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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반발...공청회 파행...도시계획조례, 왜 꼬였나

윤철수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6.06.15 17:25:00     

주민 집단항의 초래한 도시계획조례의 논란 쟁점
"전형적 탁상행정"..."공공하수관로 구축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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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계획조례 개정안 공청회에서 피켓 등을 들고 강력히 항의하는 시민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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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계획조례 개정안 공청회에서 피켓 등을 들고 강력히 항의하는 시민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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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계획조례 개정안 공청회에서 피켓 등을 들고 강력히 항의하는 시민들. ⓒ헤드라인제주
파격적 제도혁신인 것처럼 제시됐던 제주특별자치도의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이 읍.면지역 주민들의 거센 항의에 부딪혀 표류될 위기에 놓였다.

15일 오후 개최한 공청회는 파행으로 얼룩졌다. 공청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읍.면지역 주민들은 물론 건설단체, 공인중개사 등이 몰려와 피켓과 현수막을 내걸고 거세게 항의했고, 결국 제대로운 설명조차 하지 못한채 끝이났다.

그동안 제2공항 건설이나 강정 제주해군기지, 도시첨단과학단지 등 지역현안에 대한 주민들의 항의나 시위는 많았으나, 도정 정책방향에 대해 집단반발이 표출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무엇이 그토록 주민들을 분노하게 한 것일까.

사실 도시계획조례 공청회 파행은 예견됐던 일이었다. 조례개정 입법예고안이 공개된 후 읍.면지역 여론은 크게 들끓었다.

가장 큰 쟁점은 건축물 시설기준으로 그동안 동(洞) 지역에 한해 적용되던 공공하수도 관로 연결을 읍.면지역까지 확대해 적용한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도로너비 기준을 강화하는 문제다.

첫번째 쟁점은 앞으로 읍.면지역의 경우에도 공공하수관로 연결이 안돼 있으면 집도 못짓게 한다는 것이어서 주민들의 감정을 크게 자극했다.

지금까지는 동(洞) 지역에서만 공공하수관로에 반드시 연결하도록 하고 읍.면 지역에서는 자체적으로 개인하수처리시설(오수정화시설)을 하면 건축허가를 내줬다.

그러나 앞으로는 읍.면지역의 경우에도 자체 오수처리시설을 하더라도 공공하수관로 연결이 안돼 있으면 집을 지을 수 없도록 했다.

이같은 조례 개정은 취락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타운하우스'나 별장형 주택 등을 건설하는 난개발을 막으려는 조치로 풀이되나, 당장의 가장 큰 피해는 주민들이 받을 수밖에 없다.

현재 제주도 읍.면 지역별 공공하수관리 구축현황만 보더라도 지역별 편차가 크고, 시내권과 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의 경우 하수관로 구축정도가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문제는 투자자본을 갖고 사업에 나선 기업들의 경우 하수관로 연결비용을 부담해서라도 건축을 할 수 있겠지만, 지역주민들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데 있다. 주택건설 비용 뿐만 아니라 막대한 하수관로 연결비용까지 부담할 자신이 없으면 집도 짓지 말라는 얘기와 같기 때문이다.

공청회장에서 주민들의 성난 목소리는 바로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의 난개발은 눈을 감고 서민들의 생존권에는 등을 돌리는가", "대기업은 되고, 서민은 안되나", "공공하수관로 구축 후 단계별 시행하라" 등의 피켓구호는 이번 개정안의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그동안 각종 대규모 개발사업에는 상대적으로 관대한 허용을 해온 행정당국이 느닷없이 강력한 기준으로 건축행위를 제한하겠다고 밝힌 대한 '울분'이 컸다.

여기에 주민 재산권 행사와 직접적 관련이 있는 사안임에도 소통과정을 통한 충분한 공감대 형성없이 정책입안이 이뤄졌다는 점도 직접적 갈등의 한 원인이 됐다고 볼 수 있다.

제주자치도는 지속가능한 도시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녹지지역, 관리지역 등 기반시설이 미비한 지역에 소규모 산발적인 개발을 제한하고, 도로 등 기반시설이 부족한 녹지지역에 공동주택 무질서한 입지로 인한 생활불편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으나 '형평성'과 '과도한 규제'라고 주장하는 주민들을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난개발을 규제하겠다고 하는 것은 이해한다 하더라도, 현재의 공공하수관로를 기준으로 해 이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읍.면지역 주민들로 하여금 하수관로 설치비용을 전가시키는 것에 다름 없다.

개정되는 기준안이 제주도민 모두에게 공정하게 적용되기 위해서는 공공하수관로 구축이 먼저다. 그렇지 않을 경우 정책의 공정성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애꿎은 농어촌지역 주민들의 재산권만 제약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두번째 쟁점인 도로너비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개정안에서는 세대 규모별 도로 폭을 10세대 이상∼30세대 미만은 6m에서 8m 이상으로, 30세대 이상∼50세대 미만은 8m에서 10m 이상으로, 50세대 이상은 10m에서 12m 이상으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현재 농어촌지역에서 8m 이상 도로너비 확보가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 조례 개정안을 7~8월 중 제주도의회에 제출해 심의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지만, 도의회 내부에서도 개정안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크게 표출되면서 원만한 통과로 이어지기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현우범 의원은 "공무원들이 농어촌 현장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책상에 앉아 정책을 수립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사례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공공하수관로와 도로 너비 기준 강화 내용 등은 전면적 재조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학 의원도 "현재 읍.면지역 공공하수관리 구축이 지역간 편차가 큰데, 공공하수관로 연결을 의무화하면 열악한 지역만 큰 피해를 보게 됐다"면서 "난개발 취지는 이해한다 하더라도, 공공하수관로를 먼저 균형있게 구축하는 게 우선이다"고 강조했다.

결국 주민들과 소통 없는 정책입안자들의 일방향적인 '깜작 발표'가 실타래를 더욱 꼬이게 한 것이다. 항의에 밀려 정책을 수정한다 하더라도 도정의 체면은 크게 구겨지게 됐다.

지역주민들의 이례적 집단 반발, 공인중개사나 건설단체들의 시위 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정이 이 논란 쟁점에 대해 어떤 정책적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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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철수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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