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가 세입여건 악화 등을 이유로 내년 예산안에서 대규모 지출구조정을 통한 초긴축 편성을 한 가운데, 도지사 공약사업의 재정투자 시기 조정은 물론 재정 특례 확대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주도의회에서 제기됐다.
17일 열린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제422회 제2차 정례회 제주도 기획조정실 등에 대한 예산안 심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한권 의원은 "지출 구조조정으로 도민 혼란을 일으킬 것이 아니라, 공약 실천 관리계획 등 대규모 재정투자 사업의 시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2024년 본예산 편성에 앞서 가지고 올해 하반기부 지방교부세 감액, 지출구조 조정 이야기를 하면서 이제 세입이 대폭 감소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았다"며 "2024년 최종 예산 편성 결과를 보면 지방교부세하고 국고보조금이 2393억 원 감소해서 일반 회계 기준으로 보면 전년 본예산 대비 1.01% 감소하는 마이너스 편성이 이뤄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방세입 감소가 내년도 예산에만 영향을 미치는 일시적인 상황이라고 보이지 않는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지출 투자계획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의원은 "내년 예산 편성하면서는 우리가 기금 여유 자금을 끌어다 쓰다 보니까 2024년 예산이 본예산의 경우에는 전체적인 규모가 이제 증가했다"면서도 "이대로라면 내후년에는 정말 돈이 없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본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제가 볼때 제주도가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수입을 늘리고 지출을 줄여야 한다. 추가적인 수입 확보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출 측면에서 보면, 지출 구조조정이나 대규모 투자 사업의 시기 조정, 보조 사업 정비 이런 것들이 대비가 돼야 한다"며 "그런데 제주도의 경우 이런 대책에서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 의원은 "민선 8기 제주도정의 예산 편성을 보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처럼 보인다"라며 "2022년 1회 추경은 8510억이 증액되며 '역대최대'라고 홍보했고, 2회 추강까지 하면 1조3961억원이 증액됐다"라며 "2023년 본예산의 경우 전년 대비 10.5% 증가했지만, 2024년 예산은 1.1%로 8.4%p가 뚝 떨어졌다.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고는 최저"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2023년 1회 추경 예산은 본예산 규모와 비교하면 무려 2664억 원 3.7% 감소할 것이 예상된다"라며 "2년도 채 되지 않는 시기에 역대 최고와 역대 최저를 경험하고 있다. 도민들의 입장에서는 재정이 안정적이라고 느끼겠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허문정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평가에 대해서는 달게 받겠다"면서도 "재정자립도가 33.3%인 지자체가 (정부의)보통교부세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항변했다.
허 실장은 "정부가 교부세를 크게 삭감하면 가계부를 다시 쓰지 않을 수 없다"며 "안타까운 마음이 있지만, 지금의 어려운 재정 여건을 돌파하고자 하는 도정의 의지를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한 의원은 "제주도의 재정여건이 외부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지출 구조조정이나 삭감, 반납이 반복되면 도민들은 불안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내년에 다시 지출 구조조정으로 도민들 혼란 이런 걸 일으킬 것이 아니라, 정말 세입 측면에서 체납 관리 강화와 국비 사업의 선택적 추진, 그리고 세출 측면에서 공약 실천 관리 계획 등 대규모 재정투자 사업의 시기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헤드라인제주>
전액 삭감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