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사업자를 위해?...정보공개 거부, 언론 통제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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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사업자를 위해?...정보공개 거부, 언론 통제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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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논단] 서귀포 주상복합 사업 논란과, 제주도정의 정보공개 거부
시민생활 밀접한 연관 불구, '사업자 원치않아서' 정보제공 못한다?
정보공개법 '제3자' 규정 자의적 해석...왜 이토록 도민알권리 통제?

6년 전 사업이 불가한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났던 서귀포시 서귀동 옛 목화백화점 부지의 주상복합아파트 건설사업이 다시 추진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 관련 부서의 움직임이 수상하다. 

사업의 개괄적 계획은 물론 인근 주민 안전성과 연관된 부분의 내용까지 철저히 숨기며 언론 취재를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회사 A사가 추진하는 이 주상복합아파트 신축사업은 제주도 경관.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통과하고, 서귀포시에 건축허가 신청 준비단계에 있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언론에 공식적으로 제공된 정보는 거의 없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 내에 있는 옛 목화백화점 일대 4357㎡ 부지에 지상 12층, 지하 2층 건물 2개 동을 건축할 예정이고, 연면적은 2만 683㎡ 규모라는 내용도 비공식 루트를 통해 알려진 내용이다. 

물론 공공사업이 아니라 민간사업이기 때문에 정보 제공에 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 사업은 단순한 사적영역의 차원이 아니다. 공적영역의 문제와도 복잡하게 얽혀져 있다. 공적 차원의 논의와 검증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 서귀포 주상복합 사업, 공적 차원 논의와 검증 필요한 이유

공적 영역의 접근이 필요한 이유는 예전 진행상황을 되짚어보더라도 명확해진다.

가장 큰 이유는 이 사업이 이미 '불허가' 처분을 받은 바 있다는 점이다. 서귀포시는 지난 2017년 2월, 이 사업에 대한 건축허가 건에 대해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 보호', '불편의 방지' 등의 이유를 들며 불허를 결정했다.
 
이 내용을 세부적으로 보면, 크게 두 가지 이유다. 하나는 교통흐름의 문제, 다른 하나는 화재 대책의 문제이다. 교통 부분과 관련해서는 고층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차량 통행량이 증가할 수밖에 없음에도, 현재 도로 폭을 유지한 상태에서 추가로 가.감속차로를 설치해야 하나 이를 이행하지 않은 문제가 지적됐다. 

화재 발생시 인명 구조 등 예방대책이 미흡한 것으로 판단됐다. 아파트 건물 북측이 천장이 아케이드로 조성된 상설시장과 바로 맞닿아 있어 화재 발생시 소방차량이 시장 내부를 통한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고, 건물 높이에 맞는 고가 사다리 소방차량이 출동하더라도 접근이 어려워 접근이 어렵다는 것이다.

사업자는 이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2018년 12월 선고)도 공익상의 필요성이 인정될 뿐만 아니라, 화재 위험성 및 교통량 증가에 따른 대책을 살펴볼 때 불허가 처분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그런데 사업자는 민선 8기 도정 출범 후 사업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지점에서 사업자가 왜 이 사업을 다시 추진하는지, 예전 불허가 처분 사유는 어떻게 보완했는지 검증 또는 확인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 내용은 지역주민들도 당연히 알 수 있어야 하는 부분이다. '사익'이라는 미명 아래 제외할 내용이 아니다.

두 번째, 이 사업은 제주도 경관.건축공동위원회 심의 과정에서도 논란이 많았고, 통과 과정도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다. 지난달 7일 이뤄진 1차 심의에서는 화재예방대책이나 교통대책에 대해 많은 의문이 쏟아졌고, '부동의' 얘기까지 나왔다. 결론은 '재검토' 보완 요구였다.

그러나 불과 14일만인 지난달 21일 열린 제2차 심의에서는 곧바로 '원안 의결'을 했다. 

이 부분에서 많은 의문이 제기된다. 심의 과정에 사업자가 제시한 교통대책과 화재대책의 내용은 무엇인지, 6년 전 사업계획과 지금의 사업계획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심의위원들은 왜 돌연 속전속결식으로 통과시킨 것인지 등등.

이 내용은 비단 심의위원 뿐만 아니라 도민들도 궁금해 하는 사안이고, 알고 싶어한다면 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도민의 알 권리인 것이다.

