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나의 고민이 확신으로 바뀌던 소방실습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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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나의 고민이 확신으로 바뀌던 소방실습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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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은 / 한라대학교 응급구조학과

누군가는 시끄러웠던 한해를 돌아보고 또 다른 누군가는 다가올 새해를 맞이할 준비하는 계절에 나는 나의 첫 소방서 실습을 하게 되었다. 내가 배정받았던 효돈 119센터는 집과 가까운 거리의 센터인데 익숙한 동네의 모습을 소방서 실습생으로서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되니 느낌이 색달랐다. 수없이 지나가는 길이더라도 매번 구급차를 타고 출동 가는 길은 나에게는 긴장되고 떨리는 길이 되었다.

 나에게 기억에 남았던 출동은 주호소가 복통인 90대 여환으로 가운데 상복부 통증을 호소하고 이송 중 구급차 안에서 소리를 지르며 병원으로 이송한 환자였다. 이 환자분은 낮 11시쯤 신고가 들어와 병원으로 이송하였는데 다음 날 아침 7시쯤 재신고가 들어왔다. 환자는 심장이 안좋고 숨쉬기 불편하다고 호소하였다. 환자 접촉 당시 환자는 stupor(혼미), 맥박이 있는 상태였으나 1분 후 심정지가 확인되어 CPR을 실시하며 병원으로 이송하였다. 복통으로 신고된 건이 다음 날은 심정지 신고가 된 케이스였다. 나는 환자의 복통 신고가 단순 복통이 아닌 혈전으로 인한 심혈관계 응급환자임을 듣고 환자의 첫 주호소를 간과한 것을 반성하게 된 출동이 되었다. 단순 준응급증상으로 판단할지라도 응급증상으로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환자평가를 실시할 필요성을 느낄 수 있었던 출동이었다.

 실습 기간에 반장님들과 함께 출동을 나가며 느낀 것은 내가 약 2년간 학교에서 책과 이론으로 공부하는 것으로는 현장에서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 학교에서 공부할 때는 다 배웠던 것들이라고 자부하곤 했는데 막상 현장에서 반장님들의 실제 환자평가나 처치 과정들을 보면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고 느꼈다.

 사실 나는 실습 전에 나의 진로 방향에 대한 걱정이 컸다. 특히 119 구급대원이되어 정신없는 현장에서 환자평가와 처치를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 소방관을 진로로 선택하기에 가장 망설여지는 큰 고민거리였다. 하지만 걱정과 긴 고민의 시간이 무색하게도 실습한 지 일주일이 되지도 않아 해결되었다. 직접 실습해보니 걱정에 대한 생각보다는 구급대원이 되기위해 더 공부하고 연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4주동안 해가 바뀐 실습이 나에게는 의미있고 값진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실습 기간동안 하나부터 열가지를 친절하게 알려주시고 나의 진로상담과 앞으로의 미래를 함께 고민해주시고 현장에서도 챙겨주셨던 효돈 119센터 모든 직원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오지은 / 한라대학교 응급구조학과>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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