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짐짝이냐?, 사과해라"...고희범 시장, '의원님께' 사과
삼나무숲길 비자림로 확장공사와 관련해 안창남 의원의 발언을 규탄하는 시민들의 피켓시위가 이어지던 중 제주시청 고위공직자들이 이를 과도하게 가로막는 과정에서 막말 논란까지 불거졌다.
이날 상황은 오전 9시55분쯤, 행정사무감사를 위해 환경도시위원회 의원들이 탑승한 도의회 버스가 시청 정문을 들어서는 순간 발생했다.
시청 정문 앞에서 "환경수용성 무시한 도로확장계획 전면 철회하라", "오버투어리즘 난개발 부추긴 안창남 의원은 비자림로 교통사고 내역 공개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던 시민들이 도의회 버스 앞으로 몰려들었다.
의원들이 버스에서 내리자 시민들은 구호를 외치며 안창남 의원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강도훈 자치행정국장이 화가 난 듯 "이 사람들 내쳐!"라고 소리치며 이들을 막아서 상황은 크게 악화됐다.
시민들은 "우리가 짐짝이냐? 사과하세요"라며 강 국장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그러자 강 국장은 "나가라고 하니 안나가니 그런거 아니냐"며 고함을 치며 응수해, 한 시민과 거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청원경찰 등은 이들이 현관 안으로 들어서지 못하게 막아서면서 돌발적 몸싸움도 이어졌다.
피켓시위에 나섰던 한 시민은 "오늘 비자림로 공사와 관련해 의원의 기본적 소양이 없다고 생각해서 피켓시위를 벌였는데, 공무원들이 시민들을 막아서며 의원들을 보호하는 모습이 너무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 사람들 내쳐"라는 발언에 사과하라는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오전 10시가 조금 지난 후 행정사무감사는 시작됐다.
고희범 시장은 업무보고 인사말에서 "아까 저희들이 제대로 준비를 못해 소란이 있었음을 양해 바란다"면서 피켓시위가 벌어지게 된데 대해 의원들에게 사과를 했다.
한편 안창남 의원은 지난 18일 제주도 도시건설국 상대 행정사무감사에서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공사 구간은 사고 위험이 커 도로 확장이 필요한 곳”이라며 “현장을 2번 다녀왔는데 삼나무를 베어낸 자리에서 오름을 보니 오히려 조망권이 좋아졌다"고 발언해 논란을 샀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