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해결 제주도는 '같은편'...좌우 구분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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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해결 제주도는 '같은편'...좌우 구분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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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근민 지사, 도정 보고회서 "이념 동요말라" 당부
"재개발 고도제한 재검토돼야...향상된 보고 흡족"

우근민 제주지사가 4일 제주4.3사건을 접근함에 있어 "적어도 제주도민들은 보수나 진보의 가치에 동요돼서는 안된다"고 신신당부했다.

우 지사는 이날 오전 8시 30분 제주도청 대회의실에서 주재한 '중점추진사항 보고회'를 통해 전날 열린 제주4.3사건희생자위령제를 평가하며 이 같이 밝혔다.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우근민 제주지사.<헤드라인제주>

우 지사는 "정홍원 국무총리도 4.3추념일 문제나 앞으로 4.3관련 시설들을 지원하겠다고 약속을 해서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4.3을 바라봄에 있어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의 시각차가 존재하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우 지사는 "제주 4.3에 대해 진보쪽에서는 군이 어떻가, 경찰이 어떻가 하는 이야기를 하고, 보수쪽에서는 4.3당시 주동자들이 평양의 영웅묘지에 묻힌다고 이야기하는 등 갈등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제주도 입장에서 보면 대한민국 영토 내에서 제주도 사람이 희생된 것 아니냐"며 "우리는 보수와 진보를 이야기 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우 지사는 "희생자로 등록된 1만4000여명은 제주사람의 희생"이라며 "앞으로 대통령이 추념일을 하려고 해고 보수와 진보에서 말이 많을 것인데 우리는 제주도 사람을 위한 것이다 하는 것으로 자세를 잡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우 지사는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경제강국이 된 것은 대한민국의 해방을 위해 뛰어다닌 정신이 광복이 되고 나서 터진 것 아니겠느냐"며 "제주도는 이제 4.3희생의 대가를 뿌리로 미래비전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념에 대한 이야기는 역사학자나 정치권에서 알아서 할 일이지 우리는 거기에 동요될 필요가 없다"고 당부했다.

# "구도심 고도제한...이게 맞는건가?

구도심 활성화와 관련해 고도완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사도 넌지시 내비쳤다.

우 지사는 "얼마전 지구단위계획이 있다가 말썽이 나니까 단서규정을 없애버렸다"며 "그러다보니 이도주공아파트 같은데가 20~30년 가까이 되서 재개발되려 하는데, 고도를 높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옆에 건물들은 40m까지 올라가고, 지대가 높은 연동이나 노형동도 건물이 40m가 넘는데, 지대가 낮은 구도심은 건물 높이가 15m에 불과하다. 이게 맞는건가"라고 반문했다.

우 지사는 "홍콩같은 곳도 보면 지대가 높은 곳은 건물이 낮고, 지대가 낮으면 고층건물을 짓게끔 한다"면서 "건물들이 자꾸 산 쪽으로 올라가면 결과적으로 제주도에 문제가 생기니 기존의 도심을 어떻게 건축할지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우 지사가 거론한 이도주공 1단지는 지난 1985년 7월에 준공된 건물로, 고도제한이 30m로 걸려있어 재건축 사업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는 곳이다.

# "투자진흥지구 너무 우리것만 이야기하면 안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제주 투자진흥지구 문제에 대해서는 사업자 유치를 위해서는 제주도가 일정부분 손해를 감수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우 지사는 "투자지구진흥지구는 우리 것만 이야기하면 안된다"며 "제주도도 하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진흥촉진법, 경제자유특구법도 있는데, 우리만 너무 강조하면 그나마 꼴찌인 투자유치가 더 꼴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단, 온갖 혜택을 받고도 사업을 제대로 시행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한 견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 지사는 "투자진흥지구 세금을 깎아주고 이러면 제대로 와서 사업해야지, 사업도 지지부진하고 세금 깎고 제주도발전 앞당기지도 못하면 되겠나"라며 "앞으로 이런걸 챙겨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회복지직 근무자, 남성공무원 비율 늘려야"

최근 전국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사회복지직의 근무여건에 대해서는 남성공무원의 비율을 늘릴 것을 주문했다.

우 지사는 "사회복지직의 80%가 여성공무원인데, 사회복지의 욕구가 강하고 혜택을 받으려고 하는 사람들은 뭔가 불편한 사람들이 아닌가"라며 "그러다보니까 여성공무원들에게 욕을 하고 이러니까 희생자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 지사는 "남성공무원 중에서 복지직에 가서 근무하는 남성은 수당이나 인센티브를 주면 그래도 여성이 대응할 때 욕먹고 코너에 몰리는 것을 커버해주지 않겠나"라고 제안했다.

이어 "제주는 특별자치도이기 때문에 국가사무가 엄청나게 위임되고 있는데 도민의 욕구는 하늘을 찌른다"며 "일이 힘드니 공무원들이 불친절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인사행정이나 조직을 전공으로 하는 교수 등으로 조직진단을 해서 공무원을 뽑거나 무기계약직을 전환해 책임감을 주던지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 채찍 후 당근..."보고회 준비 수고 많았다" 치하

보고회를 준비한 공무원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발언도 잊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25일 우 지사는 4월 확대간부회의 자리에서 실.국별 업무보고가 매번 '판박이'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불호령을 내린 바 있다. 마치 1년치 보고를 하는 것 같이 세부적인 내용이 없다는 것에 진노한 것.

우 지사의 불호령을 의식했는지 이날 보고회의 자료들은 지난달 평가와 이달 계획을 세부적으로 꾸려졌다.

우 지사는 "지난번에는 다른 부서에서 어떤일을 하는지 이해가 안 갔는데, 오늘은 이해가 갔다"며 "보고를 준비한 여러분 모두에게 진심으로 수고했다는 말을 공식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우 지사는 이어 "같은 일이라도 얼마나 고민하고 성의를 가지면 되는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도지사는 임기가 있지만 도정에는 임기가 없다. 도지사의 임기와 상관없이 제주도의 발전을 위해 일을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먼지가 보이는 접시는 닦아야지 깨뜨릴까 두려워 냅두는 공직자가 있어서는 안된다"며 "접시를 닦다가 깨뜨리면 도지사가 책임 질테니 먼지 낀 접시를 부지런히 찾아 닦아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오전 일찍 시작한 보고회는 장장 3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한켠에서는 제주도내 주요간부들이 한데 모여있는 와중에 당초 예상보다 긴 시간이 소요되면서 업무에 지장을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을 제기하기도 했다. <헤드라인제주>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우근민 제주지사.<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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