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음악으로 즐거운 수오노 펠리체
상태바
즐거운 음악으로 즐거운 수오노 펠리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경수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음악이 즐거웠다. 표정을 보는 것도 즐거웠다. 무대 퍼포먼스와 관중이 하나가 되어 움직이고 즐기는 것을 보는 것도 즐거웠다. 2월 29일 수오노 펠리체의 제4회 정기연주회가 있었다. 회천 작은 언덕의 선물 새미홀, “새미언덕에서 가족과 함께 봄을 여는”음악회를 마련한 것이었다. “아마츄어들의 음악즐김은 이렇게 하는 것이구나!” 하는 느낌을 주었다고 한다.  
  
수오노 펠리체는 남성 중창단이다. “행복한 소리”라는 의미이다. 남성 중창단들이 멋이란 것이 보통은 엄격하면서도 중후하고, 무거우면서 폭이 넓은 특징이 있다. 높은 음과 아주 낮은 음의 현란한 기교도 또한 남성 중창의 하나의 멋이라고 할 수 있다. 볼륨의 차이에 의한 효과도 있고, 왕 베이스라는 목소리로부터 여성스러운 카운터 테너 목소리까지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도 남성 중창의 묘미이다.  프로의 틀로 보면, 수오노 펠리체는 당연히 완벽하지 못했다. 다만 아마츄어 입장에서 보면 음악을 잘 즐긴다는 평을 할 수 있을 듯 하다. 

독창과 중창, 합창 세 장르는 나름의 특징들이 있다. 주로 혼자서 독창은 개인의 소양이 그대로 드러난다. 다만 다른 분들이랑 색깔을 맞추어야 할 일이 없으므로 편함이 있다. 박자와 리듬도 주관적 해석을 통해, 아름다움을 맘껏 발휘할 수 있다. 중창은 그러지 못하다. 도드라짐이 있으면 최악이다. 블랜딩의 어려움이 있다. 하루 이틀에 되지 않는다. 수오노 펠리체는 이제 그 중창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남성 소리의 블랜딩을 만들어내면서 즐기기 시작했다. 화음과 밸런스, 음색깔을 맞추어낼 때는 참 좋았다. 
  
남성 중창의 맛을 낸 곡들은 1부에서는 레너드 코엔의 “할렐루야”, “평화의 기도”, “시간에 기대어”를 연주했다. 그래도 편하지만 알려져있고, 남성 목소리로 들려드리면 좋을 곡 들을 선정했다. 2부에서는 “산타 루치아”, “공주는 잠못이루고”로 해석해서 알려진 “네슨 도르마”, “여자의 마음”으로 알려진 “라 돈나 모빌레” 였다. 남성 중창단이 불러낼 수 있는 정통한 곡들을 하고자 한 것이었다. 3부에서는 밝고 경쾌한 노래로 구성했다. 러시아 민요 “백만송이 장미”, “여자보다 귀한 것은 없네”, 흥겨운 가요 “찐이야”였다. 식사를 연주회전에 제공해서 그런지 호응이 매우 컸다. 단지 식사 덕분에 호응이 좋았던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싶다. 저도 멤버였어서~~~. 호호호 호호호   
  
전반부 사이연주로는 소프라노 홍은실 선생님이 “노을빛 그대”, “그리운 금강산”을 불러주셨다. “노을빛 그대”는 선율이 고왔고, 곡 전체의 움직임이 자연스러우면서도 효과있는 곡이었다. 참 듣기 좋았다. “그리운 금강산”은 눈을 감고 들으면 금강산 여러 봉을 두르 돌아보는 추억과 다시 찾아가고 싶은 마음, 통일의 의지까지를 느끼게 해주었다.  
  
후반부에는 기악연주를 사이에 넣었다. 유포늄 “세월이 가면”이라는 박인희 노래 연주(황경수), 엘토 섹소폰의 “혼자가 아닌 나”의 연주(우리 중창단의 막내 정종우)는 중창연주 사이에서 다리역할을 한 것이다. 유포늄이라는 악기로 가요를 독립적으로 연주하는 소리를 소개하려고

황경수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하였다고 한다. 첼로음역 영역이어서 듣기 편하고, 관악기이지만 부드럽다는 평이 있었다. 섹소폰 연주는 당연 인기가 최고였다. 단순한 연주만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유머러스한 이야기와 기획을 같이 한 연주여서 큰 호응을 받은 것이다.     
  
음악회과정에서 들은 표현들이다. “앞으로 이 중창단은 명품으로 만들어질 듯 합니다.”“즐기는 연주, 자연스러운 그림, 관람도 즐거웠습니다.”“이전 연주보다 훨씬 하나로 블랜딩 되는 모습이었습니다.”“서로 재미있게 할려고 노력했던 모습들이 보였습니다.”“다음에도 꼭 초대해주십시오”“막내 분의 역할이 대단했습니다.” 등등이었다. 전체적으로 관람객들을 겸손하게 모시려는 중창단의 마음이 전달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가 아니라 “관중분들이 무엇을, 어떻게 즐기게 해드려야할까?”를 고민하는 중창단이 되어가면 좋겠다.  <황경수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Wkim 2024-03-05 16:14:33 | 116.***.***.131
즐기는 음악회,
즐길수있었던 음악회였읍니다.
편하게듣고,마음껏웃고, 함께 음자리들을 공유할수있었던 음악회.다음에 기회된다면 꼭 참석하여 다시 편안함과 즐기는 시간이 되고싶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