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 저장해 놓고 있던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를 시작한 것에 대해 제주 농.어민들이 반발하며 거리로 나서 방류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일본핵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제주범도민운동본부는 29일 오후 4시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 인근 제주시 노형오거리에서 일본 핵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를 위한 3차 제주범도민대회를 개최했다.

집회가 시작된 직후 많은 비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참가자들은 '저지! 핵오염수 해양투기', '모든 국민의 안전한 밥상을 보장하라', '사수! 국민생명권'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일본의 오염수 방류 중단을 촉구했다.

이날 대회에서 김덕문 제주도 농업인단체협의회장은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로 인해 우리 제주도 청정지역이 황폐화되고 우리 청정 지역이 없어질 위기에 있다"며 "이러한 우리의 목소리도 윤석열 정부는 들은 척만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를 제외한 중국, 홍콩, 마카오에서는 지금 일본산 수산물을 규제하고 있다"며 "제주도를 위해서, 우리 관광객을 위해서, 농업을 위해서, 우리 어민들을 위해서 윤석열 정부가 우리의 의지를 일본 기시다 총리에게 전달해 지금이라도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정리 해녀 김은아씨는 "과학적으로 안전하다 하는데 10년, 20년, 30년 계속 방류하면 아무도 모르는 일이 될 것"이라며 "원전 사고에 이어 핵오염수 방류는 재난이자 재앙"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정부는 국민의 안전은 물론 외교적 전략 측면에서도 적극 반대를 표명해야 하는 불구하고, 이미 찬성을 해놓고 '우리는 찬성도 반대도 아니다'라는 말장난을 하며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은 방류하는 일본하고 싸우는 게 아니라, 핵오염수를 반대하는 국민들과 싸우겠다고 공개적으로 망언을 했다. 정말 후안무치한 대통령"이라고 비난했다.

김계숙 제주도 해녀협회장은 "국민의 대다수가 반대를 하고, 일본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높지만, 거들떠 보지도 않았고, 기어이 강행을 했다"며 "이것은 지금까지 쌓인 것을 방류하는 데에만 절리는 시간이고, 그 이후로 계속 발생하는 오염수까지 처리하는 데에는 50년, 100년이 걸려도 불확실 하다고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 회장은 "우리 정부도 일본의 주장만을 받아들이면서 과학적으로 안정성이 점증됐다고 홍보한다. 그리고, 일본 오염수에 대한 우려의 걱정의 목소리 는 가짜뉴스라며 잠재우려고만 하고 있다"며 "이게 우리나라 정부가 맞는가"라고 성토했다.

그는 "오염수 방류를 중단시키고 더 나아가서는 이 방류 행위를 철회하도록 해야 한다. 아직 늦지 않았다"라며 "국가는 국민을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핵 오염수 방류 중단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라고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항의하며 농.어민 생존권과 국민생명권이 죽었다는 의미를 담은 관을 들고 일본 영사관 항의방문을 시도했다.

그러나 경찰이 길목을 막아서자 10여분간 대치하다 결국 집회 장소에서 수산물과 상복 등을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어 결의문을 통해 "우리는 오로지 일본 극우정치세력의 욕망을 위해 벌어지는 패악에 깊이 분노 한다"라며 "우리는 일본 정부의 패악을 멈추기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해 핵 오염수 해양투기 행위를 막아내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윤석열 정부에게 촉구한다. 일본 정부의 패악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결국 핵 오 경주 해양투기의 공범임을 인정하는 셈이다. 지금 당장 일본 정부에 핵 오염수 해양투기에 공식 항의하고, 해양투기 중단을 요구하라"라며 "오영훈 도정에게 촉구한다. 이제는 하루라도 빨리 일본 정부가 핵 오염수 해양 투기를 중단하게 만들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또 "제주도의회와 제주지역 3인의 국회의원들에게도 요구한다. 정부와 제주도정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역량을 발휘하라"라며 "눈앞에 막대 한 재앙이 다가오는데 손을 놓고 있는다면 도민사회는 반드시 이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참가자들은 "도민 여러분께 호소드립니다. 일본 정부가 핵 오염수 해양투기를 중단할 때까 지 끊임없이 저항하고 항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우리의 삶터인 바다를 포기 해야 할지도 모른다"라며 "해양투기가 시작됐다고 끝난 싸움이 아니다. 이제 부터는 일본 정부가 하루라도 빨리 해양투기를 중단할 수 있도록 우리는 저항 하고 싸워나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24일 오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약 12년 반 만이다.

이날 첫 방류를 시작으로 매일 460t씩 17일간 바닷물로 희석된 오염수를 흘려보내고, 올해 말까지 저장 탱크 약 30개 상당인 3만1200t을 방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염수는 현재 134만t으로 1046기의 탱크에 보관 중이며 98%가 채워진 상태다. 저장된 오염수는 30년에 걸쳐 방류하게 된다.

이번에 방류된 오염수가 제주 앞바다 등 국내 해협에 도달하는 기간은 연구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빠르면 7개월, 길면 5년, 또는 10년을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해양 방류 4~5년이 지나야 오염수가 우리 해역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빠르면 오염수 방류 7개월 만에 제주 앞바다로 유입될 것이란 예측도 나오면서 제주사회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