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없는 제주들불축제, '새로운 구상' 계획도 무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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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없는 제주들불축제, '새로운 구상' 계획도 무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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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축제 열지 않고 진행하려던 사업 도의회서 전면 제동
프로그램 기획 2억원 등 전액 삭감...설상가상 '사면초가'
제주들불축제.
'오름 불놓기'가 폐지되는 제주들불축제와 관련한 내년 사업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새로운 축제' 구상계획도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제주시가 제주의 대표적 문화관광축제로 꼽히는 제주들불축제의 하이라이트였던 오름 불 놓기를 전면 폐지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불' 없는 축제의 대안 마련을 위한 내년 '새로운 구상' 계획도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도의회 설득에 실패하면서 내년 사업비가 전액 삭감됐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제주도의 내년 예산안 최종 계수조정 내역을 보면, 제주들불축제 관련 예산으로 편성됐던 새로운 축제 방향을 정하기 위한 '들불축제 프로그램 기획' 2억원과, 들불축제 광고료(공기관 위탁사업) 2000만원이 모두 잘려졌다.

관련 사업비를 전혀 확보하지 못하면서 내년 제주들불축제 관련 준비사업은 큰 차질을 빚게 됐다.

당초 제주시는 숙의형 원탁회의 결과를 수용해 제주들불축제를 '불' 없는 축제로 전면 개선하기로 하고, 내년에는 축제를 개최하지 않고, 새로운 개선방향을 마련하기 위한 기획 및 프로그램 구상에 집중한다는 게획이었다. 이를 통해 2025년부터 새로운 방식의 축제를 열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제주시의 이러한 결정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오름 불놓기'를 폐지하는 것은 곧 제주들불축제의 폐지나 다름 없고, 설령 '불' 없는 축제를 한다 하더라도 내년 축제를 열지 않기로 한 결정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불 놓기가 폐지되면서 '제주들불축제'라는 명칭도 무색하게 됐다는 지적도 많았다.

그럼에도 제주시는 내년 한해를 새로운 축제 준비기로 설정하고 제주의 생태적 가치에 부합하는 축제 프로그램 개발 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강병삼 시장은 "기획부터 축제 운영까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형태의 시민 주도의 축제로 탈바꿈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방법론에 있으서는 공직 내부에서도 엇박자가 이어졌다. 담당부서에서는 '제주들불축제 새로운 콘텐츠 개발 및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을 통해 새로운 축제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검토하자, 강 시장은 시민들의 의견을 들으며 자체적으로 마련해 나간다는 기본 입장을 밝혔다.

반면, 도의회 반응은 싸늘했다. 오름 불놓기 폐지와, 내년에 축제를 개최하지 않기로 한 결정이 성급했다는 지적하는 의원들에게 '새로운 축제 구상'을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내년 예산안에서 '제주들불축제'라는 단어는 완전히 사라졌다. 제주시의 결정에 대해 여전히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설상가상 예산까지 전액 삭감되면서, 사면초가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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