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평화재단을 통해 2월 28일까지 이루어지는 기증작품展은, 제주4·3에 대한 기억을 전해주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는 두 개의 공간으로 나뉘어 김서경 작가의 작품 '한라산'과 제인 진 카이젠 감독의 작품 '거듭되는 항거'를 소개하고 있다.
김서경 작가의 '한라산'은 제주도 모양의 한라산 위의 다섯 명 민중들을 표현한 작품으로, 작가의 민중 항쟁의 정신을 전달하고 있다. 예술로서의 4‧3은 현기영 작가의 순이삼촌(1978)으로, 그림패 보롬코지의 민중미술 순회전(1989)으로, 강요배 작가의 동백꽃지다(1992)로 구체화 되었다. ‘한라산’ 작품은 1988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4·3에 대한 침묵이 강요되던 시기, 작가가 제주인이 아닌 이방인으로서 탄생시킨 작품은 4·3미술 초기 작품이라는 의미가 있다.
제인 진 카이젠 감독의 작품 '거듭되는 항거'는 새로운 영상 언어로 제주4·3의 역사와 트라우마, 문학적 재현, 생존자와 유가족의 기억, 반란의 정신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은 텍스트, 이미지, 내러티브를 통해 제주4·3의 역사적 배경과 제주의 풍경을 재조명한다.
제인 진 카이젠은 제주출신으로 덴마크에 입양되었다가 제주에서 다시 가족을 찾고 자신의 뿌리인 할아버지의 기록으로부터 4‧3을 되짚는다. 그녀와 나이가 같은 나는 동시대를 살아오고 견뎌낸 사람으로서의 동질감을 가지게 되었고, <거듭되는 항거>를 완성하는 마지막 영상 <물결들 Tides>에서 작가의 목소리 그리고 파도소리에 치유 받으며 이번 전시를 준비하였다.
세계적인 작가들의 제주4·3에 대한 관심과, 그들의 헌신적 기증 정신은 큰 감동이다. 우리는 그들의 기증을 통해 제주4·3에 대한 이해와 기억을 더욱 확대할 수 있다. 앞으로도 의미 있는 기증자료 전시를 통해, 제주4·3평화기념관이라는 기억의 공간에서 4·3의 세대전승이 계속되길 바란다. 전시는 2024.2.28.까지. <강윤희 / 제주4‧3평화기념관 학예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