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우 주교 "제주 지역사회 갈등 해결, 소통에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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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우 주교 "제주 지역사회 갈등 해결, 소통에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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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제주교구장 취임 인터뷰..."현실 경청, 갈등해결 첫번째 작업"
"제주도민 아픔 잊지 않고, 쇄신하는 천주교 공동체 될 것"
신임 천주교 제주교구장 문창우 주교. ⓒ헤드라인제주
신임 천주교 제주교구장 문창우 주교. ⓒ헤드라인제주

22일 제5대 천주교 제주교구장으로 취임한 문창우 비오 주교가 제주 지역사회 갈등 해결을 위해 천주교 안팎의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제주의 현실을 경청하며 앞으로 제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천주교 제주교구가 120년 전 천주교 신자들과 제주도민들의 갈등으로 발생한 이재수의난과, 72년 전 제주4.3 등으로 인한 제주도민들의 아픔을 잊지 않고, 늘 변화하며 쇄신하는 공동체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전임 교구장인 강우일 베드로 주교가 정년을 맞아 은퇴하면서 교구장직을 계승한 문 주교는 취임을 앞두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사목 방향에 대해 밝혔다.

문 주교는 "제가 (교구장)책임을 맡을 수 있도록 하셨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저에게 주신 사랑 안에서, 제주를 위해 살 수 있는가, 제주를 위해 죽을 수 있는가, 제주를 위해 모든 것을 쏟을 수 있는가에 대한 측면이라고 본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시대에 접어들면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환경적 징표만이 아니라, 이 세상에 수 많은 아픔과 상처 속에서 정말 제주를 보듬고, 제주를 끌어안고, 제주에 헌신하는 사람들이 많이 필요해졌다"면서 "(제주교구장 직은)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세상을 지향하는데 저에게 작은 몫을 해 나가라고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주교는 "예수님만이 아니라 예수님을 목격했던 분들이 살고자 했던 가치로, 한 마디로 말하면 '서로간의 사랑'"이라면서 "세상이 변하면서, 과거에는 '서로간의 사랑'을 통해 살고자 했던 가치가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했다. 그러한 사랑을 어떻게 하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에서는 4.3뿐만이 아니라 천주교와 연관됐던 신축교난(이재수의난), 이런 문화적 측면에서 제주와 천주교가 어떻게 만났는지 시발점이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다"며 "오늘날 천주교인들이 그런 것을 반초하고 반성하면서, 다시는 그런 갈등과 상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와 함께 제주4.3에 대해 이야기 하면, 제주사회에 번진 고통과 상처가 컸다"면서 "천주교에서 4.3을 바라보는 한가지 치유의 방법은, 제도적으로 풀어나가는 것 뿐만 아니라, 가해자와 피해자가 넘어서서 '하느님의 사랑의 눈'으로 4.3의 현실들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시선이 크다"고 설명했다.

문 주교는 "그런 의미에서 제가 지난 3년간 뿐만 아니라, 사제로 살아가면서, 넘어지면서도 붙잡으려고 했던 것은 쉽지는 않지만 '늘 먼저 사랑한다'는 것이었다"며 "앞으로는 사랑의 가치를 저희 제주교구에 있는 신자들 뿐만 아니라, 제주도민들에게 그러한 사랑의 가치를 전하는 '사랑의 운동'들을 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문 주교는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건설사업 갈등과 제주 제2공항 갈등과 관련해 "모든 일을 해나갈 때 순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제가 교구장이 되서 엄청난 것들을 해나가는 비책이나 이런 걸 가지고 있다기 보다 제주의 현실, 교회의 현실을 시작하면서 경청이라는 도구를 통해 소통이라고 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천주교에서 사용하는 성경은 하느님이 인간에게 건내는 모든 말씀이 축적돼 있다. 신앙인들에게는 그 말씀을 듣고 살아가야 할 사명이 있다.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 기뻐하는 것, 그 기쁘게 하는 소식을 복음이라고 한다"면서 "'복음의 기쁨'이라는 키워드로 한 '복음의 기쁨' 센터라는 컨트롤 타워를 중심으로,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동안 천주교 제주교구가 앞으로 제주에 어떻게 헌신할 것인지 구체적인 비전을 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복음의 기쁨' 센터는 (교회 안)사목만이 아니라 교회 밖 사회적 약자나 강정문제, 제2공항에 대한 입장, 환경에 대한 것 뿐만 아니라, 오늘날 제주사회가 새로운 시대를 시작하면서 준비해야 할 내용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며 "이 내용을 조직적이고 구체적으로 잡아가기 위해 준비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천주교 제주교구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위원장을 맡았던 문 주교는 " 3.1운동 당시 민족지도자 33인 중에 천주교 지도자는 없었다"면서 "그러나 소위말하는 여러 신부님이 없는 공소를 중심으로 여러명의 신자들은 3.1운동에 많이 동참했다"고 말했다.

