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만 900억원 세입...도민세부담 연간 150억원 경감 전망
심각한 지방재정 위기에 몰려있던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만의 권한인 '세율조정권'을 통해 향후 5년간 6000억원대의 대형세원을 발굴해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일 대형세원인 여신전문금융업법 상의 시설대여업(캐피탈) 소유 자동차의 제주 등록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초 국내 대형 캐피탈과 업무협의를 추진한 결과 제주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온라인을 통해 자동차를 등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협의를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 시행키로 했다.
이 온라인 자동차 등록으로 내년에 905억원, 2013년 1120억원, 2013년 1120억원, 2014년 1336억원, 2015년 1478억원, 2016년 1507억원 등 향후 5년간 6346억원의 세입이 예상된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연간 가용재원이 2000억원에서 3000억원대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규모가 큰 '대형 세원'을 발굴해낸 것이다.
세율조정권은 취득세와 지역개발공채 두가지 차원에서 이뤄진다.
자동차 취득세의 경우 현행 7%에서 5%로 낮추고 지역개발공채는 현행 12%에서 5%로 파격적 인하를 한다는 방침이다.
세율조정권 행사를 통해 요율이 낮춰지면 전체적으로 연간 900억원에서 1500억원 정도의 세수 확충 효과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취득세의 경우 연간 670억-770억원, 자동차세 56억-430억원, 교육세 17억-129억원 등의 세입을 예상했다.
세외수입으로 저당권 설정 수수료로도 156억원에서 177억원의 수입을 예상했다. 공채 매각으로 매년 600억원에서 680억원의 세입이 늘 것으로 전망했다.
직접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상에서도 등록이 가능하게끔 세팅되면서 국내 자동차 등록시장이 제주로 몰리게 된다는 것이다. 제주도와 업무협의를 하고 있는 캐피탈 회사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반면 도민들의 경우 낮아진 취득세와 채권 매입액으로 취득세에서 62억원, 채권 매입액에서 85억원 등을 합해 연간 150억원 정도의 세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예상됐다.
즉, 제주도는 '큰 돈'을 벌고, 도민들은 세금을 줄어들게 되는 '1석2조'의 기대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이 대형세원의 발굴은 지난달 우근민 제주지사가 내년 예산안 제출에 즈음한 시정연설에서 "지방세율조정권을 활용한 캐피탈 차량 등록을 통해 연간 900억원 이상의 세수 증대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던 내용의 실체이기도 하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그동안 세정담당관실을 중심으로 해 '신세원발굴 TF팀'을 운영해오면서 인터넷으로 차량등록과 지방세 납부가 가능한 기업민원서비스 체제 구축했고, 국토부로부터 기업민원서비스 시범도로 추가 지정을 받으며 이번 세원발굴 작업을 해 왔다.
지금까지 부동산 등 고정세원이 열악해 지방재정 확충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제주도로서는 큰 돌파구를 찾게 됐다.
김부일 제주특별자치도 환경경제부지사는 "세율조정권을 활용하면 시설대여업쪽에서 큰 세입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동안 업무협의를 해오다 최종적으로 제도적 준비를 모두 마치고 시행하게 됐다"면서 "이 세원발굴은 제주의 재정상황을 봤을 때 실로 큰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방세율조정권'은 2006년 7월1일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제주특별법에 명시된 특례조항이다.
제주의 경우 자체적으로 세율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인데, 그동안 이 권한이 실제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묻혀오다 이번에 처음 행사하면서 큰 성과를 거두게 됐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