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해군기지 기본협약서, "2부 이중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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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해군기지 기본협약서, "2부 이중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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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제주도-국방부-국토부 체결 'MOU' 명칭, "2중 눈속임"
제주도 발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국방부 "제주해군기지"

속보=지난 2009년 4월27일 국방부장관과 국토해양부장관, 그리고 제주특별자치도지사 3명의 서명으로 체결한 제주해군기지 관련 기본협약서의 제목이 '이중'으로 작성돼 서로 다른 제목의 내용을 기관별 보관하고 있던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이같은 사실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주해군기지 소위원회(위원장 권경석, 한나라당)가 6일 오전 10시 제주도청 2층 회의실에서 제주특별자치도로부터 업무현황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확인됐다.

당시 MOU 체결은 이상희 국방부장관,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 김태환 제주특별자치도지사 3명의 서명으로 이뤄졌다.

'제주해군기지'라는 단어는 없고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라는 타이틀이 붙여진 기본협약서의 내용. 이 협약서가 제주도민에게 공개된 내용이다. <헤드라인제주>
'제주해군기지'라는 단어가 먼저 들어가 있는 기본협약서의 내용. <헤드라인제주>
제목이 상이한 2개의 기본협약서. <헤드라인제주>
제주특별자치도는 당시 제주 언론 브리핑을 통해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과 관련한 기본협약서'란 제목의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해군기지'라는 말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런데 이날 공개된 내용은 국방부에서 당시 같은 날 체결했다는 같은 내용의 협약서다. 이 협약서의 제목은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과 관련한 기본협약서'다.

제주도가 발표했던 협약서의 제목과 국방부가 보관하고 있던 협약서의 제목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국방부가 갖고 있던 협약서에서는 '제주해군기지'라는 단어가 먼저 들어가고 괄호해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라고 표기함으로써 전적으로 이 협약의 체결 이유가 제주해군기지를 건설하기 위함임을 보여줬다.

특이한 것은 제목이 서로 다른데, 서명자에는 3명의 똑같은 서명이 들어있다는 것이다. 서명자 3명이 처음부터  '깊은 생각'을 갖고 제목을 달리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 기본협약서는 제주해군기지 사업의 흐름에 있어 종전 '제주해군기지'의 개념에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의 개념으로 전환시킨 결정적 계기였다.

협약서를 통해 정부는 해군기지가 아니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을 건설한다는 논리로 전환했다.

협약서는 제주에 추진 중인 제주해군기지를 최대 15만톤 규모의 크루즈 선박 2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으로 건설하고, 이와 관련된 지역발전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국방부장관, 국토해양부장관, 그리고 제주도지사간에 상호 이행해 나갈 사항들을 협약해 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목적이나, 지역발전사업 지원, 지원협의체 구성.운영, 크루즈항 시설, 알뜨르비행장 부지의 사용, 보상, 지역건설업체 참여, 편의시설의 사용.운영 및 주민 우선고용 등 제목 이외의 내용은 2장 모두 동일하다.

그럼에도 제목에서는 왜 2가지 명칭으로 해 작성됐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우 지사 "당시 과장으로부터 진술들은 결과, 국방부와 '이견'...결국 중재식으로 작성"

이날 국회 소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김성회 의원(한나라당)은 "국방부에서 가지고 있는 기본협약서 보면 제목이 '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 관련한 기본 협약서'라고 돼 있다"며 "행안부에서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 관련 기본협약서'라고 돼 있다. 물어보니 당시 서로 이견이 있었다고 했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우근민 제주지사는 "기본협약서 체결당시 과장(자치행정과장)으로부터 진술을 들었다"며 "(진술된 내용을 낭독해 보면) 그 공무원에 따르면, MOU 체결엔 상호 인식 같이 했으나, 그 안에서 국방부와 제주도 간 많은 의견 차이가 발생해 관련 기관 회의, 국무총리실 중재, 기관 방문 등 1년 여에 걸쳐 문구 하나하나에 협의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우 지사는 "명칭이 다른 이유는 국방부에선 해군기지 명칭 사용을 주장했고, 제주도에선 국무총리실에서 발표한 민군복합 항 사용을 주장하면서 생긴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우 지사는 "당시 제주지역 여론 상 해군기지 명칭 사용은 사업추진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고 주장해 합의가 어려운 상태였는데, 국무총리실에서는 국방부와 도의 상호 입장을 존중하고, 사업 이념이 훼손되지 않는 선에 서 중재해 현재와 같은 명칭으로 MOU를 체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기호 "제목 다른 두곳에 전임 지사가 서명했는데, 유효한가?"

