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 제주지사가 5일 6.4지방선거 제주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밝힌 입장은 중진차출론으로 급부상한 원희룡 전 의원에 대한 선제적 견제수로 볼 수 있다.

우 지사는 이날 제주국제자유도시와 제주특별자치도 완성을 명분으로 해 민선 제주도지사 5번째 도전에 나설 것을 공식화했다.

이날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원희룡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과 관련한 입장이다.

원 전 의원의 출마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과 더불어, 중앙당 일각에서는 전략공천 내지 100% 여론조사 방식의 경선을 검토 중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대해 우 지사는 '상향식 공천' 원칙이란 강한 배수진을 쳤다.

우 지사는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이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에서 기초선거 공천폐지로 인해 두 정당이 통합되고 있고,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공천폐지) 공약실천 약속을 대신하는 의미에서 '상향식 공천'을 한다는 대원칙이 제시됐다"면서 "(질문전략공천이나 여론조사 경선 등에 대한 기자의 질문)과 같은 현상을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만약 상향식 공천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변경되더라도 경선은 완주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경선은 당헌.당규에 따른 방침(상향식 공천)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지금 질문하신 것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 가정하에서는 답하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원희룡 전 의원의 전략공천설에 대한 입장을 재차 묻자, 우 지사는 "그런 것이 이뤄지기는 상당히 희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행 새누리당의 당헌.당규에 따른 국민참여경선 방식의 상향식 공천이 절대적으로 보장돼야 함을 강조하면서, 이외의 '룰'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점을 천명한 것이다.

이는 상향식 공천 외의 방법은 수용할 뜻이 전혀 없음을 확고히 한 것으로, 역으로 현행 경선 룰이 깨지면 중대결심을 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풀이된다.

경선 룰과 관련해서는 새누리당 제주도당도 전날 중앙당이 제주를 '우선 추천지역'으로 포함시켜 전략공천 내지 여론조사 경선방식으로 원 전 의원을 추천할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오자 이를 강력히 반대하는 입장의 의견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인 홍문종 사무총장은 5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번 선거에 전략 공천은 없다"며 "오픈 프라이머리를 최대한도로 도입해 신망을 얻는 후보를 선출하겠다. 전날 심야회의를 거쳤지만 대한민국 어디서도 전략공천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략공천 카드는 접는다 하더라도, 원 전 의원이 출마결심을 굳힐 경우 여론조사 경선방식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은 커 보인다.

새누리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후보경선은 당원과 국민참여 선거인단이 각각 50%씩 참여하는 방식으로 하게 된다.

당원은 대의원 20%와 당원 30%, 국민선거인단에서는 일반 국민 30%, 여론조사 20%의 룰이 적용된다.

전국적 인지도는 높으나 지역 조직력은 경쟁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원 의원 입장에서 희망하는 최상의 경선 룰은 '100% 여론조사'로 볼 수 있다.

이에따라 원 전 의원이 출마한다면 '여론조사'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선룰을 변경하는 수정 타협안이 제시될 가능성은 매우 큰 실정이다.

우 지사가 이날 '상향식 공천' 외에는 타협의 여지가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천명하면서, 경선 룰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한차례 후폭풍이 예상된다. 

우 지사는 "원희룡 전 의원은 대한민국을 위해서 큰 일을 할 사람이라 생각하고 기대를 많이 한다. 젊고 정의를, 바르게 더 크셔야 할 분이기 때문에 좋은 선택을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며 원 전 의원에 대해서는 우회적인 '압박'을 가했다.

출마하려거든 '상향식 공천' 룰을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이날 우 지사가 서둘러 출마기자회견을 한 것은 원 전 의원의 출마선언에 앞선 선제적 포석 의미와 함께, 그리고 '상향식 공천' 외에는 수용할 수 없음을 공식화하는 계산이 깔려있다고 할 수 있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윤철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