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불안' 제주서초 등굣길...스쿨존 신호위반.불법정차, 안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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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불안' 제주서초 등굣길...스쿨존 신호위반.불법정차, 안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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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소한 도로에 차량 '꽉꽉'...'통행금지' 화물차도 버젓이 통행
길 건너는 학생들에 도리어 호통..."사고날까 두려워"
ⓒ헤드라인제주
10일 오전 8시 30분 제주시 용담2동에 위치한 제주서초등학교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차량들이 횡단보도로 보행자가 걷고 있는 데도 바로 앞에서 차량을 멈추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시 용담2동에 위치한 제주서초등학교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에서 불법 주.정차하는 차량들과 신호 및 속도 위반하는 차량들이 끊이질 않으면서 통학하는 학생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취재진이 살펴본 10일 오전 8시 30분부터 9시까지 30분 동안에도 속도 위반을 하는 차량들을 비롯해, 통행제한 트럭, 학생이 근처에 있음에도 클락션을 울리는 차량들이 수시로 목격됐다.

제주서초 스쿨존은 왕복 2차선 도로인 '용담로'에 총 300m 구간으로 지정돼 있다. 학교를 마주보고 좌측으로 200m, 우측으로 100m가 정확한 스쿨존 구간이며, 이 구간에 총 3개의 횡단보도와 1개의 신호등이 설치돼 있다.

스쿨존 정중앙 도로에는 '용담로 7길'로 이어지는 왕복 2차선 도로가 나 있고 이곳에 짧은 횡단보도가 하나 있다. 그리고 용담로 7길을 끼고 제주사대부설고등학교와 제주사대부설중학교가 나란히 위치해 있다. 용담로 7길의 끝은 다시 용담해안도로로 이어지며 이 구간은 제주올레길17코스(서해안로)로 연결된다.

즉, 제주서초 스쿨존 300m 구간과 이 구간의 중앙에서 이어지는 용담로 7길은 3개교 대부분의 학생들이 통행하는 곳이다. 또 올레길을 걷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지나다니는 길이기도 하다.

그런데 '어린이보호구역'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해당 구역에서는 자칫 교통사고로 이어질만한 위험천만한 상황이 끊임없이 목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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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로 7길에서 용담로로 이어지는 삼거리. 좌회전을 하기 위해 차량들이 횡단보도의 정지선을 무시한 채 앞차의 꼬리를 물며 끼어들기를 시도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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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초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차량들. 30분 가량 현장을 살펴본 결과 횡단보도의 정지선을 지키는 차량은 거의 전무했다. ⓒ헤드라인제주

용담로 7길에서 용담로로 진입하기 위해 좌회전하려는 차량들은 신호등이 없는 탓에 무분별하게 끼어들기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교통혼잡이 벌어졌고 차량들은 바로 옆에 학생들이 있어도 클락션을 울렸다. 

좌회전 구간 바로 앞에는 횡단보도가 있었지만 정지선을 지키는 차량은 볼 수 없었다. 차량들은 용담로로 빠르게 진입하기 위해 횡단보도 위에서 대기했다. 

또 이 지역은 학생들이 등.하교를 하는 지역이면서 주거지도 밀집해 있으나, 도로는 협소해 대형차량 통행 시 사고 우려가 높아 지난 2017년 4.5톤 이상 트럭들의 통행을 제한하도록 했다.

특히, 오전 8시부터 9시와 오후 1시30분부터 3시30분까지 등.하교 시간대 4.5톤 이상 화물차.건설기계 등에 대한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한듯 여러 대의 4.5톤 트럭들이 무분별하게 이 구역을 지나다녔다. 트럭들은 통행하는 학생들의 시야를 가로막는 것은 물론, 무리해서 도로 진입을 시도하다 보니 교통정체도 순식간에 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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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행이 제한된 구역을 버젓이 지나다니는 4.5톤 트럭.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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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초 앞에 설치된 통행제한 알림판과 어린이보호구역임을 알리는 표지판.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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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초에서 채 50m도 떨어지지 않은 사대부설고 앞 도로. 이 곳 역시 어린이보호구역이지만 불법 주.정차하는 차량이 수시로 목격됐다. ⓒ헤드라인제주

신호와 속도 규정을 지키는 차량도 거의 볼 수가 없었다. 스쿨존 구간 내에는 1개의 신호등이 있었는데, 빨간불이 켜져도 지나가는 사람이 없으면 대부분의 차량들은 그냥 주행했다. 30km 속도 제한을 지키는 차량 또한 볼 수가 없었다.

심지어 왕복 2차선 도로지만 인근 편의점에 들리기 위해 급정거를 하고 도로 한복판에 정차하는 차량도 있었다. 순식간에 도로는 1차선 도로가 됐고 뒤의 차량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역주행을 했다. 

등교를 하던 ㄹ군(11)은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해도 차들이 멈춰주질 않는다. 언제 건너야할지 몰라서 당황하고 있었는데 옆에 아주머니가 도와주셔서 겨우 길을 건널 수 있었다"며 "아침마다 매일 반복되는 일이다. 사고가 날 것 같아서 많이 무섭다"고 설명했다.

또 ㅁ군(11)은 "길을 건너다 휴대폰을 떨어뜨려서 뒤돌아보다가 사고가 날뻔 했다. 그런데 운전하는 아저씨는 오히려 빨리 안건난다고 소리쳤다"고 하소연했다.

매일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스쿨존에서 ㄱ초등학교 학생들의 등.하교를 도와주는 시니어클럽 회원 ㅂ씨(66)는 "2명이서 이 구간을 관리하니 아무래도 신경써야 할 것이 많다. 특히 아침에 차량정체가 심할 땐 학생들이 당황해하는 모습이 역력히 보여 잔뜩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좌회전 신호등 하나만 있어도 상황이 많이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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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초 앞 횡단보도. 차량이 학생이 횡단보도를 건너는 데도 바로 앞에서 멈추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9월 1일 제주경찰청은 2학기 전면등교 시행 등으로 도내 유치원 및 초등학교의 등교가 확대되고 있음에 따라 어린이 보호구역 및 통학로 안전확보를 위해 등.하굣길 교통경찰관을 배치하는 등 안전활동을 강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따라 제주경찰청은 등.하교 시간대에 도내 초등학교 스쿨존 24개소에 교통경찰관을 집중 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등교 시간대(오전 8시부터 9시)에는 통학하는 어린이 대상 교통안전 지도 및 교통정리 활동 등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교통경찰관은 해당 시간 스쿨존 근처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제주경찰청은 관계자는 "지난 9월부터 신학기를 맞아 제주시내 초교 24곳에 교통경찰을 배치했었고 제주서초도 포함됐었다"면서 "하지만 10월 6일 의무경찰 방범순찰대가 폐지되면서 관련 대원들이 전부 빠졌고 인력이 부족해 제주서초를 교통경찰 배치 지역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11개 초교에만 교통경찰을 배치하고 있지만 녹색어머니회, 각 학교 학부모회랑 지속적으로 논의하면서 위험지역을 꾸준히 살피고 있다"며 "다음주 월요일쯤 유관기관들 만나 스쿨존 사고위험에 관한 대책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발생한 어린이 교통사고는 각각 250건, 287건, 223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상을 입은 어린이는 313명, 380명, 233명이다.

특히, 스쿨존에서 17건, 18건 ,13건의 사고가 발생했으며, 각각 18명, 18명, 13명의 어린이가 부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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