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친절의 시작은 나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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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친절의 시작은 나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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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박소현 / 서귀포시청 마을활력과
박소현 / 서귀포시청 마을활력과
박소현 / 서귀포시청 마을활력과

첫 발령 후 꽤 오랜 기간 동 주민센터 민원대에서 근무를 했었다. 민원 업무를 보다보면 대부분은 아무일 없이 지나가지만, 생각지 못하게 상처가 되는 말들을 듣는 경우도 있다. 당시 아무것도 모르는 신규 공무원이었던 나는 그런 일을 겪고 나면 하루종일 그 말들이 떠오르고, 머리로는 ‘그래도 친절해야지’라고 생각하지만 마음이 따라주지 않아 힘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을 몇 차례 겪고나니 문득 ‘내가 먼저 두 배, 세 배 더욱 친절하게 말하면 달라질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 후로는 문의사항에 대한 친절한 답변은 물론이고, 또 궁금하신 것이 없는지 먼저 묻고 한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안내드려야 할 경우에는 민원대 앞으로 나가 눈높이에 맞추어 자세히 안내를 해드리곤 했다. 그러고나니 ‘친절하게 응대해줘서 고맙다’며 먼저 감사인사를 해주시는 민원인도 계시고, 나중에는 내 이름을 기억하시고 찾아주시는 분도 계셨다.

공무원이 민원인에게 친절한 것은 당연한 것인데도, 조금 더 밝고 상냥하게 먼저 다가가니 오히려 감사인사를 해주셔서 서로가 기분이 좋아지고, 그 순간의 뿌듯함이 하루의 원동력이 되어 다른 민원들도 친절하게 응대할 수 있었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살면서 정말 많이 들은 속담이다. ‘너무 당연한 소리 아니야?’라며 생각없이 지나치던 말이었는데 민원대에서 근무하며 몸소 느껴보니 마음에 새기며 살아가야 할 중요한 말이었다. 

공무원의 의무라고 하면 대개 청렴의 의무를 먼저 떠올리지만, 대민 업무를 하는 우리에게는 청렴의 의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친절의 의무가 아닐까 싶다. 오늘은 누군가가 먼저 친절하기를 바라기보다 내가 먼저, 우리가 먼저 친절한 한마디를 건네보는 것이 어떨까. 삶에 지쳐 마음에 여유가 없고 하루를 어찌저찌 버텨가는 누군가에게, 내가 건넨 그 친절한 한마디가 행복의 새싹을 틔우는 영양분이 될 것이고 이 새싹을 시작으로 친절한 한마디가 널리널리 퍼져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친절은 나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박소현 / 서귀포시청 마을활력과>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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