세번째, 사업 내용이 공개돼야 하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바로 의혹 해소이다. 

왜냐하면,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오영훈 지사 캠프에서 핵심적 활동을 했던 모 인사가 올해 제주도 건축위원으로 새롭게 위촉됐고, 위원회 내에서도 주요 역할을 맡고 있는데, 그가 바로 주상복합 사업자와 친척관계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물론 주상복합 사업은 경관.건축공동위원회에서 의결을 한 사항이지만, 공동위원회가 현 건축위원과 경관위원들에서 추천되어 구성되는 점을 감안하면, 위원들간의 '교감'의 연결 고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구심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이 사업은 공적영역에서 접근하고 점검할 필요성이 충분하다. 제주도정 입장에서는 의혹 해소 및 도민의 알 권리 보장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공개해야 함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 사업계획 공개요청에 거부한 제주도정...그 이유가 '기가 막혀'

그러나 언론의 정보공개 요청에 대해 단박에 거부하고 나선 제주도정의 태도는 매우 실망스럽다. 이는 도민 알 권리를 부정하는 것이자, 언론을 통제하겠다는 발상에 다름없다.

<헤드라인제주>는 지난 5월3일 제주도정에 이 사업과 관련한 내용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경관.건축심의까지 마무리됐지만, 이 사업과 관련한 정보가 전혀 제공되지 않으면서 '깜깜이'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정보 공개를 요청한 내용도 논란이 됐던 내용 중 최소한도로 설정했다. 

이를 테면 사업자가 경관.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위해 최초 제출한 내용 중에서 △사업 계획 △과거 서귀포시 불허처분 및 법원 행정소송에서 패소 이유가 되었던 화재 대책과 교통대책 관련이다. 

헤드라인제주가 제주도정에 청구한 정보공개 요청 목록과 비공개 결정 사유.
헤드라인제주가 제주도정에 청구한 정보공개 요청 목록과 비공개 결정 사유.

이어 2차 심의에서 원안 의결이 된 이유를 살펴보기 위해 핵심적으로 검토했다고 알려진 △교통평가에 따른 의견 △화재 등 재난 시 활동 계획도 △A동 서측타워의 저층 근린생활시설은 인접대지 경계선에서 최소 6m 이상 이격하는 계획 △B동의 차량 진입로는 6m 이상 폭을 유지하는 계획 등에 대해 공개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제주도는 이 내용에 대해 공개를 전면 거부했다. 회의록 공개 조례안에 따라 회의록에 대해서는 공개했으나, 화재대책과 교통대책 등의 내용이 빠진 상태에서 회의록에 담긴 정보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제주도정이 도민 알 권리를 얼마나 가벼이 여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 업자 편에 선 한심한 도정...사업자가 정보공개 결정권자인가?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정보공개 사유에 관한 부분이다. 제주도는 관련 자료들에 대해 비공개 사유로 '특정인의 이익.불이익'과 '제3자 의견 반영'이라고 적시했다.

비공개 사유의 근거 법률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7호를 들었다. 비공개 대상목록을 열거한 조문으로, 제주도정이 사유로 꼽은 제7호는 "법인·단체 또는 개인의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법인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이다. 즉, 법인의 이익 보호를 위해 비공개한다는 것이다.

또 같은 법 제11조(정보공개 여부의 결정)도 근거로 제시했다. "공공기관은 공개 청구된 공개 대상 정보의 전부 또는 일부가 제3자와 관련이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그 사실을 제3자에게 지체 없이 통지하여야 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그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제주도 관계부서에서는 '제3자 의견 반영'을 시종 강조했다. 제3자, 즉 주상복합 사업자에게 언론에서 정보공개 청구를 해왔는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물었더니, 사업자가 "공개하지 말라"고 해서 비공개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정보공개 여부 결정에 있어 '제3자의 의견'이 절대적인 것처럼 주장했다. 교통과 화재대책의 주변 영향성에 대해 평가를 받아야 할 사업자가 적반하장격으로 정보 제공권의 키를 쥐고 있는 것처럼 행세하고 있는 것이다. 그 사업자의 '이익' 보호를 위해서라며 두둔하고 나선 제주도정의 모습도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제주도정이 이 사업과 관련해서는 정보를 꼭꼭 숨겨놓기에 급급해 한다는 것이다. 취재진이 제주도 관계부서에 "만약 정보공개 청구가 아니라,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이 사업의 대략적인 계획 및 교통대책이나 화재대책의 내용을 물어도 공개해줄 수 없는 것이냐"고 묻자, "제3자인 사업자에게 물어봐야 한다"며 사업자가 동의를 해주지 않으면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보공개 여부를 떠나 '사업자 보호'를 위해 언론통제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것도 바로 이 부분 때문이다. 제주도정의 논리대로라면, 앞으로 민간사업자가 추진하는 모든 개발사업은 그 계획이나 내용을 알고자 한다면 모두 사업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 제주도정 '제3자 의견반영' 주장 맞는 것일까?...대법원 판례는?

