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 바람 항상 불어야 한다
상태바
청명한 바람 항상 불어야 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 김양홍 제주특별자치도 생활환경관리과

바닷가 근처에는 바람의 흐름에 따라 한 쪽 방향으로 가지 뻗은 나무(편형수, 풍향목)가 많이 자리 잡고 있다. 매서운 바닷바람을 뒤로 하고 나무는 서서히 봄바람을 머금고 싹을 틔운다. 오랜 세월 동안 꺾이고 부러지고 다시 돋아나길 반복한다. 

김양홍.jpg
▲ 김양홍 제주특별자치도 생활환경관리과ⓒ헤드라인제주
고난을 버티며 의연하게 겨울철 이파리 하나 없이 앙상한 가지였지만 이제는 움을 틔워, 바람의 흔적을 간직한 그 모습이 잎 새로 무더운 여름에는 마을 어르신들의 그늘이 되어 주는 우리시대의 시원하고 청명한 지주목이다. 윤리 실천은 강인한 바람에 사익을 탐하지 않고 바위틈에서 묵묵히 자라는 나무가 아닌가 싶다.

조선시대 관복의 소매는 굉장히 넓어 권위를 상징하거나, 소지품을 넣고 다니는 주머니의 역할을 하는 등 실용적으로 사용하는 이외에도, 가끔은 뇌물을 수수하거나 지방을 순시할 때 관리나 토호(土豪)들에게 금은보화와 같은 진상품을 챙기는 주머니로 유용하게 쓰였다 한다. 또한, 과거시험에서는 ‘컨닝페이퍼’를 만들어 소지하고 시험장에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현 공직자로서의 우리의 소매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값비싼 재물(財物)이나 이를 구속하는 죄물(罪物)을 담고 싶어 하는 마음부터 버려야 할 것이다.

청렴은 공인(公人)이 지녀야할 필수품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그러나 미비한 사항은 분명 제도적 정비도 필요하다. 처벌이 능사는 아니지만 처벌로서 효과가 있다면 과감한 처벌이 필요하다. 제도가 현실을 따르지 못하는 시대는 지났다. 청렴과 관련해서는 오히려 제도가 현실을 예측하고 앞서야 한다. 청렴, 그 맑은 바람을 느끼고 소매 안에 누구나 맑은 바람만 넣고 다니는 사회를 바란다.<김양홍 제주특별자치도 생활환경관리과 >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헤드라인제주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