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변수...제주공항 대안논의 9개월, '헛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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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변수...제주공항 대안논의 9개월, '헛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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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용역 결과와 과제
'신공항' 포함 3개 대안 제시...원희룡 '2개대안' 논제 수정되나?

국토교통부가 29일 공개한 '제주국제공항 인프라 사전 타당성 조사 검토용역' 중간보고서에서는 그동안 제주사회 논제에서 제외됐던 '신공항 건설' 대안이 추가적으로 다시 포함돼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신공항 건설은 기존 공항을 폐쇄를 전제로 하는 안이다.

지난해 10월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방안으로 △기존공항 확장 △기존공항과 병행 운영되는 제2공항(기존공항 존치+제2공항) 건설 2개 대안을 압축해 논제로 제시했던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심각한 고민을 안게 됐다.

신공항 건설안이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한 것 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동안 진행해 온 도민사회 공론화의 논제는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난 9개월간 진행해온 '2개 대안'의 논의는 자칫 '헛수고'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용역 진행상황에 발맞춰 도민의견 수렴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겠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 용역 최종결과가 나올때까지의 논의는 이번 용역 중간결과에서 제시된 '3개 대안'을 갖고 진행해 나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토부가 국토연구원, 한국항공대, (주)유신 컨소시엄에 의뢰해 진행 중인 이번 용역은 제주국제공항의 수용능력 포화시점이 '2018년'으로 예측됨에 따라 공항수용능력 확장 등 인프라 확충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실시되고 있다.

공개된 중간 용역결과의 내용을 보면 제주공항의 항공수요는 2014년 기준 2320만명이나 연평균 4.4%의 증가율을 보이며 5년 후인 2020년에는 3211만명으로 늘고, 2030년에는 4424만명으로 4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했다.

용역진은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은 공항계획에서부터 완공까지 약 10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1단계로 2020년까지 항공수요 대비 공항 수용능력을 3000만명으로 확대하고, 2단계로 2025년까지 항공수요를 감안한 수용능력 추가 확대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첨두시간에 시간당 항공기 운항(슬롯)이 68회 이상 돼야 한다면서, 현재의 단일활주로는 시간당 36회 밖에 되지 않아 2배 정도의 추가적인 용량 증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활주로 표준용량 기준 검토에 있어서는 '근접평행활주로' 내지 '교차활주로'의 경우 시간당 50회 정도, 2본의 별개 활주로를 의미하는 '독립평행활주로'의 경우 시간당 80회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즉, 제주공항의 경우 최소 활주로 1본이 확충돼야 한다는 것이다.

공항 수용능력 확장, 그 중에서도 활주로를 중심으로 해서는 용역진은 대안으로 △현 제주공항에 독립평행활주로 1본을 추가해 2본의 활주로로 운영하는 방안, △2본의 독립활주로를 갖는 신공항 건설 방안, △현 제주공항 활주로(40회)와 제2공항 건설을 통해 활주로 1개(30회 운항 규모)를 추가로 확보해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즉, △'기존 제주공항 확장' △'기존 공항 폐쇄 후 신공항 건설' △'기존 공항+제2공항 건설' 등 3개안을 대표적 대안으로 설정해 최적 방안을 선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주국제공항 인프라 확충방안 대안 평가. <자료 =국토교통부>
29일 제주아트센터에서 열린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 타당성 검토 도민설명회.<헤드라인제주>

용역진은 이 3개 대표대안을 갖고 후보지별 입지평가나 기존공항 최적 개선방안, 용량증대 대안 비교평가, 경제성 분석 및 종합평가 등을 한 후 최적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2공항이나 신공항을 건설할 경우 입지평가 기준으로는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기준 및 경제성 분석 등 3단계 평가방안을 제시했다.

1단계 입지평가에서는 공역.운항 장애물, 기상.소음.토지이용규제, 자연환견보존 등을 기준으로 해 분석하고, 2단계 평가에서는 공역.운항쟁애물, 기상, 소음, 접근성, 주변개발계획, 확장성, 지형지물, 공공자원시설 등을 감안해 평가를 한다는 것이다.

3단계 입지평가에서는 2단계 평가항목에서 경제성 등이 추가된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이번 용역 중간결과에서는 '신공항 건설안'이 대안으로 다시 추가된 점이 크게 주목됐다.

원 지사가 제주시 상권 피해 등을 감안해 압축대안에서 제외시킨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한지 9개월만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그동안 도민사회 논의는 기존공항 확장이냐, 기존공항을 존치를 전제로 한 제2공항 건설이냐가 초점이었다.

지난해 10월 원 지사가 공항 인프라 확충방향에 대한 도민 총의를 모아내기 위한 공론화의 시작을 알린 후, 현재까지 43개 읍.면.동 및 56개 단체에서 5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명과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 논의과정에서 '신공항 건설안'은 철저히 제외된 채 2개안만 갖고 의견수렴이 진행돼 왔다.

그러나 용역 중간결과에서 신공항 건설안이 추가되면서 앞으로 논제는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2개 대안으로 꾸준히 이어져 온 논의흐름에 큰 혼선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주도정의 시급한 입장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함께 이번 용역에서 제시돼 온 각각의 대안은 제주 차원에서 기존에 논의돼 온 것과는 온도의 차이를 느끼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 논의에서는 제2공항의 경우 에어시티 등 배후도시를 전제로 해 활주로 2개 정도를 갖춘 대형 신공항으로 인식됐으나, 이번 용역에서 제시된 제2공항은 단일활주로를 갖는 정도의 규모로 제시됐다.

'제2공항'에 대한 그림은 도민사회의 인식과 용역결과 사이에 '미스매치'가 크게 나타날 개연성을 갖게 한다.

또 제주의 백년대계라 할 수 있는 제주공항의 사전타당성 검토용역의 계획 목표연도가 2050년으로 설정된 점에 대해서도 이견이 나타나고 있다. 최소 50년 후, 길게는 100년 후를 내다보는 계획설정이 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번 중간용역결과에서 제시된 내용을 기초자료로 해 앞으로 도민의견 수렴을 적극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용역이 마무리되는 시점(11월말 예정) 보다 2~3개월 앞선 오는 9월쯤, 제주도가 원하는 최적대안을 담은 단일 의견을 정부에 제시해 용역 최종보고서에 반영하도록 할 계획이다.

그러나 당장의 '대안설정' 혼선으로 의견수렴은 총화 보다는 분산쪽으로 흐를 우려를 갖게 한다.

원 지사가 중간보고서 발표를 기점으로 나타나고 있는 혼선의 분위기를 어떻게 추스리고 촉박한 일정 내에 도민총의를 모아낼지 앞으로 논의 방향이 주목된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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