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기지 '제2공항 연계' 의혹 파장...주민들 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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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기지 '제2공항 연계' 의혹 파장...주민들 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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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성산반대위 "공군기지 연계 제2공항 철회하라"
"순수 민간공항 거짓 판명...원 도정 '양치기소년' 불과"

국방부가 제주도 강정 해군기지에 이어 '공군기지' 건설까지 은밀하게 추진해 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제주지역사회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특히 공군기지 입지에 있어 서귀포시 성산읍 제2공항 건설 예정지를 연계하는 방안까지 검토한 사실이 알려져 제2공항 예정지 주민들이 격분하고 있다.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는 3일 논평을 내고 "공군기지와 연계된 제주 제2공항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반대위는 "제주 4.3 70주년을 맞아 4.3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미군정에 의해 학살된 도민을 추모하는 행사가 관덕정 광장에서 열린 다음날, 학살 당사자인 미군의 동북아 전략거점을 위한 공군기지 설치 계획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제주도당국이 극구 부인하며 제2공항을 순수 민간공항으로 건설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님이 판명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대위는 "왜 이 정권의 의혹은 의혹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사실이 되는 것인가. 제주 제2공항 문제는 개발과 생존의 문제에서 시작돼 절차적 정의의 문제로, 부실 용역에 따른 거짓과 진실의 문제에서 이제는 전쟁과 평화의 문제로 그 갈등은 확대의 길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엄중한 탄핵정국 속에서 국정농단 세력들은 김천에 사드배치를 강행하고, 강정해군기지에 이어서 제주 제2공항과 연계한 공군기지 계획을 세우면서 한반도는 전쟁의 위협과 긴장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며 "정권에 강력히 경고한다. 국정을 농단하고 약자들의 삶의 기반을 무너뜨려 놓고 그 동안의 실정에 대한 반성도 하지 않으면서, 이 나라에 더 이상의 분란의 씨앗을 만들지 말라"고 촉구했다.

원희룡 제주도정에 대해서도 "더 이상 양치기 소년의 놀이를 중단하라"며 "제주를 보물섬으로 만들겠다고 하면서, 제주 자연과 환경을 파괴하고 도민의 삶을 무너뜨리는 모든 행위를 멈춰라"고 요구했다.

반대위는 무수한 의혹과 일방통행식 행정을 일삼으면서 무한소통을 하겠다는 비겁한 논리를 이제 그만 집어 치워라. 거짓으로 제주도민을 우롱하는 양치기 소년을 우리 도민은 이제는 더 이상 믿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반대위는 "우리의 삶의 중심적인 공간인 제주도가 평화가 샘솟고 생명의 숨 쉬는 섬이 돼야한다"며 "강정 해군기지와 제주 제2공항을 연계한 공군기지는 우리 제주도를 동북아의 화약고로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무기로 살 수 있는 평화는 없다"며 "성산읍반대위는 총과 칼을 녹여서 호미와 괭이를 만들어 평화를 농사짓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지난 2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공개하면서 촉발됐다.

이 자료에 따르면 남부탐색구조부대의 총사업비는 2950억원, 사업기간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으로 계획돼 있다. 또 2018~2022년 국방중기계획(안)의 연도별 예산을 보면 2018년 1억5000만원, 2021년 8억7000만원, 2022년 80억7000만원을 편성하고 있다.

이 가운데 내년 1억5000만원은 선행연구예산인 것으로 드러났다. 위 의원이 국방부 관계자로부터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 연구용역은 부지 위치, 사업 및 부대 운용 규모 등을 검토하기 위해 실시될 예정이다. 사실상 공군기지 입지선정을 위한 용역이다.

특히 공군 관계자는 위 의원 측에 "제2공항에 남부탐색구조부대를 설치하는 문제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가중됐다. 공군측은 "공항과 연계하는 경우 수송기와 헬기를 주기하는 계류장과 건물 등 필수지원 시설만이 소요되므로 기존 공군부대와 비교하여 현저히 작은 규모"라고 설명하며, 사실상 제2공항과 연계한 추진 가능성을 밝혔다.

공군기지 추진 계획이 알려지자 시민사회단체도 크게 반발했다.

'제주 제2공항 전면 재검토와 새로운 제주를 위한 도민행동'과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는 같은날 긴급논평을 내고 "국방부는 제2공항과 연계한 공군기지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그동안 제2공항의 공군기지연계에 대한 무수한 의혹이 구체적 사실로 드러난 점에서 엄청난 충격"이라며 "제주도당국은 이를 극구부인했지만 뻔뻔한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아졌고, 설사 제주도당국의 해명이 거짓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중차대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면 제주도 당국의 무능과 직무유기"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제2공항 자체가 공군기지를 동시에 건설한다는 것을 의미하게 됐다. 따라서 공군기지 건설을 막으려면 먼저 제2공항 건설 백지화가 선행돼야 한다"며 "정부는 제주전역에 공군기지 설치계획이 없음을 재천명해야 하라"고 요구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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