한기호 의원(한나라당)은 "전임 지사가 제목 다른 두곳에 서명했는데 이것은 유효한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해군 입장에서는 해군기지를 짓지 않느다면 뭐하러 이 행위를 하겠나"라며 "해군기지 속에 포함된게 크루즈 기항지이므로 그래서 지사도 두 군데에 서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민간항이냐, 해군기지냐 두 가지를 논의하고 있는데, 명확히 해야 할 것은 처음부터 해군은 해군기지 만든다고 한거다. 확정되지 않은 부분은 해군기지냐, 민항이냐 이것인데 이는 정리하면 된다"며 "MOU 맺을 때도 이런 맥락에서 발전적인 차원의 MOU를 맺은 것"이라고 말했다.

우 지사는 "해군에서 생각하는 그 문서를 작성할때 해군기지(관광미항), 제주도가 한 관광미항을 주장한다면 다툼이 많아진다"면서 "어쨌든 민군복합항으로 돼 있기 때문에 항만법에 의해 이것을 같이 중복 지정을 하는 방법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승용 의원 "한부 작성하는게 상식"...우 지사 "당시 사인하지 말았어야"

주승용 의원(민주당)은 "처음부터 출발이 잘못됐다. 상식적으로 기본 협약서는 한 부밖에 없어야 한다"면서 이번 '이중 작성' 파문의 문제를 꼬집었다.

그는 "총리실에서도 정책조정회의에서 민군복합항으로 결정했기 때문에 이게 맞다"며 "이걸 이끌어 내기 까지의 국방부와 제주도 간 이견이 있어서 총리실서 조정했고, 그런데 결국 사인했다"고 말한 후, "이는 국방부가 나중에 책임 회피 위해서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당시 총리실이나 제주도에선 민군복합항으로 알고 있었다"며 "관광미항을 하는 것으로 협약했는데, 지금와서 보니 해군기지 비중이 크다"고 지적했다.

우 지사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라고 이렇게 돼 있기 때문에 해군도 상식적으로 그렇게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지금 그대로 해군기지라고 한다면 그것은 엄청난 차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안에는 사인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즉, 우 지사는 당시 '해군기지'라는 명칭이 붙은 협약서에 사인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것이다.

마무리발언에서 우 지사는 "기본협약서가 두개로 나타났는데 제주사회가 소용돌이 칠 수 있을 것 같다는 불안감 갖고 있다"는 말로 이번 문제의 파장이 클 것을 시사했다.

문대림 의장도 "MOU의 이중 작성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며 "도민들에게 알 권리 충족시켜주고 책임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날 드러난 '이중 협약서 작성'은 제목이 다른 두가지 내용에 대해 서명해 각기 다른 제목의 내용을 보관해 오고 있었다는 사실 자체 뿐만 아니라, 당시 제주도당국이 이러한 사실을 숨긴채 제주도민들에게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란 사실만 공개하면서 도덕적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발표내용을 두고 "대도민 사기극"이라는 말까지 나오면서, 이번 '이중 서명' 파문은 해군기지 문제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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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인 2011-09-06 19:20:44 | 14.***.***.110
혐약서 자체가 대국민 사기극이다. 직시 백지화 해야 한다.
구럼비를 살려내라.구럼비는 울고 있다.

후련하다 2011-09-06 14:59:18 | 112.***.***.11
헐~~~ 지금 당장 공사부터 중단해야 하는거 아녀여?

제주인 2011-09-06 13:37:14 | 117.***.***.82
실상은 해군기지임에도 국무총리실과 제주도정이 공모하여 대도민 사기극을 펼쳤구먼... 나쁜 놈들, 그래 놓고 육지경찰 투입해서 강정주민들을 무차별 진압하냐?

속보의시대 2011-09-06 12:49:40 | 211.***.***.153
헤드라인제주의 빠른입수에 감탄 ㅡ혹 사전에 몰래 문건입수하셔서 스탠바이한검 아니죠!

jejuin 2011-09-06 11:35:11 | 210.***.***.214
결국은......
그런 것이었던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