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만난 적도 없는데 평가를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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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만난 적도 없는데 평가를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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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능력평가 개선 불구, 학부모 '만남 기회' 부족 여전

교원의 교육활동에 대한 전문성을 진단하고, 그 결과에 따른 능력개발을 지원해 학교교육의 질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교원능력개발평가.

문항 과다, 익명성 보장에 대한 불안감, 정보부족으로 인한 응답의 어려움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면서 올해 대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평가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짙다.

특히 학부모와 교장.교감 간 '만남의 장'이 충분하지 못해 평가의 진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지난해보다 대폭 개선된 내용의 '2011 교원능력개발평가 기본계획'을 27일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올해는 대통령령에 의해 교원능력개발평가 시행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와 연계한 온라인시스템을 통해 온라인평가도 실시된다.

시.도자율 및 학교 자율권 부여가 확대됐고, 평가 부담을 덜기 위해 평가 문항 수가 축소됐다.

학부모 만족도의 경우 평가영역 중심의 종합만족도와, 평가요소 중심의 세부만족도 조사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해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문항이 줄어들고, NEIS시스템을 통해 익명성이 보장되는 등 개선된 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여전히 풀어야할 과제는 남아 있다.

학부모가 교장이나 교감을 평가하기에 앞서 그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하지 못하면서 교장.교감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평가에 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평가 문항 중 학부모 만족도 조사를 보면, 학부모는 △교장은 학생들의 특성과 요구를 반영해 학교 교육활동을 운영한다고 생각하나? △교장은 교사들의 수업방법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교장은 학교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 교사들을 적절하게 배치해 관리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교장은 학교시설물을 안전하고 쾌적하게 관리한다고 생각하나? 등의 질문을 답하게 된다.

또 교감에 대해서는, △교감은 학교교육에 대한 각종 건의 및 상담에 친절하게 응한다고 생각하나? △교감은 교사들의 교실수업 개선을 위해 관련 정보가 자료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교감은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교사들을 배치하고 복무를 관리한다고 생각하나? 등에 대한 만족조 조사에 응하게 된다.

교장과 교감이 학교교육계획, 교내장학, 교내인사 등에 대해 지니고 있는 생각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어야 제대로운 평가가 이뤄질 수 있는 문항들이 대부분이다.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학부모가 교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학부모 총회, 수업참관, 학부모상담주간, 학교행사 등이다. 교장과 교감은 극히 드물다.

이러한 기회마저도 열의가 있는 일부 학부모를 제외하고는 적극적으로 참석하지 않는다는 게 학교현장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자녀 둘을 초등학교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 장모 씨(39)는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사회생활로 바빠 교사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며 "그런데 이처럼 꼼꼼한 문항을 평가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교육청은 학부모의 만족도 조사가 교원들의 평가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생이나 동료교사의 평가는 엄격히 적용돼 연수를 보내는데 활용되지만, 학부모 평가는 그렇지 않다"며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교육계획이나 교내장학 등을 확인할 수 있어 크게 문제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교육청은 이날 오후 3시30분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설명회를 갖고 제주도내 교장, 교감, 담당교사 등에게 교원능력개발평가 기본계획을 설명할 예정이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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