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는 춘천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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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춘천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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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승훈 / 제주특별자치도 대변인실
강승훈 / 제주도 대변인실. ⓒ헤드라인제주
강승훈 / 제주도 대변인실. ⓒ헤드라인제주

‘도르미’라는 단체가 있다. 제주도청 직원 70여 명이 활동하는 마라톤 동호회다. 주말에 모여 연습도 하고 대회도 나간다.

풀코스를 뛰는 회원이 많으며 울트라 마라톤을 완주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고 마라톤만 하는 것은 아니다.

1km 뛸 때마다 200원씩 모금해서, 지금까지 2천만 원을 기부했다. 육상 꿈나무에게 장학금도 준다. 이 훌륭한 단체에 6년 전에 가입했다. 하지만 한 번도 모임에 나간 적은 없다.

마라톤은 삶의 희로애락이 담긴 운동이다. 죽을 만큼 고통스럽지만,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희열도 있다.

그 고통과 희열을 느껴보고 싶어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하기로 했다. 이번 주말부터 모임에 나가 연습한다. 목표는 내년 가을에 춘천에서 열리는 대회다.

2019년에 수도권 시민을 대상으로 ‘춘천’하면 떠오르는 단어를 조사했다. 1위가 닭갈비, 2위는 소양강, 호반의 도시와 막국수가 뒤를 이었다.

도르미 회원에게 묻는다면 1위는 ‘춘마’가 될지도 모른다. 춘마는 ‘가을의 전설’ 춘천마라톤대회를 줄인 말이다. 그들은 해마다 춘마에 참가한다.

인생 최고의 맥주는 마라톤을 뛰다 35km 지점에서 상상한 맥주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의 에세이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 그렇게 말했다.

35km는 마라톤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다. 텅 빈 가솔린 탱크를 안고 달리는 자동차가 된 기분이라는 그 지점이다.

내년 가을에는 춘천에 가고 싶다. 춘마에서 폼나게 풀코스를 뛰다 35km 지점에 이르면 시원한 맥주를 상상해 보고 싶다. <강승훈 / 제주특별자치도 대변인실>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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