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시장 교체할건가?"..."일 못하면 바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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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시장 교체할건가?"..."일 못하면 바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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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근민 지사, '시장직선제' 설전 중 불쑥
"런닝메이트 4년 임기보장, 아직 검토안해"

18일 열린 제305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도정질문에서 행정체제개편 문제로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던 우근민 제주지사가 역설적 화법으로 현행 제도상으로는 '행정시장 임기보장'이 불가하다는 점을 거듭 주지시켜 눈길을 끌었다.

이날 고충홍 의원(새누리당)이 보충질문에서 "현재 단계적으로 행정시 기능강화 조치 이뤄지고 있다. 행정시장 예산권, 인사권 조직권 이뤄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행정시 기능이나 권한 강화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행정시장의 임기 보장"이라며 시장직선제 내지 시장 임기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 의원은 "만약 기능강화 차원에서 임기 보장 되지 않으면 행정시 기능강화는 무용지물이 되지 않겠나"라며 "행정시장 임기 보장에 대해 어떤 복안을 갖고 있는지 말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우 지사는 다소 경색된 표정으로, "아직 검토해보지 않았다. 행정시라고 바꿔놓고 어떻게 임기를 보장하나. 일 잘하면 두고 못하면 바꿔야지. 그러면 직선제를 하면 그런 것들이 보장되지 않겠나"라고 맞받아쳤다.

"일 잘하면 두고, 못하면 바꿔야지"라는 표현은 역설적 기법으로 나온 말이다.

자신의 공약이기도 했던 시장 직선제를 내년 지방선거에서 할 수 없는 이유를 도의회의 '부대의견' 때문으로 돌리며, 직선제가 안된만큼 행정시장의 임기보장도 어렵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고 의원이 이에 "그럼 내년에 직선제 할수있다고 생각하나"라고 묻자, 우 지사는 거듭 "할수 없지 않나. 제주도의회 부대의견이지 않나"라고 응수했다.

그러자 고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런닝메이트' 방식에 대해 물었다.

고 의원은 "그러면 현 체제로 운영해야할 것 아닌가. 그래서 행정시장 두는 것 아닌가. 그러면 특별법에 보면 17조 2항에 보면 행정시장 임명에 대해 알고있나"라며 "하나는 현 체제로 하는 것이고 하나는 런닝메이트 체제다. 만약에 내년 지사님이 다시 출마를 하실 경우에 런닝메이트제를 하실 것인지, 혹은 4년제로 임기를 같이 도지사와 행정시장이 같이 임기하는 특별법 개정 용의는 없는지 답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우 지사는 "아직 검토해 보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고 의원이 "그렇게 답변하지 말고..."라며 다소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지만, 우 지사는 "부대조건 중에 중앙정부 흐름을 지켜보면서 하라고 한 것도 있지 않나. 그 부대조건을 보면서 해야지, 제가 무슨 복안을 갖고 일을 하나"라고 반문하며 맞섰다.

철저하게 도의회 '부대의견'에 따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고 의원이 거듭 '행정시장 임기 보장'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자, 우 지사는 "법이 중요한 것이지, 도지사에게 행정시장 임기를 4년 보장해달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고 의원이 이어 "항간에서는 다음 인사때 지금 행정시장 교체한다는 추측하는데, 그러실 것인가"라고 묻자, 우 지사는 "그건 추측하는 사람한테 들어야지. 저는 하루하루 살고 있고 시장님들은 살얼음판 걷고 있는데, 하다보면 정치적 책임도 있고 행정적 책임도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러자 고 의원은 "1년밖에 되지 않는 행정시장 모순이 된다. 기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업무의 연속성도 있고 시민들이나 산하 공무원들의 신뢰도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분명한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우 지사는 "그러면 직선제로 하면 분명한 것 아닌가"라며 "지금 두 시장을 신뢰하고 있다. 그렇게 말씀드리면 되는 것인가"라고 패러독스적인 답변을 했다.

자꾸 따져물으니 "두 시장을 신뢰하고 있다"라는 말로 갈음한 것이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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