궤변도 이런 궤변도 없다. 도정의 논리가 맞다면, 헌법적 기본권인 도민의 알권리는 한낱 선택적 권리에 지나지 않고, 정보공개의 결정자는 '사업자'라는 말이 된다.  

정보공개와 알권리를 매우 자의적이고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며 적용하고 있다. '제3자 의견'에 대한 제주도정의 인식은 그야말로 '도민을 위하여'가 아니라 '사업자를 위하여'라는 속내를 드러낸 발로이다. 정보공개의 결정권이 '제3자'(사업자)에게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정보공개는 헌법적 권리인 국민의 알권리 보장 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고, 제한을 하더라도 알 권리의 본질적 내용이 침해하지 않도록 최소한도에 그쳐야 한다. 

'제3자'는 결코 결정권자가 될 수가 없다. 정보공개청구법 제21조(제3자의 비공개 요청)의 "공개 청구된 사실을 통지받은 제3자는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해당 공공기관에 대하여 자신과 관련된 정보를 공개하지 아니할 것을 요청할 수 있다"라는 부분 때문에 제주도 관계부서가 착각에 빠진 듯 하다. 

제3자가 비공개를 요청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는 정보공개 청구 사실을 통지하고 의견을 들어야 하는 절차를 규정한 것에 불과하다. 즉, 제3자의 의견은 들을 수 있으나, 공개여부에 대한 결정은 청구를 받은 공공기관에서 해야 할 몫이라는 것이다.

이는 대법원 판례(2008년 5월15일 선고, 2007누28146)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대법원은 정보공개청구법 제21조 규정에 대해,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고 있는 정보가 제3자와 관련이 있는 경우 그 정보공개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공공기관이 제3자와의 관계에서 거쳐야 할 절차를 규정한 것에 불과할 뿐, 제3자의 비공개요청이 있다는 사유만으로 정보공개법상 정보의 비공개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2008년 5월15일 선고, 2007누28146 판결문.

그렇다면 제주도정의 이번 비공개 결정은 정보공개청구법에 반한 결정인 셈이다. 도민의 알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하며 기본권을 침해한 것일뿐 아니라, 언론 취재를 봉쇄하며 통제한 것이다. 
 
시민생활에 밀접한 연관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자가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보 접근을 차단한 제주도정의 이번 결정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스스로 오해를 키우고,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도민의 알권리보다, 사업자의 이익 지키기가 더 중요하다는 것인가. 왜 그토록 사업자를 두둔하며 언론통제의 장벽 치기를 시도하는가.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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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 2023-05-26 08:49:25 | 211.***.***.160
제주형 (2공항..행정체제 )주민투표 이유
ㅡ삼척시청인 경우 국가사업(원전 유치)를
주민투표로 결정했다

2023-05-25 09:53:24 | 121.***.***.71
사업자 말은 고분고분 들으면서 도민들에게는 최소한의 정보도 못주겠다는 도정이 제 정신인가

알권리 2023-05-25 08:38:32 | 211.***.***.55
제3자의 불이익을 주지 않기 위해 도민의 알권리가 뭉개져서는 안된다 더욱이 그 제3자가 이해관계 당사자인 사업자라는데 어처구니 없음. 알권리의 범위를 새롭게 인지하게 하는 좋은 기사네요

라이언일병 구하기 2023-05-25 07:40:49 | 175.***.***.190
이건 왼전히 자실골이다
그 사업만 감싸돌수록 의심만 더 받는다
언론에 이렇게 까지 하면서 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