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파악 잘 하셔야지"...우 지사 '첫 대면'에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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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파악 잘 하셔야지"...우 지사 '첫 대면'에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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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지사 정인양 해군기지단장 면담..."국책사업이라도 법 지켜야"
박찬석 소장 비공개 면담..."크루즈 자유로운 입출항 반드시 돼야"

정인양 해군제주기지사업단장(준장)이 13일 취임후 처음으로 우근민 제주지사를 면담하는 자리에서 "업무파악을 잘해야 한다"는 뼈있는 조언을 받고 얼굴을 붉혔다.

정 단장은 이날 오후 5시께 박찬석 해군본부 전력기획참모부장(소장)과 함께 도지사 집무실을 찾아 우 지사를 면담했다. 박 소장의 자리를 함께 하면서 단순한 정인양 단장의 취임인사차 자리가 아니라 제주해군기지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자리임을 암시케 했다.

우  지사는 이들과 악수를 나눈 후, 우선 신임 정 단장에게 '모두 발언' 형식으로 몇마디 건넸다.

우 지사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항만설계의 '오류' 문제가 이미 국방부와의 협의과정에서 확인됐음을 확실히 해두려는 듯, "지금 상황이 복잡하다. 업무파악을 잘하셔야지, 그렇지 않으면 싸움을 붙이게 된다"고 말을 건넸다.

"업무파악을 잘 하셔야지"라는 말은 첫 대면의 인사치고는 상당히 뼈있는 말로 전해졌다. 정 단장이 면담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항만설계 오류 문제와 관련해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는 발언을 직접적으로 꼬집은 것이다.

우근민 제주지사가 13일 도지사 집무실을 방문한 박찬석 해군본부 전력기획참모부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박찬석 해군 소장과 정인양 해군제주기지사업단장 등이 우근민 제주지사와 면담을 갖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13일 취임후 처음으로 제주도청을 방문한 정인양 해군제주기지사업단장 등 해군 관계자들이 우근민 제주지사와 면담을 갖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우 지사는 "처음 오셔서 임무를 맡으셨는데 해군이 어떻게 일을 해 나갈지 모르겠지만 국무총리 주재 국가정책조정위원회에서 15만톤 크루즈 2척의 동시접안의 내용을 결정했지만, 동시에 접안할 상황이 언제 있을지는 모르겠다"면서 "그러나 15만톤 크루즈가 안전하고 편하게 입출항하는 것은 반드시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현재의 설계대로 그대로 공사가 이뤄지도록 놔두지는 않겠다는 확고한 뜻을 밝힌 것이다.

또 "해군기지 공사과정에 있어서도 해군이 아무리 국가안보를 위해 공사를 하더라도 법을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법대로' 공사를 해나갈 것을 주문했다.

우 지사는 "(크루즈의 자유로운 입출항과 법을 분명히 지킨다면) 반대하는 분들에 대해서는 제가 지금과 같이 호소를 해 원만하게 사업이 마무리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우 지사의 이 발언은 현재 불거진 해군기지 문제를 명쾌하게 정리하지 않고는 공사를 할 수 없음을 밝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또 "설계오류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발언한 정 단장으로 하여금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분명히 직시하고 상황판단을 해 나가라는 주문이기도 하다.

이후 박 소장 등과의 면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우근민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박찬석 해군본부 전력기획참모부장(사진 왼쪽)과 정인양 해군제주기지사업단장(사진 오른쪽). <헤드라인제주>
앞서 이날 오후 3시30분께 정 단장은 제주도청 기자실을 찾아 기자간담회를 갖고, "해군기지 사업과 관련해 막힌 것이 있으면 풀어야 한다"면서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제가 아직까지 해군기지 사업 추진과정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만 확인하고, 자세한 내용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이에 대한 대답을 하기가 어렵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해군기지 건설공사로 발생하고 있는 주민과의 갈등문제와 관련해서는 "해군기지 문제와 관련해 막힌 것이 있으면 풀어 나가겠다"면서 "가급적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겠다. 강정주민들과의 면담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간담회 과정에서 지난 1일 계룡대에서 진행된 항만설계 의혹 재검증 2차 실무협의 과정에서 밝혀진 제주해군기지 항만설계상 오류와 관련해 "오류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박 소장 일행의 우 지사 면담은 오후 6시께 끝났는데, 면담 후 박 소장 등은 별도의 브리핑 없이 곧바로 도청을 빠져나갔다. 

이들이 도청을 방문한 시간대에는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강정 주민들이 '1인 시위'를 벌였는데, 박 소장 일행이 도청을 빠져나갈 때에는 강정주민들이 '해군기지 반대'를 외치며 차량 앞을 일시적으로 막아서 잠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헤드라인제주>

우근민 지사와 면담을 마친 후 이동하는 정인양 해군제주기지사업단장 등 해군 관계자들에게 강정주민들이 해군기지 공사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해군기지 공사중단을 촉구하던 강정주민들이 정인양 단장 등이 타고 있던 차량의 진로를 막자 이를 만류하는 경찰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헤드라인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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