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공원에 대단위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 제주시 오등봉 민간특례사업이 인허가 막바지 단계에서 민간사업자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는 등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오등봉공원 내에서 발생하는 하수의 처리 방식 문제 때문이다. 

제주도 상하수도본부가 자체 하수처리시설을 요구하자, 사업자측은 "사전 협의내용과 다르다"고 맞서고 있다.

오등봉 민간특례사업은 제주시와 호반건설 컨소시엄이 공동 사업시행자로 돼 있다. 

2025년까지 사업비 약 8100억원을 투자해서 전체 공원면적 76만 4863㎡ 중 70% 이상은 공원시설로 지정해 제주시에 기부채납하고, 나머지 12.4%인 9만 5426㎡ 면적을 비공원지역으로 지정해 총 1429세대 규모의 대단위 아파트 단지(지하 3층, 지상 14층 규모)를 건설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이곳에서 하루 하수 발생량은 공원시설 구역을 포함해 약 1870톤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제주도의회 환경영향평가협의내용 동의를 비롯해 각종 심의절차를 마무리하면서 최종 사업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막바지 하수처리 방식을 놓고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상하수도본부는 사업 계획 승인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체 정화 처리시설을 설치해 하수를 처리하라고 요구했다. 제주도의회 환경영향평가 동의안에서도 제주하수처리장 증설공사가 늦어질 상황에 대비해 자체 하수처리시설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반면, 사업자측은 "사전에 협의됐던 내용을 뒤집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사업자측은 "도의회나 실시계획 인가에서는 제주하수처리장 증설공사가 마무리되면 공공하수 연결을 하도록 하되, 증설사업이 늦어질 상황에 대비해 자체처리시설을 하도록 한 것"이라며 "그런데 제주하수처리장 준공시점은 2025년 12월31일이고, 오등봉 공원 준공시점은 이 일정을 감안해 2026년 12월로 연기했기 때문에 자체처리시설 갖출 이유는 없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공공하수 연결은 이미 협의된 사안이고, 오등봉공원의 준공시점은 제주하수처리장 증설공사 마무리 시점보다 1년이 늦기 때문에 굳이 자체처리시설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하수도본부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자체처리시설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공동사업시행자인 제주시 당국은 이에 대해 공식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업자측은 "공공하수연결 문제 때문에 사업승인이 늦어져 분양시기를 놓쳐 버릴 경우 사업에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면서 이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지 못할 경우 심각한 상황이 빚어질 수 있음을 지적했다.

한편, 화북상업지역 주상복합의 경우 하루 하수 발생량이 843톤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중 10%(85.6톤)는 중수처리하고, 나머지(757.4톤)는 제주하수처리장에 연계해 처리하는 것으로 협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헤드라인제주>

홍창빈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