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삼촌' 현기영 작가, 제주4.3평화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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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삼촌' 현기영 작가, 제주4.3평화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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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열린 제주4.3평화상 시상식. ⓒ헤드라인제주
소설 '순이 삼촌'을 통해 제주4.3을 세상을 처음 알린 문학계의 거장 현기영 선생(78)이 제주4.3평화상을 수상했다.

제주4.3평화상위원회(위원장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와 제주4.3평화재단은 1일 제주시 KAL호텔에서 제3회 제주4.3평화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원희룡 지사를 비롯해 강우일 제주4·3평화상 위원장, 양조훈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등 250여 명의 4·3유족 및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현기영 선생은 수상소감을 통해 "제주4·3의 진실을 지키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기억을 되새기고, 기억을 다시 살리려는 기억운동이 필요하다"면서 "제주4·3은 늘 다시 시작해야 하는 우리의 영원한 과제"라며 제주4·3의 진상규명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강조했다

특별상에는 베트남 인권운동가 응우옌 티탄(하미마을, 62), 응우옌 티탄(퐁니-퐁넛마을, 59) 동명이인이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

응우옌 티탄(62)씨는 "이번 수상은 평화의 집으로 들어서는 첫 번째 문과 같이 여겨진다"며 "제주4·3평화상은 평화를 위한 투쟁의 길을 계속 걸어나가는 데 큰 동력이 되어 줄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한편 4.3평화상 수상자인 현기영 작가는 제주 출신으로, 민중의 삶을 억누르는 야만의 역사를 글로 드러내어 그 상처를 보듬는 작가이자, 평화로운 공동체 회복을 위해 실천하는 지식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4.3에 대해 30여년간 망각과 침묵을 강요당하던 시절, 문학적 양심으로 북촌리 대학살을 다룬 작품 '순이삼촌'을 1978년 '창작과 비평'에 발표하면서 4.3을 시대의 한복판으로 끌어올렸다.

이 작품은 국가폭력의 실상을 폭로하고, 진상규명의 필요성 그리고 치유와 추모의 당위성을 널리 확산시키는 디딤돌이 됐다.

이를 계기로 대학가와 지식인들에게 4.3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키고, 문화계 전반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현 작가는 4.3을 소재로 소설을 썼다는 이유로 1979년 군 정보기관에 연행되어 심한 고초를 겪었고 소설 '순이삼촌'은 14년 간 금서가 됐다.

현 작가는 이외에도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을 창작해 한국 문학계의 거목으로 칭송을 받았지만, 또 하나의 4.3 소재의 장편소설인 자전적 성장소설 '지상에 숟가락 하나'(1999)가 국방부의 불온도서로 선정되는 등 시련을 겪었다.

현기영은 권위주의시대 인간의 억압과 통제를 극복하고, 자유와 자율 그리고 평화의 시대를 선도하는 평화운동가로도 활약했다.

제주4.3연구소 초대 소장, 제주사회문제협의회 회장 등을 맡아 4.3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에 앞장섰다. 4.3의 각 시기별로 추진됐던 50주년, 60주년,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대표를 맡아 활동하기도 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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