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장르 헤르츠빅밴드의 시원한 창단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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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장르 헤르츠빅밴드의 시원한 창단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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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수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2024년 2월 7일 문예회관 대극장에서는 깜짝 놀랄 새로운 일이 벌어졌다. 헤르츠빅밴드의 창단연주회이다. 김재용 선생님이 감독하시고, 홍석철 트럼펫터가 리더로 있고, 정성림 사장님이 단장이시다. 한 20여년전 김재용 선생님, 김재성 샘, 윤정택 샘 등이 주측이 되어 빅밴드를 만들어 공연하던 생각이 난다. 그 기운이 다시 살아났다.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참 편안하고, 걱정없이 즐길 수 있었다. 제주에서도 이러한 새로운 장르의 수준 높은 공연을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공연을 보면서 빅밴드라는 장르의 의미를 찾아보았다.
  
제주의 음악세계에 풍부함을 추가해주었다는 점이다. 음악자체의 색이 다르다. 교악대나 윈드앙상블팀과 다르다. 전자음악이 아주 중요하게 들어간다. 유럽에서 유행하는 브라스악기편성만으로 하는 브라스밴드와도 다르다. 재즈리듬을 독립적으로 즐길 수 있는 장르이다. 풍부하고 새롭다. 
  
빅밴드공연의 모습을 이해하기 쉽도록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빅밴드의 공연은 다른 공연과 달리 리듬이 계속 변하고, 새로운 리듬과 만남, 악기들의 고급테크닉 발현, 플러그와 언플러그 악기들의 조화, 세션의 일치, 째즈리듬에 대한 해석, 그 외 콜라보할 다양한 장르와의 완벽한 블랜딩 등을 요한다. 제주의 관중들에게 이해시켜주었다. 기다려진다. 후속 공연이.       
  
관악의 시원함을 최고로 잘 보여주는 하나의 장르였다는 점이다. 관악의 시원함은 물론 타악기에서 나오는 리듬의 밝음과 쾌활함은 우리를 많이 즐겁게 해주었다. 최고로 억제된 지휘에 그렇게 시원한 태풍바람이 불어와줄 줄 몰랐다. 시원했다. 속이 확 뚫리는 느낌이었다.

공연을 보면서 이러한 공연을 가능케 한 김재용 선생님에 대한 찬사를 아니보낼 수 없었다. 그 선생님의 케리어를 읽어보자는 것이다. 
  
제가 아는 김재용 감독은 고교 관악부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음악선생님이셨다. 어떻게 보면 그 제자들이 주축이 되어 이러한 장르가 가능했을 듯도 하다. 제주여상, 성산수고, 제주일고 등에서 고생하시고, 교악대들을 수준급으로 올려 놓으시고, 악보를 편곡해주시고, 응원곡 등을 정리하셨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 청소년관악단을 만들어 일본, 중국 등으로 공연봉사를 다녔던 기억도 있다.
  
편곡으로 전국구적 봉사활동을 하셨었다. 우리나라 군악대 등에서도 김재용 감독의 편곡을 요청했었던 케리어가 있으시다. 작곡은 물론 편곡의 실력이 있어서 이런 빅밴드가 가능했다고 생각된다. 퇴직하셨지만 현역보다 더 창의적이고 활동적인 것에 박수를 보낸다.
  
여유롭고, 포용적인 성격이 장점이다. 모든 단원들에게 완곡한 표현으로 편안하게 리더한다. 고등학생부터 졸업생, 전문가들, 사회음악인들 누구에게도 참 따뜻하고, 편안하고, 포근하게 대한다. 큰 장점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유머러스하게 넘기고, 어려운 상황도 자연스럽게 해결되도록 만들어낸다.

다음은 곡들을 감상하면서 느낀 점들이다.
  
클래식이나 기존 곡도 헤르츠빅밴드와 만나면 색이 달라진다. 아메리칸 패트롤이라는 행진곡 풍의 곡도 재즈로 바뀐다. 우리나라의 국악 ‘쑥대머리’와 ‘난감하네’도 세계 최고의 곡이 되어 나타난다. 외국인들이 보아야 할 곡들이다. 소리꾼 조은별 선생님의 꾀있는 기교와 만나면서 국악과의 콜라보를 완벽하게 해결주셨다고 표현하고 싶다. 계속 반복된다. 편곡실력의 훌륭함!!~~~~ 
  

황경수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무대 구성이 우리를 미국 서부 이제는 관광지로만 남은 광산촌으로 안내했다. 죽음의 사막, 어느 무대에서 듣게 되는 오아시스 선율이라고나 할까? 몸은 제주 문예회관에, 마음과 영혼, 눈과 귀는 미국 서부로 서부로 우리를 데려가는 듯 했다. 
  
지휘자의 움직임과 연주자들의 리듬에 맞추는 움직임은 여느 음악공연에서 느끼지 못하는 흐르는 버터의 느낌을 공유하게 해주었다. 지휘의 작은 움직임에 전체가 움직인다. 작곡가이며 지휘자였던 ‘말러’가 이 광경을 보았다면 자기의 지휘법 교재가 수정되어야 한다고 말할 듯하다. 바리톤섹소폰 연주자의 리듬읽기 몸짓은 하나의 고급언어가 되어 음을 눈으로 읽게 해주었다. 참 좋았다.
  
역시 전 세계의 퍼커션 악기들 중 최고는 꽹과리였다. 꽹과리가 국악과의 콜라보에서 리듬에 앞장서니 전체를 품고도 남음이 있다. 여유로운 공간을 남겨두고도 섬세하게 전체를 이끌어간다. 김재용 선생님네와 중국 상해시 브라스밴드 행진 행사에 갔을 때 성산포 꽹과리 선생님이 그 많은 외국 퍼커션들을 모아놓고, 휘어감싸며 리더했던 생각이 난다. 전 세계 어떤 타악기도 꽹가리 앞에서는 고개숙여 조용했다. 헤르츠빅밴드의 꽹가리도 재즈를 잘 이끄는 모습이었다. 
  
마지막으로 풋풋함, 새로움, 진정한 감성으로 ‘섬머타임’노래를 해주신 성산고 최연주 선생님께 큰 박수를 보낸다. 화음과 소리의 벽을 뚫고 나오는 트럼펫에 못지 않게 관중의 마음에는 중음으로 리듬타면서 차분히 불러주신 ‘섬머타임’이 더 큰 파장을 만들어내었다. 어울림이 좋고, 같이 하시고자하는 노력이 좋아보였고, 그래서 결과물이 좋았다.          
  
이러한 새로운 장르가 제주에서 잘 근착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과 관심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정성림 사장님과 최현철 사장님 두 분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황경수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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