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논란, 도의원들도 정색..."왜 답 정해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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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논란, 도의원들도 정색..."왜 답 정해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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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도입모형 구상안에 우려 목소리 분출
"기관통합형, 큰 갈등 일으킬 것...답을 미리 갖고 용역 하나?"
道 "다른 시.도 기관대립형이지만, 제주는 제주형으로 해보자는 것"
14일 진행된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업무보고. ⓒ헤드라인제주
14일 진행된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업무보고. ⓒ헤드라인제주

제주특별자치도가 민선 8기 제주도정 핵심 공약 가운데 하나인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위한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과 관련해, 제주도의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게 분출됐다.

도민들의 자치권 향상을 위해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기초의원만 선출한 후 의원 중에서 자치단체장을 선출하는 '기관통합형'을 제주형으로 추진하는 것을 염두에 둔 논의 진행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크게 표출됐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강철남)는 제407회 임시회 나흘째인 14일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 등을 대상으로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민선 8기 오영훈 도정의 핵심공약으로 제시된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과 관련한 질의가 쏟아졌다.

국민의힘 양용만 의원(한림읍)은 "지난 7일 한림항 선박화재가 있었는데, 지금도 매듭 지어지지 않고 있다. 제 느낌으로 방치되고 있는 것인데, 과거 4개 시.군 체제였으면 가능했겠느냐"며 "기초단체 폐지로 인해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읍.면 지역은 소외감을 넘어 '이래도 되는가' 느낄 정도"라며 "오영훈 지사가 구상하고 있는 제주형 기초자치단체는 어떤 방법으로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승배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지사님 당선 후, 취임 후 여러가지 논의나 핵심적인 부분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이 기사화 된 것은 사실이나, 기초단체 도입은 도민 수용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어차피 결정 과정에는 주민투표라는, 주민들의 자기결정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가지 모형이나 형태들에 대해서는 공론화 과정을 상당히 거칠 필요가 있다"며 "용역도 계획하고 있지만, 도민들의 집단지성에 의한 모형이 도출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같은당 이정엽 의원(대륜동)은 "2006년부터 16년간 특별자치도 나아진 게 무엇이 있느냐. 도민 대상 행정서비스의 질이 저하됐다"며 "도민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준비 잘해야 한다. 기초의회를 부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국장은 "전국 지자체 형태는 단일한 기관의 대립형으로, 제주형이란 말은 특별자치도에 걸맞는 기관 형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며 "기관 형태를 어떻게 할지, 자치단체의 모형을 어떻게 할지...(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국장의 설명은 다른 시.도 처럼 시장과 기초의원을 별도로 선출하는 방식으로 기초단체와 기초의회를 두는 '기관대립형'보다는 제주만의 특화된 형태로 갈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기관통합형'으로 사실상 설명된다.

김 국장은 이어 "기초의회 부활 비롯해 5~6개 행정구역 조정, 완전히 예전 4개구역으로 나눌지 등 모든 안들을 테이블에 올릴 것"이라며 "이번에 도민 참여단이라는 것 구성해 300명, 15개월 동안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행정구역 5~6개 구상은 오영훈 지사가 이미 언급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하성용 의원(안덕면)은 "용역비를 15억원을 들여 할 필요가 있는지, 주민참여단의 목적은 무엇인지 의문"이라며 "지역구 조정과, 5~6개 시로 분리하는 방안들은 누가 결정하는지, 기초자치단체를 부활할지 말지 투표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 국장은 "중앙정부 절충에 중점 두고있는 공약인 만큼 반드시 통과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도의회만 동의하면 기관 형태는 해결되고, 모형은 행정안전부 승인을 거쳐 주민투표로 결정하게 된다"고 답했다.

이어 "2024년 주민투표는 구역을 어떻게 할지 최종결정하는 것"이라며 "용역 등 통해 모형 등을 2~3가지로 좁히면 그것을 주민투표로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한권 의원(일도1동.이도1동.건입동)은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 여부, 방향에 대해 의원들도 고민 많다"며 "기관 구성, 과정에서 도민사회 의견 어떻게 모아갈건지, 청사 문제, 공무원 인력 증가 따른 재정 문제 등 산 넘어 산"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중요한 건 과정이다.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들의 몫"이라며 "2006년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기초자치단체 부활 논의했는데 오늘날까지 소모적 논의뿐이다. 이번에 그 어느때보다 신중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도의 자치권, 재정권 부여, 삶의 질 향상이 특별자치도 도입 취지"라며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의 취지는 무엇이며, 어떻게 정부를 설득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할 수 있는 자료 만들고 정부에 이런 데이터를 근거로 '이렇다'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정부 설득과 함께 가장 큰 과제는 도민사회 의견 수렴"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 국장은 "행정체제 모형이나 구역을 어떻게 설정할것인가, 지금 광역체제로 제주도가 운영되는데 서비스 질 저하 등 대두되고 있다"며 "꼭 5~6개가 아니라 정말 현 체제가 좋다고 하면 그렇게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정부를 설득하기 위한 논리 부족해 발목이 잡혔는데, 정부를 설득하기 위해 주민참여단이 필요하다"며 "도민들이 원한다는 결론을 내고 그 결론을 가지고 주민투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동수 의원(이도2동을, 민주당)은 "기관통합형과 기관대립형 가운데 통합형에 대한 의견이 우세한데 도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나. 엄청난 도민 갈등 일으킬 것이다. 마치 행정에서 연구용역과 행개위에 미리 가이드를 주는 느낌"이라며 "주민참여단을 용납하고 이해하기 어려워, 의원들 대부분 반대할 것이다. 빨리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차분히 결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길호 의원(조천읍, 민주당)도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에 대해 제주도가 답을 미리 갖고 가는 것 같다"며 "연구용역이나 행개위의 결정은 확실하지 않지만, 행정은 미리 결정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현 의원은 "속도를 내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제주형'이라는 말에 기관통합형이 들어있다"며 "(행정체제 개편에 대한)피로도만 반복되는데, 지금 기관통합형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강철남 위원장(연동을, 민주당)은 "제주형 기초단체 도입 로드맵 수립에 대해 모든 것을 언론을 보고 알았다. 한번이라도 의회를 찾아온 적 있느냐"라며 "의회는 배제하고 이뤄지나"라고 꼬집었다.

강 위원장은 "제주도 스스로 내부적으로 치열하게 토론해야 한다. 4.3특별법 개정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중앙정부와 도민 설득하는데 20년이 걸렸다"며 "도민들은 자기 손으로 시장과 군수를 뽑고 싶어한다. 정말 많은 고민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 국장은 "8월에 행정체제개편위원회가 구성되면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것"이라며 "실행 부분은 언제가 될 지 정확히 모르지만, 구체화해서 보고드리겠다. 그동안 의회에 보고하지 못한 것은 죄송하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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