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도정 약속한 '국제대회' 무산 위기...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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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도정 약속한 '국제대회' 무산 위기...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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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개최 예정 '세계가정의학회 총회' 예산 2억 반영 안돼
박주희 의원 "예산부서가 예산 삭감...전임 도정 때문인가?"

전임 제주도정에서 협약을 체결해 내년 5월 제주에서 열릴 예정인 '2012 세계가정의학회 아.태 학술대회'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행사에 필요한 예산이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

행사 유치를 위해 협약까지 맺은 제주특별자치도의 신뢰도에 금이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임 도정에서 협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예산을 주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앞서 제주자치도는 김태환 도정 당시인 2009년 5월20일 대한가정의학회(이사장 신호철)와 세계가정의학회 아태 학술대회 제주 개최를 위한 협약서를 체결했다.

이 협약을 통해 제주도는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필요한 모든 분야에 협력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 2억원의 범위 내에서 지원키로 했다.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30여 개국의 가정의학 관계자 2000여 명 이상이 참석해 학술발표와 연회 등을 갖는 것으로, 제주도는 힙겹게 대회 유치에 성공했다.

제주도는 2008년 9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아태지역회의에서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등을 제치고 개최지로 확정됐다.

제주도 측의 확실한 지원약속을 근거로 한 결정이었다. 교통 불편이 따르지만, 세계인들에게 대한민국을 알릴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제주를 선택한 것이었다.

제주와 협약을 체결한 대한가정의학회는 전세계 회원에게 발송하는 웹메일과 대회 공식포스터에 제주의 세계7대경관선정 투표 독려 문구까지 넣어 제주를 지원했다.

2012 세계가정의학회 아.태 학술대회 홈페이지 화면에 제주 개최를 알리는 문구가 표기돼 있다. <헤드라인제주>

그러나 대한가정의학회의 노력과 기대와는 달리, 사업 추진은 지지부진했다.

대한가정의학회는 제주도와 전화통화를 통해 협약이 유효함을 확인하려 했으나, 담당자의 답변이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급기야 지난 10월 우근민 제주지사에게 "이 대회가 성공적으로 많은 해외 참가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제주도의 적극적인 후원과 지원을 요청 드린다"는 협조공문을 발송하기에 이르렀다.

더구나 행사 개최에 필요한 예산도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개최를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제주도 보건복지여성국은 지난 10월 '2012년 세계가정의학회 아태지역 회의' 지원금으로 1억원을 책정해 예산부서에 제출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2일 제288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예산심의에서도 이같은 문제가 불거졌다.

박주희 의원(국민참여당)은 제주도 보건복지여성국 소관 새해 예산안 심의에서 "7대경관에 선정돼 국내.외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데 국제적인 협약서 체결이 무용지물 되어 버리면 세계적으로 망신을 살 것"이라고 질타했다.

박주희 의원. <헤드라인제주>
박 의원은 "전임 도정에서 체결한 것이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며 "이런 식으로 신뢰가 깨지면 앞으로 여러 유수 학회나 협회가 제주와의 협약을 체결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그는 "뿐만 아니라 국제적 이미지에도 상당한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면서 "당장 내년 5월 개최 예정인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오정숙 국장은 "예산부서에도 필요성을 설명하고 1억원을 민간경상보조사업으로 신청했는데, 재정형편상 민간경상보조사업이 축소되다 보니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전임 도정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전임 도정에서 체결한 것이라고 해서 반영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며 "대회가 개최되지 않으면 도정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에 꼭 현금이 아니더라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헤드라인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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