 이후 의회 동의 절차에 이어 도의회에서 두세 차례 설명이 이뤄졌고, 환경단체와 해당 지역주민이 환영의 뜻을 밝힌 상황에서 보류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제주도는 이번 임시회를 앞두고 지난 2일 향후 2년에 걸쳐 총 571억원을 투자해 송악산 일대 사유지 총 170필지 40만748㎡의 토지를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송악산 일대 난개발 및 경관 사유화를 방지하기 위해 중국자본의 신해원유한회사 등이 보유한 토지 98필지 18만216㎡를 매입하는데 2년간 410억원을 투입하는 한편, 161억원을 들여 마라해양도립공원 육상부 토지 72필지 22만532㎡를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이 매입가격은 제주도와 신해원측이 각각 감정평가법인 1곳씩 총 2곳을 추천하고, 그 평가액의 산술평균치를 적용해 산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는 송악산 일대 토지매입을 위해 올해분 161억 원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해 제주도의회에 제출했다. 나머지 금액은 내년도 본예산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헤드라인제주>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15일 도정현안공유 티타임에서 발언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15일 도정현안공유 티타임에서 발언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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