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민주주의마저 무시...제2공항 강행 막아낼 것"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됐던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이 2019년에 이어 4년 만에 다시 열린다. 올해 평화대행진은 건설과정에서 국가폭력이 확인된 제주해군기지 앞을 출발해 제주 제2공항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서귀포시 성산읍을 거쳐 제주시까지 구간에서 진행된다.
제주생명평화대행진 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고권일)는 3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2023년 제주생명평화대행진 개최에 따른 기자회견을 열고 "도민결정권을 묵살하고 있는 제2공항 강행을 막아내기 위해 이 길을 걸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직위는 "'구럼비'의 자취가 사라져 버린 강정에서, 그리고 공동체를 파괴하며 공군기지를 만들겠다는 권력의 은밀한 욕망이 스미는 성산에서, 난개발로 환경파괴로 신음하는 제주 곳곳에서 전쟁이 아닌 평화를 기원하고, 파괴가 아닌 생명과 생태를 염원하는 발걸음을 다시금 시작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해군기지는 여전히 제주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며 "국가는 해군기지를 민군복합항으로 포장하며, 반대하는 주민들과 활동가들에 대해 대대적인 탄압과 인권침해를 가했다. 하지만 크루즈선은 보이지 않고 수시로 핵잠수함과 군함이 드나들며 전쟁위기를 고조시키는 게 지금 제주해군기지의 실체"라고 성토했다.
조직위는 "제2공항 또한 제주해군기지와 다를 바 없이 폭력적으로 강행되고 있다"며 "이미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합의로 이뤄진 공론조사에 준하는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다수 도민들은 제2공항 반대를 선택했다. 하지만 정작 이를 존중하겠다던 국토부는 약속을 뒤집고 도민결정을 묵살했다"고 비판했다.
또 "도민들은 국도부의 일방통행에 분노하면서도 주민투표 실시로 오랜 갈등을 매듭짓자고 제안했다"며 "하지만 이마저도 도민의 대표인 제주도지사는 거부했다. 최소한의 민주주의마저 무시하는 제2공항 강행은 제주해군기지 건설과정의 폭력과 다르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어 "하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역사의 정의를 믿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다시 걸어갈 그 길이 2023제주생명평화대행진"이라고 천명했다.
조직위는 "도민결정권을 묵살하고 있는 제2공항 강행을 막아내기 위해 우리는 이 길을 걷는다"라며 "수많은 난개발에 신음하는 제주 곳곳의 생명들과 함께, 평화를 염원하는 시민들과 함께, 환경과 생태의 가치와 공동체의 소중함을 지기고자 하는 모두와 함께 끓어오르는 아스팔트 위에서 굵은 땀방울로 평화와 생명을 되새기며 이 길을 걷는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의 평화는 결코 군사기지로는 지켜지지 않는다. 전쟁을 준비하는 제주해군기지가 있는 한 제주는 평화의 섬이라고 할 수 없다"며 "제주의 지속가능성, 지켜내야 할 환경과 생태는 제2공항과 공존할 수 없다. 제2공항을 추진하는 제주는 생명의 섬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평화대행진은 '다시 평화야, 고치글라!'를 주제로 오는 8월 23일부터 26일까지 3박 4일 동안 강정 해군기지에서 출발해 성산을 거쳐 제주시까지 진행된다.
마지막 날인 26일 오후 6시에는 제주시청 앞에서 평화문화제가 진행된다.
참가신청은 온라인(https://bit.ly/2023대행진참가신청)을 통해 가능하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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