이어 "단지 행사적으로만 3.1운동 100주년을 맞아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역사 안에서, 맥락 안에서 늘 민족과 함께 제주와 함께 한국사회와 함께 저희가 함께해야 될 일들이 있으면 나서겠다"면서 내년 120주년을 맞는 신축교난(이재수의난)과 관련한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문 주교는 "신축교난은 1901년 당시 제주천주교회와 당시 제주사회가 충돌했던 한 사건"이라며 "이 사건에 대해 여러 심포지엄 등을 진행했고, 지난 2003년에는 서로 화해선언문을 서로 나누기도 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신축교난 120주년을 맞으면서 심포지엄뿐만 아니라, 행정적인 도움을 받아서, 관덕정과 황사평, 과거 하논본당이라는 곳에서 신축교안과 같은 아픔이 있었던 곳들에 (기념비)제막을 준비해 가려고 한다"면서 "(화북동)황사평에 성당을 짓고 '화해의 탑' 성당이라고 하고, 제주도민과 천주교인들이 충돌을 기억하고 추모하면서 결코 역사를 잊지 않고, 제주도민들의 아픔을 잊지 않고, 늘 변화하고 쇄신해나가는 공동체가 되겠다는 약속을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신임 천주교 제주교구장 문창우 주교가 취임식을 앞두고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신임 천주교 제주교구장 문창우 주교가 취임식을 앞두고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내년 우리나라 최초의 천주교 사제인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맞는 것과 관련해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에 '성 김대건 신부 표착 기념관'이 있다"면서 "매달 한 번씩 성 김대건 신부 표착 기념관에서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한 뒤 배를 타고 차귀도로 가 표착 재현 행사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 "할 수 있다면 쓰레기 줍기, 바다 정화 등의 작은 활동도 해 볼 생각"이라며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고려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맞는 적정 규모로 행사를 안전하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올 한해 코로나19로 인해 신자들의 생활양식이 바뀐 것과 관련해 문 주교는 "코로나 때문에 미사가 중단되기도 했고, 방역적인 문제도 있고 해서 신자들이 성당에 미사를 드리러 오는 것들을 중단시켰었다"면서 "앞으로 코로나 상황 맞으면서 신자로서 생활은 대면적인 것과 비대면적인 것에 대해 언제든지 함께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문 주교는 "코로나로 인해 좋은 점은 신앙의 소중함을 발견한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예전에는 의무적으로 성당에 가서 기도하고 미사를 참석했었던 상황이었다면, 코로나로 인해 자신에게 신앙이 무엇인지, 그 전에 당연하게 했던 것들의 소중함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서는 성당이라는 장소에서 모든 것이 이뤄지는 것이 신앙생활이었다면, 이제는 장소가 꼭 성당 안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일상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여러 신부님과 의논하며 삶 안에서 신상생활을 하는 방식을 많이 연구해서, 비대면 강의만이 아니라 신앙생활의 팁 등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오늘날 소통을 이야기하는데, 소통의 화두는 개방성이다. 늘 교회가 제주를 향해 개방돼 있는 모습들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며 "천주교는 비밀스런 집단이 아니라, 늘 신앙안에서 경험하고 있는 것을 개방할 수 있고, 성당이라는 장소와 경직된 구조에서 탈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주교는 "과거의 성인(聖人)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이었다면, 오늘날의 성인은 이 세상을 위해, 제주를 위해 사는 사람들"이라며 "어쩌면 '교회는 과연 제주를 위해 죽었는가'를 물어보는 것이 제주에 사는 신앙인의 성찰이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문 주교는 "오랜 역사를 지나오며 맞닥뜨려야 했던 수많은 아픔들을 이겨내 주신 제주도민들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면서 "천주교 제주교구는 지난날 제주의 아픔을 평화와 사랑, 기쁨의 가치로 승화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생각한다. 감사함에 보답할 수 있는 여정에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제주 조상들의 조냥정신에서 드러나는 공동체 정신을 관광객 만이 아니라, 제주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느낄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며 "함께 사랑하는 제주인, 제주를 정말 아끼는 제주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도민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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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 2020-11-23 09:48:11 | 14.***.***.188
이번주 2공항 여론조사 방법 확정됨니다
ㅡ첫째안 ..... 2공항 건설 또는 제주공항확장 선택
ㅡ둘째안 ....... 2공항 찬반 선택


지금까지 여론조사 결과..
제주의 소리
제주도민 “제2공항 반대” 57.9% vs “제2공항 찬성” 37.1%
제주MBC, 도민 1004명 대상 여론조사 결과...현 공항 확충안 47.0% 우세
2020-09-29 김찬우 기자

제주도민들은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한 물음에 건설 대신 현 공항 확충안을 가장 높게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찬반이 팽팽했던 도민여론이 제2공항 찬성 의견보다 반대 의견이 20% 이상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제2공항 반대와 찬성 양측 모두 도민 의견수렴 방법으로는 주민투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통 2020-11-22 21:02:16 | 39.***.***.220
전 주교같이 갈등조장확장이 더 없기를 ~~ 전문적인 데모꾼들이 본질을 왜곡하고 평화와 환경팔이 놀음들 많이 할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