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직접적 전자파 노출 없을 것...13일 사업 설명회 개최"
[종합] 제주시 봉개동 명도암마을에 구축되는 공항기상레이더 설치사업을 둘러싼 갈등과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뒤늦게 이 사업 추진에 대한 내용을 전해들은 주민들이 전자파 및 고전압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제기하며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공항기상레이더는 국내에서는 인천국제공항에 유일하게 구축돼 있으며, 지방공항에서는 제주도에서 처음 이뤄지고 있다.
설치 장소는 제주시 봉개동 명도암교차로 인근 국유지(3006㎡)로, 연면적 600㎡정도의 관측소를 건립한 후 그 위에 기상레이더가 설치된다.
이의 높이는 건물을 포함해 32.7m 정도 될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청은 현재 진행 중인 기본설계가 완료되면 연내 인.허가 절차를 밟아 내년에 본격 공사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기상레이더 구축으로 전자파 등이 우려되는 문제와 더불어, 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역주민들과 협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을 주민들은 "지금까지 이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듣지도 못했다"며 "일방적으로 추진해 온 이 사업을 반대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기상청은 11일 설명자료를 내고 "우려하는 전자파에 대한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설득에 나섰다.
기상청은 먼저 기상레이더 사업 취지와 관련해, "항공기 이륙과 착륙시 사고를 일으키는 위험기상이 국내 다른 공항보다 많이 발생하는 제주공항의 항공사고 예방을 위해 공항기상레이더 설치를 추진하게 된 것"이라며 "이 사업은 제주공항의 항공기 안전운항 뿐만 아니라 제주시 동부 해안 저지대 지역의 홍수 등 수해피해 저감을 위한 기상서비스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WHO(세계보건기구)는 '레이더와 인체건강' 보고서에서 '기상레이더는 항공관제 레이더와 마찬가지로 정상동작 상태에서는 일반인들에게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면서 "(제주도 기상레이더의 경우) 주변 반경 70m 이내에 위치한 주택과 시설물들은 공항기상레이더 설치 예정 고도보다 낮아 직접적인 전자파 노출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주민 신뢰성 확보와 이견 해소를 위해 제주공항 기상레이더 대상 전자파 시뮬레이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상청은 "사업부지 남쪽에 위치한 한라산의 지형적 영향으로 높은 지형에 의해 전파가 반사되는 관측오류(지형에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이 되어 명도암 마을을 포함한 남쪽 방향은 레이더 관측을 하지 않는 차폐영역으로 설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사업은 현재 공항기상레이더 청사 신축 인.허가 추진을 위한 기본설계 단계로, 분묘.묘목 이전 등과 관련해 인근 주민들과 사업 내용을 공유하고 관련 민원을 협의해 왔다"며 "조만간 지역 전 주민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상레이더가 인근 주민이나 4.3평화공원을 찾는 관광객이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와 휴식을 취할 수 잇는 편의시설을 청사신축 설계안에 반영하는 등 주민친화적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기상청은 이번 기상레이더 구축과 관련해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심화됨에 따라 오는 13일 오후 6시 봉개동 명도암마을회관에서 사업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